심·뇌질환 전문의 네트워크 가동…골든타임 도착률 10%p↑(종합)
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 2027년까지 24곳으로 확대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급성심근경색이나 뇌경색, 뇌출혈 등 중증·응급 심뇌혈관질환 환자가 적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권역별 의사 네트워크를 도입해 내년 1월부터 시범 운영에 돌입한다.
또한 14곳인 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를 2027년까지 24곳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심뇌혈관질환의 경우 초기 대처가 중요한데, 이를 통해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골든타임 내 도착비율을 지금보다 10% 포인트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등은 31일 오전 11시 브리핑을 통해 이런 내용의 '제2차 심뇌혈관질환 관리 종합계획'(2023~2027)을 발표했다.
심뇌혈관질환은 국내 사망원인 2위(심혈관질환), 4위(뇌혈관질환)인데 연간 환자 수는 289만7000명, 진료비는 6조9866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지난 1차 계획 때 중증·응급 진료체계 지원 등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24시간 어디서나 심뇌혈관질환 걱정 없는 건강한 일상'을 목표로 5개 추진전략과 15개 중점 과제를 마련했다.
◇"최소 7인의 인적 네트워크 도입, '응급실 뺑뺑이' 막는다"
심뇌혈관질환은 심근경색 120분(2시간), 뇌졸중 180분(3시간) 등 골든타임 안에 적절한 치료를 하면 사망을 예방할 수 있지만 일명 '응급실 뺑뺑이' 사고 등으로 사회적 부담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예를 들면 2022년 기준 골든타임 안에 응급의료기관에 도착할 확률은 심근경색 응급환자가 48%, 뇌졸중 환자는 52%에 불과하다.
정부는 전문의들이 소통해 환자 치료 병원을 속히 정하도록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2027년까지 응급환자의 적정 시간 내 병원 도착 비율을 심근경색 58%, 뇌졸중 62% 등 10%p 올리겠다고 밝혔다.
네트워크는 골든타임 내 환자를 이송할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서로 다른 병원 소속 심뇌혈관질환 또는 응급의학과 등 최소 7인 이상 전문의로 구성된다.
인적 네트워크 사업은 팀 단위 보상체계를 새롭게 시도하는 건강보험 시범사업 형태로 추진한다. 지난 26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사업안이 보고된 바 있다.
세부 지침 마련 및 참여기관 공고-선정 등을 거쳐 2024년 1월, 30개 조직 확보를 목표로 시행한다. 전용 플랫폼(애플리케이션) 등 기술 지원과 지역 센터 신청 자격 등 제도적 지원도 병행한다.
김한숙 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30개 팀의) 기관당 지원비는 1억9000만원에서 2억7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재정 소요액은 82억원 정도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김 과장은 "지역 의료 인프라에 따라 이송 시간이 다를 수 있겠지만 국제적 골든타임 기준인 증상 발생 후 60분 내 병원 도착 비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지금도 심뇌혈관질환 전문의들이 사적 네트워크로 환자 발생에 대응하고 있는데, 이를 공식적 제도와 정책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의료 이용 권역(진료권)을 3년 주기로 분석하고, 골든타임 내 도착 가능한 거주지 치료 병원 현황을 환자가 알기 쉽게 지도 형태로 제공한다.
이는 전국 119 구급대, 응급의료기관 등에 제공하고 교육에 활용하는 한편 권역 및 지역 심뇌혈관질환 센터를 통해 고위험군 환자 대상 핫라인을 운영한다.
전국 14개 권역에 운영 중인 권역 심뇌혈관질환 센터를 2027년까지 수요 측면에서 도출된 약 24곳으로 확대하는데 포괄적 전문 치료 역량을 갖춘 전주기 통합 거점기관으로 개편한다.
심뇌혈관질환은 초기 대처 여부가 생사를 결정하므로 환자와 가족이 응급 증상을 빠르게 인지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포털 사이트와 유튜브 등을 통해 교육과 홍보를 강화한다.
◇복합 만성질환자 관리 대상 환자 기준 마련…중앙 심뇌혈관질환 센터 지정
주요 선행 질환인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에 대해 환자 중심 포괄적 관리를 한다. 이를 위해 복합 만성질환자 등 관리 대상 환자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심뇌혈관질환 고위험 직업군에게 경동맥 초음파, 심전도 같은 특화된 건강검진과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업무상 질병 노출 우려가 있는 취약 사업장에 대해 보건관리 기술 지원도 강화한다.
김한숙 과장은 "고용노동부에서 세부 현황을 구축한다. 30~40대 사무직도 운동량이 부족해 고위험군"이라며 "야간 교대 등 일상생활에 변칙이 있는 직업군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중증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합병증, 재발, 악화 예방을 위한 회복기, 유지기 관리를 강화한다. 재활 치료가 필요한 미충족 서비스 수요를 발굴하며 환자 퇴원 후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국가 심뇌혈관질환 통계를 구축하고 심뇌혈관질환 및 주요 합병증에 대한 장기추적 조사사업 등을 벌인다. 국립 심혈관연구소를 설립해 예방-치료-관리 전주기 연구개발을 확대하기로 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심뇌혈관질환의 골든타임 사수는 환자의 조기 인지와 대처에서 시작되고, 중증·응급 전문 치료로 신속하게 연결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 측면에서도 환자 중심의 전주기 예방·관리와 인적 네트워크 도입 등 중증·응급 치료 대응체계 개선 과제를 중점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심뇌혈관질환은 필수의료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분야로, 이번 종합계획의 성과가 또 다른 필수의료 분야 문제 해결의 대안이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전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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