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패스처럼···지하철 탈 때 교통카드 안 찍어도 된다
지하철을 탈 때 교통카드를 찍지 않아도 자동으로 요금이 결제되는 ‘태그리스’(Tagless) 시스템이 서울 시내 역사에 도입된다.
서울교통공사는 연말까지 지하철 2호선 용답역과 3호선 옥수역, 4호선 동작·사당역 등 4개 역사 개집표기 10곳에 이 같은 시스템을 시범 설치한다고 31일 밝혔다.
태그리스는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술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접촉하는 절차 없이도 승하차할 수 있는 새로운 결제 방식이다. 개찰구를 통과할 때 블루투스 신호로 모바일 앱을 인식해 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고속도로 통행료가 차량이 지나갈 때 결제되는 하이패스와 비슷한 개념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올해 직원 대상으로 태그리스 기술을 검증하고 내년부터 관계 기관 협의를 거쳐 모든 서울 지하철 역사에서 승객들이 교통카드 접촉 없이 승하차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다음달 17일까지 나라장터에서 시범 사업 참여 업체를 모집한다. 이후 개찰 및 외부전문위원 평가를 거쳐 공사에서 필요한 기술 등 조건에 부합하는 우선협상자를 선정한다.
시범 도입 기간 위치측위 인식률 95% 이상을 목표로 유효한 승하차 인식과 1초 이내 처리 속도, 요금·거래 데이터 정확성 등을 파악하게 된다.
앞서 1년간 태그리스 시스템을 시범 적용했던 경전철 우이신설선은 8월1일부터 12개 모든 역사에서 일반 승객 대상으로 도입을 확대한다. 경기도는 올해 1월 광역버스에 해당 시스템을 적용한 데 이어 시내버스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공사 관계자는 “1997년 도입된 현재 RF(Radio Frequency) 교통카드 시스템은 승객이 직접 카드나 모바일을 단말기에 접촉해 요금을 결제하는 방식으로 혼잡시간대 승객이 몰리면 개집표기에 긴 대기 줄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며 “직원 대상 검증 후 기술 고도화를 통해 모든 역사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사 측은 이번 태그리스 시범 도입과 함께 역사 내 설치된 통신사 기지국을 활용해 승차, 중간 경로변경, 환승, 하차 등 승객의 경로를 추정하는 작업도 추진한다. 도시철도 운송기관 간 이뤄지는 수입금 정산의 정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현재 지하철역에는 평균 5개의 기지국이 설치돼 있다. 1~8호선 전체 기지국 개수는 1300여개에 달한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앞으로 지하철에는 근거리 통신 등 첨단기술이 다양하게 적용될 것”이라며 “태그리스 등 우수 기술을 도입해 시민에게 편리한 지하철 이용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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