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태가 떠났다, 장재영의 어깨가 갑자기 무거워졌다 [SS포커스]

황혜정 2023. 7. 3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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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역대 입단 계약금 2위에 해당하는 9억을 받고 입단했으니 키움이 그에게 얼마나 큰 기대를 걸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만큼 키움이 장재영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온 정성을 들였다.

그러나 장재영은 사령탑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리는 경기력을 보였다.

키움은 최악의 하루를 경험한 장재영을 그럼에도 계속 보듬고 키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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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우완투수 장재영. 고척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고척=황혜정기자] 키움히어로즈가 공들여 키우고 있는 우투수 장재영(21).

프로야구 역대 입단 계약금 2위에 해당하는 9억을 받고 입단했으니 키움이 그에게 얼마나 큰 기대를 걸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장재영은 올시즌을 앞두고 호주 질롱코리아에 다녀와 자신감을 가득 안고 돌아왔다. 키움도 스프링캠프부터 그를 선발 자원으로 염두에 두고 대비시켰고, 개막을 앞두고 5선발로 낙점했다.

그러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4월 등판한 두 경기에서 6.1이닝 동안 볼넷 10개를 내주며 평균자책점 12.79으로 부진했다. 2군행을 통보받고 한 달간 절치부심했다.

6월 초, 다시 1군에 복귀해 3이닝씩 끊어서 던졌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장재영에 대해 언급할 때 상당히 조심스러워했다. 그만큼 키움이 장재영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온 정성을 들였다.

3이닝 2실점(6월4일 SSG전), 3이닝 무실점(6월11일 KT전), 3.1이닝 무실점(6월17일 한화전). 갈수록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자 지난 6월 23일 이닝을 조금 더 길게 맡겼고, 장재영은 당시 두산전에서 5이닝 1실점 호투하며 1군 무대 완벽 적응을 알렸다.

데뷔 첫승을 거둔 장재영이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NC다이노스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한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3.07.05. 고척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그리고 마침내 지난 5일 NC전에서 올시즌 리그 최강 투수인 NC 에릭 페디를 상대로 5.1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무실점 호투하고 감격적인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지난 29일 키움과 LG 사이에서 이뤄진 대형 트레이드 또한 장재영의 연이은 호투과 무관하지 않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트레이드 직후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장)재영이가 잘해주고 있다. 앞으로 더 큰 역할을 맡아 줄 수 있다는 게 보인다. 그리고 (정)찬헌이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데 선발이 6명이라 찬헌이가 원치 않게 로테이션을 거를 때가 있었다. 찬헌이에게도 꾸준히 기회를 줘야 한다고 봐서 트레이드가 성사됐다”라고 밝혔다.

장재영이 잠재력을 터트렸고, 정찬헌도 꾸준히 호투해주고 있기 때문에 키움은 최원태를 제외해도 안우진, 후라도, 맥키니, 장재영, 정찬헌으로 선발 5인 로테이션이 구성된다. 그 결과 2015년 1차 지명자이자 팀 프랜차이즈를 과감히 보냈다.

LG 트윈스 유니폼 입은 투수 최원태. 사진제공 | LG트윈스.


홍원기 감독은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 홈경기에 앞서 최원태가 떠난 뒤 책임감이 막중해진 장재영에 대해 “잘 할 거다. 시즌 초반 힘든 시간을 거쳤다. 180도 달라진 모습을 바라진 않았다. 점점 한 단계씩 올라오고 있는 게 보인다”며 믿는다고 했다.

그러나 장재영은 사령탑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리는 경기력을 보였다. 0.2이닝 동안 볼넷 2개, 몸에 맞는 볼 2개 등 사사구 6개와 보크 한 개로 6실점했다. 특히 두 번째 몸에 맞는 볼은 타석에 선 삼성 김지찬의 머리를 맞추는 공이라 헤드샷 퇴장했다. 고질적인 제구난조가 다시 나타났다.

키움은 최악의 하루를 경험한 장재영을 그럼에도 계속 보듬고 키울 예정이다. 4~5경기 잘 해오다가 다시 한 경기 부진했다. 장재영은 올시즌 남은 후반기를 책임지고 선발 로테이션을 돌아야 한다. 갑작스런 선배 투수 최원태의 트레이드로 어깨가 가뜩이나 무거워졌다.

단, 장재영의 대체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홍 감독은 “2군에서 주승우, 이종민과 LG에서 트레이드로 온 김동규가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이들의 기량을 점검하며 추후 대체 선발로서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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