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현실판…"누군가 날 감시하고 있다"

최란 2023. 7. 3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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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최란 기자] 타인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개인정보를 빼돌리거나 불법적인 촬영물로 협박하는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넷플릭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스마트폰을 분실한 뒤 모든 일상을 감시당하며 일상 전체가 위협받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29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이와 비슷한 휴대전화 해킹 피해를 본 피해자들 이야기를 다뤘다.

넷플릭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스마트폰을 분실한 뒤 모든 일상을 감시당하며 일상 전체가 위협받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29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이와 비슷한 휴대전화 해킹 피해를 본 피해자들 이야기를 다뤘다. [사진=넷플릭스]

제보자 A씨는 "평소 휴대전화 메모장에 일기를 기록하는데 지난해 10월 자주 보는 커뮤니티에 자신의 일기 내용이 그대로 게시되어 있어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A씨가 글 게시자를 추궁하자 "너 지금 다 보이고 다 들리고 있다"는 게시글이 올라왔고, A씨가 카메라 렌즈를 가리자 "가리지 마라. 못생긴 얼굴 좀 보자"라는 글이 게시됐다. A씨는 휴대전화를 잃어버리거나 해킹당한 적도 없었지만, 결국 A씨는 휴대전화를 교체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어느 날 수십 개의 동영상을 휴대전화로 전송받았다. 해당 영상은 모두 B씨의 집에서 B씨의 휴대전화로 촬영된 B씨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피의자는 B씨의 사생활이 담긴 영상들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B씨의 휴대전화를 분석한 결과, '원격제어 앱'이 설치된 것을 확인했는데 이는 휴대전화가 꺼져 있는 상태에서도 외부에서 조작하여 동영상이나 사진 촬영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SNS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이었는데 그가 주고받은 메시지에 포함된 QR코드를 분석한 결과, 한 유명 플랫폼 설치로 이어지는 QR코드를 통해 원격제어 앱이 몰래 설치된 것을 확인했다.

제작진은 B씨에게 특정 SNS 플랫폼에 홍보영상을 올릴 것을 제안하며 QR코드를 보낸 인물을 추적했다. 피의자의 계정은 15만 명에 이르는 팔로워 숫자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당사자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을 만한 자료는 보이지 않았다.

제작진은 피의자의 계정에 연결된 인플루언서들을 취재하다가 B씨와 비슷한 피해사례들이 더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타인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개인정보를 빼돌리거나 불법적인 촬영물로 협박하는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유튜브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제보자 C씨는 3년 전 계정 주인이라는 20대 여성 인플루언서이자 쇼핑몰 CEO인 피의자를 실제로 만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피의자는 중국, 러시아 등에서 큰 의류 사업을 하고 있다며 C씨에게 중국 언론에 실린 본인의 기사를 보여줬다. 하지만 이는 돈을 주고 의뢰한 홍보성 기사로 드러났다.

중국인 변호사는 피해자와 피의자의 대화를 분석해 그가 중국인이 별로 사용하지 않는 한국식 표현을 쓰는 것을 지적하며 "중국인보다 한국인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피해자에게 보낸 휴대전화와 택배 송장을 분석하여 피의자가 중국에 있는 것이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제보자 D씨는 자신이 과거 보이스피싱 조직원이라며 "보이스피싱 범죄가 새롭게 진화한 형태다. 똑같은 애들인데 방법을 바꾼 것"이라며 "이것은 초짜들이 아니라 이런 피싱을 해봤던 사람이 한국 사람을 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타인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개인정보를 빼돌리거나 불법적인 촬영물로 협박하는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유튜브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AOA 출신 권민아 씨도 SNS를 통해 코인 알바 제안을 받았는데, 코인을 현금화해 주는 명목으로 여러 차례 돈을 요구받았고 끝내 돌려받지 못해 1천800만원 상당의 피해를 보았다고 한다.

또 다른 제보자 E씨는 어느 날 갑자기 휴대전화가 먹통이 되면서 원격 출금으로 3시간 동안 15차례에 걸쳐 계좌에서 7천만원이 대포 통장으로 이체되는 피해를 보았다.

E씨는 "범행이 너무나 쉬운 것 같다. 언제 휴대전화에 무슨 앱이 깔렸는지도 모르겠고 그저 의심만 할 뿐이다. 누구나 다 당할 수 있는 요건"이라고 한탄했다.

전문가는 이러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스마트폰 앱들을 최신 버전으로 항상 업데이트하시고 인터넷 주소를 함부로 클릭하지 마라. 정상적인 앱스토어에서 내려주는 프로그램이 아니면 함부로 설치하지 말라"라고 조언했다.

또한 "평소에 시티즌 코난(경찰대학에서 개발하여 제공하는 악성 앱 탐지 프로그램-무료 다운로드 가능)이나 백신을 깔아서 자주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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