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로 경력 단절' 女국가대표 주전 포수 최민희 "엄마들에 희망 주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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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35)는 평범한 가정의 주부다.
대한민국 여성 누구나 그렇듯, 최민희에게도 '경력 단절'의 위기가 찾아왔다.
최민희는 "큰 딸인 수현이가 응원을 많이 해줬다"라며 "가족들의 응원으로 포기하지 않았다. 조금씩 기량이 회복되더라"라고 말했다.
무거운 포수 장비를 끼고 경기에 나선 최민희는 "하나도 힘들지 않다"며 "두 딸에게 멋진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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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35)는 평범한 가정의 주부다. 20대 때 만난 남편과 결혼해 두 딸을 키운다.
큰딸 홍수현 양은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고, 둘째 딸 도현 양은 생후 18개월이다.
최민희는 주중엔 개인사업을 하는 남편을 도우면서 집안일에 온 힘을 쏟는다.
청소, 빨래, 육아에 전념하면 하루는 후다닥 지나간다.
기운이 빠질 때가 많다. 하지만 주말이 가까워지면 최민희의 눈빛은 바뀐다.
최민희는 매주 주말 야구 선수로 변신한다.
그는 서울 후라 여자야구단의 주전 포수이자 양상문 감독이 이끄는 여자야구대표팀의 '안방마님'이다.
최민희가 야구를 접한 건 20대 중반이던 2015년의 일이다.
여자야구 선수를 하는 친구를 보러 갔다가 한눈에 반했다.
3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만난 최민희는 "친구를 만나러 야구장에 갔는데, 함께 하자고 권유하더라"라며 "어찌나 재밌던지, 이후 매주 주말마다 야구하러 갔다"고 밝혔다.
당시 소속 팀엔 최민희 외에도 주부 선수가 많았다. 모두가 아이를 데리고 왔고, 함께 육아했다.
최민희는 "아이들을 보다가 타격하고, 다시 돌아와 아이들을 보고 그랬다"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여성 누구나 그렇듯, 최민희에게도 '경력 단절'의 위기가 찾아왔다.
둘째를 갖고 나서다. 최민희는 "출산 후 100일 만에 야구장에 돌아왔는데, 예전의 실력이 나오지 않더라"라며 "있는 힘껏 던졌는데 공이 날아가지 않았다. 그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펑펑 쏟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최민희는 "더는 야구를 못할 것 같아서 매우 슬펐다"라며 "사비를 들여 개인 트레이닝을 받는 등 있는 힘을 다했다. 출산 후 복부 근육이 사라져 코어 운동에만 많은 시간을 쏟아부었다"고 전했다.
몸은 잘 회복되지 않았다. 그래도 야구에 관한 열정은 변하지 않았다.
최민희는 "큰 딸인 수현이가 응원을 많이 해줬다"라며 "가족들의 응원으로 포기하지 않았다. 조금씩 기량이 회복되더라"라고 말했다.
위기를 이겨낸 최민희는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리고 지난 달 홍콩에서 열린 2023 아시아야구연맹(BFA) 여자야구 월드컵에 출전해 동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다음 달엔 캐나다에서 열리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여자야구 월드컵에 나선다.
최민희 등 여자야구대표팀 선수들은 홍콩 대회 종료 후 매주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월드컵 준비를 하고 있다.
30일엔 폭염 주의보 속에서 한낮에 연습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무거운 포수 장비를 끼고 경기에 나선 최민희는 "하나도 힘들지 않다"며 "두 딸에게 멋진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출산한 뒤 경력 단절 위기에 놓인 많은 분께 희망을 주고 싶다"며 "세상 밖으로 나오는 건 결심에 달렸다. 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용기를 가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김선영 마니아타임즈 기자 / scp2146@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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