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빗길 시내 '광란의 질주'…택시 '쾅' 배상도 안했다

/사진=뉴스1

밤중 빗길에 일반도로를 시속 115㎞로 질주하다 택시를 들이받아 부상자를 낸 운전자가 금고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김한철 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외국인 A씨에게 지난 19일 이같이 판결했다.

A씨는 지난해 7월6일 밤 10시30분쯤 SUV 차량으로 서울 동작구 노들로 노량진북고가차도 흑석역 방향 내리막을 시속 115㎞로 주행하다 빗길에 미끄러져 중앙선을 침범했다. 이곳은 제한속도가 시속 50㎞였다.

A씨의 차량은 마주오던 택시와 충돌했다. 택시 기사(남·59)는 척추 골절로 전치 12주, 승객(여·33)은 척수 손상으로 전치 12주, A씨와 동승한 여자친구(여·23)는 치골 골절로 전치 6주의 진단을 받았다.

검찰은 "제한속도 시속 50㎞ 구간이었고 노면이 젖었으니 20% 감속할 주의의무가 있었는데도 게을리해 상해를 입혔다"며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택시기사는 법정에서 사고 이후 장애가 남았다고 호소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인 A씨가 불출석하자 영장을 발부해 A씨를 구속했다.

A씨의 차량은 책임보험에만 가입돼 있었고 택시기사와 승객은 별다른 배상을 받지 못했다. A씨는 여자친구에게만 합의금으로 1000만원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김 판사는 "택시기사와 승객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엄벌을 탄원하고 특히 택시기사는 거동에 비춰 향후 택시 영업에 상당한 지장이 있을 것"이라며 "A씨가 국내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혐의를 인정하고 있지만 피해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을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검찰과 A씨는 지난 25일 나란히 항소했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