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 폭염’…주말 사이 온열질환 사망 최소 15명 달해
가축도 비상…“한낮 밭일·외출 삼가고 물 자주 마셔야”
1시간여 뒤인 오후 2시10분쯤 문경시와 예천군에서 밭일을 하던 90대와 80대 각 1명이 쓰러져 사망했다. 경북에서는 하루 전날인 29일에도 문경, 김천, 상주, 경산에서 노인 4명이 폭염에 밭에 나갔다가 온열질환으로 목숨을 잃었다.
경남에서도 전날 오후 3시56분쯤 남해군 서면의 한 밭에서 80대가, 같은 날 정오쯤 하동군 양보면의 한 밭에서 또 다른 80대가 쓰러져 숨졌다. 29일 오후 4시쯤엔 남해군에서 80대 여성이 밭일 도중 사망했다.
경기도 양평군 옥수수밭과 안성시 밭에서도 숨진 사례가 발생했고, 충북에서도 제천에서 농작업 중 쓰러진 주민이 숨졌다. 전북 군산에서도 70대 주민이 집 마당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당국이 온열질환과 연관성을 살피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 30일 독거노인, 거동 불편자 등 폭염 취약 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22개 시·군 폭염 담당과장과 긴급 영상회의를 개최했다. 마을별로 가두방송과 폭염 대비 기본 수칙을 홍보해 뙤약볕 아래 고령의 노인들이 밭으로 향하지 못하도록 계도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경북도는 지난 5월20일부터 오는 9월30일까지를 폭염 대책 기간으로 지정해 폭염 대응 테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경기도는 폭염에 따른 가축 폐사 등 축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393억원을 투입한다. 취약 농가 2000여 곳에 폭염 대비 면역 증강제 25톤을 지원하고 축종별로 안개 분무·정수 시설, 환풍기, 냉난방기, 차열 페인트 등을 보급할 방침이다. 이강영 경기도 축산정책과장은 “더위에 취약한 닭과 오리에 대해 비타민C, 미네랄, 칼슘 등 면역 증강제 급여로 고온에 의한 스트레스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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