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 美 IRA 약가인하 회피 근거 확보…"기술가치 극대화"

정기종 기자 2023. 7. 3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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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부터 출시한 지 7년 이상 된 일부 의약품 약가인하해야
美 CMS, 지난달 세부 기준 안내서 배포…'두 개 이상 활성성분 고정 조합 약물은 새로운 성분 간주' 명시
알테오젠의 SC 제형변경 기술 적용한 품목도 신약으로 인정
알테오젠 본사 및 연구소 전경/사진=알테오젠


알테오젠의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 기반 피하주사(SC) 제형변경 기술(ALT-B4, 하이브로자임)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약하인하를 회피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알테오젠의 제형변경 기술을 도입한 파트너가 개발하는 의약품은 신약으로 인정받아 반강제적 약가인하에서 벗어날 수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CMS(메디케어 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가 지난 6월 30일 배포한 '메디케어 약물 가격 협상 프로그램의 수정 지침 및 항목별 실행' 지침에서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 기반 SC 제형변경 기술을 적용한 품목은 IRA에 따른 약가인하 적용 시점을 최소 10년 이상 미룰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전 세계에 미국 할로자임 테라퓨틱스와 알테오젠뿐이다.

해당 문서는 CMS가 지난해 8월 발효된 IRA에 따라 오는 2026년부터 약가인하가 적용되는 의약품의 종류 등에 대한 세부지침을 이해 관계자에게 설명하기 위해 배포한 자료다.

IRA는 미국 현지 생산시설 투자 유치와 의료비 및 에너지 비용 감축 등을 목표로 지난해 8월 발효된 법안이다. 헬스케어 분야에선 현지 공보험인 '메디케어'(사회보장세 20년 이상 납부한 65세 이상 노인·장애인에게 연방 정부가 의료비 절반 지원)에 공급되는 약가에 영향을 준다.

IRA에 따라 그동안 완전 자율가격제를 적용하던 약가가 정부 주도로 일부 협상(인하)이 불가피해진다.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높은 세금이 부과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약가가 인하되는 셈이다. 적용 시기는 오는 2026년부터다. 첫 해 매출이 많은 10개품목을 시작으로 오는 2029년까지 55개 품목에 적용한다. 첫 적용 대상 10개 품목의 목록은 오는 9월 발표할 예정이다.

CMS는 당초 가이드라인을 통해 약가 협상 적용군으로 비용 지출 규모뿐 아니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후 7년(케미컬 의약품)이 지났거나 11년(백신 등 생물학제제) 이상 판매되고 있는 품목을 제시했다. 다만 희귀의약품과 복제약(제네릭, 바이오시밀러)이 출시되거나 출시 예정인 품목은 협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미국 CMS(메디케어 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가 지난 6월30일 이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배포한 안내서 발췌. 붉은 박스 부분에서 '만약 약물이 두 개 이상의 활성 성분을 가진 고정 조합 약물일 경우, 이를 새로운 하나의 활성 성분(신약)으로 간주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CMS는 이번 수정안을 통해 신약으로 인정하는 품목에 대한 기준을 보다 명확히 했다. '두 개 이상의 활성 성분을 가진 고정 조합 약물(fixed combination drug)은 새로운 하나의 활성 성분으로 간주한다'고 명시한 것. 이에 따라 할로자임과 알테오젠이 보유한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 기반 SC제형화 기술을 접목한 약물의 신규 품목은 신약 지위를 획득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단순 제형변경이 아닌 또 다른 원료의약품(API)이 포함된 기술로 인정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면 2010년 출시된 의약품은 13년차를 맞아 올해 IRA에 따른 약가 인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지만, SC 제형변경 기술을 적용한 품목을 새로 출시할 경우 11년이 지난 시점에 약가인하 고려 대상이 된다. SC 제형변경 기술이 '약가보전'이라는 새 무기를 얻은 셈이다.

알테오젠은 CMS의 세부 지침 발표로 하이브로자임 기술의 가치가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실제 기술이전 계약을 논의 중인 잠재적 파트너의 태도가 적극적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하이브로자임 특허 만료시기가 할로자임보다 늦어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할로자임의 기술은 유럽 2024년·미국 2027년 이후 특허가 만료되지만 알테오젠은 2040년까지 보호받을 수 있다.

전태연 알테오젠 사업전략담당(CAO) 전무는 "기존 기술수출 파트너의 임상 3상 진입으로 입증한 기술력에 약가인하 회피까지 가능해지면서 기술이전을 위한 사업적 이점이 커졌다"며 "실제 다수 잠재적 파트너와 추가 기술이전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CMS의 기준 공개 이후 상대방의 반응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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