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재명으론 총선 필패? 몸 푸는 ‘非尹‧非明’
野 일각선 ‘이재명 퇴진론’ 분출…非尹‧非明 합종연횡 가능성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총선을 약 8개월 앞두고 그간 잠행하던 여야 내 비주류 세력이 목소리를 키우는 모습이다. 여권에선 친윤석열계의 '앙숙'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적극적인 독자 행보를 예고한 가운데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대구시장 같은 비윤석열계 원외 인사들의 의견 개진도 활발해졌다. 야권에서는 비이재명계 인사들 주도로 '이재명 퇴진론'이 분출되기 시작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선 총선을 앞두고 여야 내 비주류 세력 간의 합종연횡, 분당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돌아온 이준석‧유승민…홍준표도 非尹 지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공언했다. 이른바 비윤계 인사들도 적극 중용하겠다는 의지였다. 다만 취임 후 되레 당의 '친윤 색채'가 더 짙어졌다는 게 정치권 내 대체적인 평가다. 당내 군기를 다잡기 위해 김 대표가 '매운탕' 행보에 힘을 실으려 한다는 추측에서다.
이런 가운데 당에서 '공간'을 찾지 못한 비윤계 세력이 독자적인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당 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준석 전 대표는 유튜브에 새 진지를 구축했다. 그는 최근 '여의도 재건축 조합'이라는 채널을 개설, 윤석열 정부 정책과 각종 사회 현안을 다루는 일종의 시사토크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방송에는 당내 비윤계 그룹인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가운데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이기인 경기도의회 의원이 함께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유튜브를 통해 친윤계와는 다소 상반된 주장을 펴는 모습이다. 일례로 윤석열 정부가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학생인권 조례를 폐지‧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 전 대표는 "교권 회복과 학생 인권은 따로 떼어놓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생인권조례를 보수가 정쟁화하는 과정에서 진보 교육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학생인권조례를 읽어 본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건지 의문"이라며 "애초에 조례보다 상위 개념인 시행령에서 체벌을 금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북한 방송을 국내에 개방할 필요가 있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과거 '한반도 운전자론'을 이야기했던 문재인 정부가 그랬듯 (북한 관련 정보를) 선택, 발췌해 국민들에게 왜곡해서 전달하는 건 북한보다도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31일 기준 '여의도 재건축 조합'은 약 1만3000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원외의 '비윤계 OB'들도 목소리를 키우기 시작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 윤 대통령을 향해 "자기한테 불리하거나 잘못한 문제는 국민 앞에 떳떳하게 나서서 이야기를 못 하고 선택적인 침묵을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나아가 "공천을 구걸할 생각도 없다"며 총선 불출마 및 신당 창당 가능성도 열어뒀다.
개혁 보수 성향 의원들과 거리를 뒀던 홍준표 대구시장 조차 이들을 응원하고 나섰다. 최근 '폭우 골프' 논란으로 징계를 받은 홍 시장은 SNS를 통해 "모두 힘을 합쳐도 어려운 판에 나까지 내치고도 총선이 괜찮을까"라며 "이준석도 안고 유승민도 안고 가거라"라며 김기현 지도부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비명계도 세력화 조짐…與野 '유쾌한 결별' 이어질까
민주당 내에서도 '비주류의 반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재명 체제에 맞서 비명계가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하면서다. 이들은 당의 쇄신을 주도하는 혁신위원회가 '친명계의 홍위병'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 대표의 사퇴를 비롯한 '대대적인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8일 이재명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를 만나 당내 단합을 강조했지만, 양측의 미묘한 입장차만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 '이재명 10월 사퇴설'까지 흘러나왔다. 이 같은 풍문의 배후로 친명계와 비명계가 서로를 의심하는 등 당내 불신이 점차 고조되는 모습이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 총선을 앞두고 여야 비주류 간 합종연횡, 당내 비주류 세력의 '독립'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총선이 임박해 당내 공천 갈등이 벌어지면 '정계 개편' 바람이 거세질 것이란 시각에서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이 예고한 '유쾌한 결별'이 여야를 막론하고 현실화될 수 있단 얘기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현재 양당 모두에 마음 둘 곳이 없다는 국민이 적지 않다. 여기에 (총선이 임박해) 공천권을 둘러싸고 싸움이 벌어지게 되면 정계개편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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