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동관 청문회 1년 해도 부족".... 국민의힘 '이재명 때리기'로 맞불

민주당 '검사 좌표 찍기'에 "비열한 행동"
與 과방위원 "이동관 언론탄압 증거 없어"
유승민 "총선 앞 정권 나팔수 만들려는 것"
민주, 청문회 보이콧 일축... "잘 준비할 것"

윤재옥(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국민의힘이 3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하며 민주당을 향해 총공세를 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지명 강행 후 민주당이 십자포화를 퍼붓자, 이 대표 때리기로 이 후보자 방어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일각에서 제기된 '청문회 보이콧' 주장에 대해 "1년 내내 청문회를 해도 부족하다"고 일축하며 송곳 검증을 별렀다.

與 "이재명 적극 거짓말하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쌍방울 대북수사 송금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담당검사들의 실명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좌표 찍기'는 명백한 반법치적, 반인권적 의도를 가진 행위로, 우리 정치에서 영원히 사라져야 할 비열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광적인 민주당 지지자로 하여금 검사를 인신공격하게 유도하는 것에 대해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정치 영역을 넘어선 범죄 영역에 가깝다"고 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저급한 검찰 좌표 찍기가 재개된 것을 보니 이 대표가 많이 다급한 듯하다"며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노상강도면, 노상강도의 돈을 뜯어서 북한에 대납시킨 정치인은 날강도"라고 직격했다. 여의도연구원장인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화영 전 부지사로부터 방북 문제를 보고받은 바 없다'는 이 대표 발언에 대해 "적극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거짓말이 아닐 유일한 가능성은 이 대표는 허수아비고 실제 경기도 운영은 이해찬과 이화영이 했다는 가설"이라고 비꼬았다.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브리핑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방송 장악은 이동관 아닌 민주당 전공"

민주당이 지적하는 이명박(MB) 정부 시절 이 후보자의 '언론 장악' 전력에 대해선 "문제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이 후보자를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공영방송 정상화가 두렵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 아들의 학폭 의혹에 대해선 "사건 당사자도 이미 화해했으니 자신을 학폭 피해자로 분류하지 말아 달라고 밝힌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방통위 소관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여론전에 나섰다. 박성중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이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 방송통신 분야 국정과제를 추진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MB 정부 시절 언론 탄압 의혹에도 "명확한 증거가 없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자행한 것이 몇 배 심하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 지명에 대한 여권의 비판은 유승민 전 의원 정도다. 유 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방송 전반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권의 나팔수, 하수인이 되는 방송을 만들고 나서 총선을 치르겠다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들은 편파방송을 하는지 안 하는지 보신다"며 "방송을 아무리 열심히 장악해도 대선에서 다 지고 총선도 진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민주당 "진짜 윤석열 아바타 등장"... 지명철회 촉구

한편 민주당은 이 후보자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끝내 원조 방송장악기술자인 이 후보자를 방통위원장으로 지명했다"며 "인사 참사의 화룡점정이나 마찬가지인 이동관 특보 지명을 철회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들을 언급하며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거짓말을 반복하는 태도, 고소·고발을 남발하고 검찰·감사원을 동원해 상대방을 겁박하는 태도(를 보면), 진짜 윤석열 아바타가 등장했나 싶다"고 직격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청문회 보이콧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 "1년 내내 청문회를 해도 부족하다"며 "오히려 청문회를 더 잘 준비해서 문제점을 끌어내야 한다"고 일축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