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10년 만에 시공능력 10위권 밖… 올 상반기 흑전 "재무건전성 회복 중"

정영희 기자 2023. 7. 31.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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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국토교통부가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등록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평가·공시한 2023년도 시공능력평가 결과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보다 한 계단 떨어진 11위에 올랐다. 시공능력평가액은 3조7013억원이다. HDC현산이 상위권에 해당하는 10위 밖으로 밀려난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10년 만이다./사진=뉴스1
아파트 브랜드 '아이파크'를 공급하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10년 만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절대적으로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만큼 지난해 초부터 본격화된 부동산 시장 침체에 지대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년도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년 대비 25% 줄어든 평가액 3조7013억원으로 평가 순위 11위에 머물렀다. 지난해보다 한 계단 낮은 순위다. 2014년 13위로 떨어진 10년 만에 '톱10'에서 벗어났다.

고금리 여파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건설업 침체에 내수시장을 주요 타겟으로 하는 건설업체들이 휘청이기 시작했다. HDC현산도 이 중 하나다. 해외나 공공공사 비중 보다는 아파트 등 국내 주택사업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70% 이상어서 부동산 경기 흐름에 지대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 탓으로 풀이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부침을 겪는 국내 건설업황에 따라 강하게 휘청이는 모습을 보였다.



2014년 이후 10년 만에 10위권 밖으로 밀려


2000년대 초만해도 업계 4~5위권이었던 HDC현산은 2010~2012년 8위로 떨어진 후 2013년 9위로 내려앉았다. 2014년엔 재무관리의 부실을 털어낸단 목적으로 대규모 경영 개선을 감행, 1400억원 상당의 적자를 내며 13위를 찍고 이후 8~10위 사이를 맴돌다 올해 다시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공사실적평가액은 1조8209억원으로 집계됐다. 경영평가액과 기술평가액과 신인도평가에서는 10위권 밖이다. 그동안 아파트 건설공사를 중심으로 한 건축부문에선 상위권을 지켜왔으나 올해는 약세를 보였다. 아파트 기성액은 1조5988억원으로 8위였다. 그룹 계열 시행사인 HDC아이앤콘스가 313억원을 단독연립주택 기성액으로인정 받았다.

HDC현산은 전통적으로 토목 공사비중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토목부문 961억원, 하천·산림·농수산토목 124억원 등의 기성액을 각각 기록하며 3위와 4위에 올랐다. 발전사업과 쓰레기소각, 하수폐수종말처리 등 친환경 사업에서는 순위권 밖에 자리하며 부진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1월 발생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의 여파도 있다는 분석이다. 손실보상과 입주민 협의 등을 거치며 재무 건전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사고 대상 단지를 철거 후 전면 재시공하기로 결정하면서 재시공 비용과 보상금을 합해 수습에 총 3700여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는 총 1조8615억원으로 전년(1조1670억원)에 비해 59.4%가량 증가했다. 업황 침체에 대비 금융권으로부터 유동성 확보에 나선 영향이 컸다.



올 상반기 누적 매출 2조… 영업익·순익 모두 흑전


올 상반기에는 연결기준 누적 매출 2조85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22.1% 증가했다. 영업이익(558억원)과 순이익(570억원)은 모두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75억원, 순손실은 84억원이었다. 하지만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에 비해 91.4% 급감한 57억원으로 추산된다. 순이익 역시 1분기(404억원)과 비교할 때 75.4% 줄어든 166억원으로 나타났다.

HDC현산 관계자는 "장기화되고 있는 건설경기 둔화와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건설자재가격 급등과 고물가 영향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공사 진행 현장의 비용 상승 예상분에 대한 선반영 등으로 원가율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말 기준 137.7%를 기록했던 부채비율은 올 상반기 118.3%로 낮아지는 등 재무 건전성은 회복 중인 추세"이라며 "올해는 앞서 제시한 목표치였던 매출 3조9652억원, 신규 수주 2조816억원 등을 달성하고자 도시정비사업 중심으로 안정적인 분양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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