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은 '폭우' 잠실은 '폭염'…날씨가 왜 이래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2023. 7. 3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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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마지막 주말 저녁 퍼부었던 소나기는 매우 좁은 지역에 집중적으로 퍼부었다.

서울에서는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강한 비가 내리는 지역이 갈릴 정도였다.

장마철 정체전선의 경우 바람의 세기나 구름의 두께 등을 감안해서 강수 예상지역과 강수량을 예측할 수 있지만 소나기를 내릴 구름은 순식간에 만들어진 뒤 강한 비를 뿌리기 때문에 초단기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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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서울 서쪽 극한호우급 비…강남·강동·노원·중랑구는 0㎜
좁고 강한 소나기 '언제든 가능'…'돌발폭우'에 예보도 힘들어
30일 오후 서울 종로 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소나기를 피해 걷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6시 50분을 기해 은평구와 마포구, 서대문구, 용산구, 종로구, 중구 등 서울 서북권에 호우경보를 발효한다고 밝혔다. 2023.7.3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7월 마지막 주말 저녁 퍼부었던 소나기는 매우 좁은 지역에 집중적으로 퍼부었다. 서울에서는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강한 비가 내리는 지역이 갈릴 정도였다. 이 같은 집중호우 성격의 소나기는 장마철이 끝난 뒤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31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전날(30일) 밤에는 서울 등 수도권에 최대 89.5㎜의 소나기가 내렸다. 시간당 70㎜가 넘는 비가 퍼부으면서 '극한호우'에 근접하기도 했다.

극한호우는 1시간 누적 강수량 50㎜ 이상이면서 3시간 누적 강수량 90㎜ 이상이거나 1시간 강수량이 72㎜ 이상일 때로, 올해부터는 수도권에서 긴급재난문자를 발령 중이다.

서울에서는 양천과 영등포(87.0㎜), 동작(74.0㎜), 구로(54.0㎜), 마포(44.5㎜) 등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반면 동쪽에서는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은 곳이 많았다. 강남과 강동, 노원, 서초, 송파, 중랑에서는 이날 강수량이 0㎜를 기록했다. 용산(2.5㎜)을 기점으로 동쪽과 서쪽의 강수량 차이가 극도로 나뉜 셈이다.

이 때문에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럽 프로축구 맨체스터 시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축구 경기는 우천으로 30분 지연된 반면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다만 두 곳의 기온과 체감온도는 그리 차이 나지 않았다. 이날(30일) 오후 6시 기준 마포에서는 비가 내린 곳의 기온이 29도대로 떨어졌지만 체감온도가 31도 안팎으로 유지됐고, 송파의 기온과 체감온도는 해 질 녘임에도 불구 30도 안팎으로 나타났다.

폭염 속에 폭우가 발생하는 이유는 대기 상층과 하층의 기온차가 커서 대기의 불안정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한반도로 온난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는 가운데 북쪽 상층에서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이따금 남하하고 있다.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부딪치면서 비구름대를 만드는데, 지역을 특정할 수 없이 강하고 많은 비를 내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강한 소나기가 내릴 지역은 사전에 특정할 수 없다. 장마철 정체전선의 경우 바람의 세기나 구름의 두께 등을 감안해서 강수 예상지역과 강수량을 예측할 수 있지만 소나기를 내릴 구름은 순식간에 만들어진 뒤 강한 비를 뿌리기 때문에 초단기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이런 소나기 특징 때문에 기상청은 비가 내리기 한참 전에 발령하는 호우 예비특보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유일한 방법은 소나기가 내리기 수십분에서 1~2시간 전 호우 특보를 통해 강하고 많은 비를 예보하는 것 뿐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비가 5~10㎜에 그칠지, 이번처럼 100㎜가량의 많은 비가 쏟아질지는 비가 내릴 때가 다 돼서야 알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될 수 있는 한 빠르게 강수 정보를 전파하기 위해 예보와 통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예보 인력 한계 때문에 예보관이 통보까지 해야 하므로 물리적인 한계는 존재한다"고 부연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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