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아파트 지하주차장 부실공사 전수조사 하라”

원희룡 장관에게 직접 지시
LH 발주 15곳서 철근누락
해당단지 명단 공개 가능성
입주민들 “불안해서 살겠나”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의 부실 공사 논란과 관련해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부실 공사에 대해 전수조사하고, 즉시 안전 조치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이같이 지시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에 원 장관은 이날 오후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부실 공사와 관련해 민간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 실시 여부와 추가 방지 대책에 대한 긴급 브리핑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부터 8월 4일까지 여름 휴가를 떠났던 원 장관의 브리핑은 윤 대통령이 “아파트 지하주차장 부실 공사에 대해 전수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 성격이다.

원 장관은 브리핑에서 ‘무량판 구조’(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를 지지하는 구조)를 적용한 LH 발주 아파트의 15개 단지 지하주차장 부실 공사와 관련해 해당 단지의 명단을 공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원 장관은 전날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 신축 아파트처럼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LH 발주 아파트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15개 단지 지하주차장에 있어야 할 철근이 빠져 있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원 장관은 “설계 및 감리 책임자에 대해 가장 무거운 징계 조치와 함께 즉각 수사 의뢰, 고발 조치를 해달라”고 지시한 바 있다.

철근 누락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LH 아파트 입주민들은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철근 누락이 드러난 15개 단지 중 한 곳인 경기 남양주의 A 공공분양 아파트 입주민 커뮤니티에는 이날 “이미 ‘순살 아파트’라는 낙인이 찍혔다. 향후 제대로 된 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LH가 분양한 아파트를 전량 매수해 100% 임대주택으로 전환해야 한다” 등의 게시물이 줄을 이었다. 이 아파트는 지하주차장 기둥 16개 중 15개에서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파악됐다.

서종민·조해동·김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