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기계·조선 '맑음' 건설 '흐림'…하반기 일자리 전망보니

올해 하반기 반도체와 기계,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업종에서 일자리가 증가하는 반면 건설 일자리는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프라·설비 투자 및 친환경 선박·자동차 수요 증가가 관련 산업 일자리 증가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건설경기는 공사비 상승과 정부의 긴축재정, 투자 감소 등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31일 한국산업기술진흥원과 한국고용정보원이 공동발표 한 '2023년 하반기 주요 업종 일자리 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 10대 주요 업종가운데 지난해 하반기 대비 일자리가 증가한 업종은 △기계 2.4% △조선 6.4% △철강 2.9% △반도체 2.8% △자동차 2.7% 등 5개로 집계됐다.

반면 건설업종은 전년 동기 대비 1.8%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10대 업종 가운데 유일하게 일자리 감소 전망을 보였다. 전자와 섬유, 디스플레이, 금융 및 보험업종은 일자리 감소폭이 플러스마이너스(±) 1.5% 미만으로 전망돼 지난해 고용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반도체 업종은 국내 설비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됐다. 전 세계 기분으로는 올해 설비투자는 감소했지만 고용량 제품과 첨단 공정 제품에 대한 업계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국내 설비투자는 증가할 것이란 해석이다. 다만 재고 증가와 제품가격 하락 영향으로 생산이 줄어들면서 고용 증가폭은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기계산업은 주요국 인프라 투자와 에너지 및 친환경 인프라 투자증가 수혜를 받아 전년 대비 고용이 1만9000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10대 업종 가운데 인원 기준 가장 큰 증가폭이다. 조선 사업은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줄어들었지만 해운업계 탄소중립 이행에 따라 고부가가치 품목인 친환경 선박수요가 증가하면서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 업계 역시 친환경 차량 수요 증가의 수혜를 받았고 철강 분야는 선박·자동차 등 산업 호조에 힘입어 일자리가 동반 증가할 것으로 보였다.

건설 일자리는 전년 동기 대비 3만8000명, 1.8% 감소할 것으로 보여 올해 상반기(1.7% 감소)에 이어 감소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하반기 건설 수주가 증가했지만 공사비 상승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매출 증가는 높지 않고 올해 하반기엔 건설 수주마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의 긴축재정으로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이 축소되고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 민간 투자도 위축된 영향이다.

세종=김훈남 기자 hoo1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