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 재개 초읽기…금감원도 심사 준비 완료

첫 '투자계약증권' 발행 사례…금감원, 증권신고서 서식·심사조직 보완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한우·미술품 조각투자 업체들이 '투자계약증권' 형태의 증권을 발행하며 다음달 사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투자계약증권이란 주식, 채권 등 정형적인 증권 외 또 다른 형태의 증권인데, 2009년 제도 도입 이후 실제로 발행된 사례가 없다. 국내 첫 사례인 만큼 금융감독원은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서식을 전면 개정하고 전담 심사팀을 꾸리는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술품·한우 5개 조각투자 사업자(뱅카우·테사·소투·아트투게더·아트앤가이드)와 신규사업자들은 다음달 1일부터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정식으로 사업을 재개할 수 있다.

투자계약증권이란 주식, 채권 등 정형적인 증권 외 또 다른 형태의 증권으로, 공동사업에 금전을 투자하고 주로 타인이 수행한 공동사업 결과에 따른 손익을 받기로 하는 계약상 권리이다. 당국은 미술품, 한우 등 특정 자산을 기초로 공동사업을 영위하는 소위 '조각투자'에 투자계약증권의 특성이 있다고 분류해 증권성을 인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이전에 자율 기재에 가까웠던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서식을 전면 개정했다.

개정되는 서식에는 미술품, 한우 조각투자사 5곳에 적용했던 사업재편 요건을 추가해 신규 사업자도 동일한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지 여부를 투자자들이 알 수 있게 했다. 또 동일 신고서 내 복수 증권 발행과 복수 자산을 기초로 한 증권 발행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하도록 해 다양한 시장 발행 수요를 포섭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어떻게 자산을 매입했고 수익과 비용은 어떻게 들어오고 나가는지, 투자자 보호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등 투자계약증권의 특성, 발행과 관련한 주요 질의응답를 기재할 수 있도록 사례를 제시할 예정이다.

또 금감원은 투자계약증권 전담 심사팀을 운영하고 심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담팀은 개정 서식의 준수 여부는 물론 향후 사업·발행구조 및 투자자 보호 체계와 관련한 기재 부분을 중심으로 엄격히 심사할 예정이다. 기업공개(IPO) 기업에 대한 일주일 내 신속심사 원칙은 투자계약증권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또 사업을 영위 중이면서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사업자에 대해선 제재 절차를 진행해 시장 규율을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심사 사례를 축적해 공시 서식 기준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것이며, 심사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가 취약한 사항이 발견될 경우 금융위원회와 법규 개정 등 제도 개선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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