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월드컵] '큰 무대' 가고픈 WK리그 1순위 천가람 "신선한 충격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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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현실의 벽을 마주하니 더 좋은 곳, 더 배울 수 있는 곳에서 경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천가람은 31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시드니 외곽의 캠벨타운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팀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에 "여러 팀에 어린 선수가 에이스인 경우도 많더라.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1분 1초가 소중했다"는 천가람은 "내가 막내급이라 가벼운 마음일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나도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대한민국을 위해 열심히 싸우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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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벨타운[호주]=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이렇게 현실의 벽을 마주하니 더 좋은 곳, 더 배울 수 있는 곳에서 경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은 천가람(화천 KSPO)에게 제대로 자극을 줬다.
지난해 말 여자 실업축구 WK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선발된 천가람은 한국 여자축구의 '미래'로 꼽힌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는 2002년생 천가람보다 어린데도 두각을 드러낸 선수들이 있다.
콜롬비아의 린다 카이세도(레알 마드리드)는 2005년생인데 벌써 조별리그 H조 2경기에서 2골을 터뜨렸다.
폭발적인 가속력을 우리나라 수비진이 좀처럼 당해내지 못했다.
천가람은 31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시드니 외곽의 캠벨타운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팀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에 "여러 팀에 어린 선수가 에이스인 경우도 많더라.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WK리그보다 상위 리그 진출에 대한 소망을 거침없이 밝혔다.
'큰 무대'를 원하냐는 질문에 천가람은 "이전에 참가했던 아널드클라크컵을 포함해 여러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를 통해 많이 깨달았던 부분"이라며 "이제 확신에 가까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에는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 첼시에서 뛴 지소연(수원FC)을 포함해 조소현(토트넘), 이금민(브라이턴) 등 외국 무대를 경험한 선수가 많다.
천가람은 "언니들이 나처럼 어린 선수들에게 해외로 나가라고 많이 권유한다. 어떤 점이 좋은지 나도 많이 물어본다"며 "(해외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도 서로 많이 대화한다"고 말했다.
이어 "언니들도 초반에는 '텃세'를 겪었다고 하더라. 하지만 실력으로 증명했으니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천가람은 전날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전 후반 43분에 그라운드를 밟아 꿈에 그리던 월드컵 데뷔를 이뤘다.
"1분 1초가 소중했다"는 천가람은 "내가 막내급이라 가벼운 마음일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나도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대한민국을 위해 열심히 싸우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준비한 게 나오지 않은 게 나한테도 보였는데 언니들은 얼마나 속상했을까 싶다"며 "다들 초조하고 급한 마음이 느껴졌다. 충분히 우리 축구를 보여줄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모로코에 0-1로 져 H조에서 2패를 먼저 당한 우리나라는 16강 진출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졌다.
대표팀(17위)은 다음 달 3일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FIFA 랭킹 2위 독일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5골 차 이상 승리를 거둬야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천가람은 산술적 확률이 아직 '0%'는 아니라고 힘줘 말했다.
천가람은 "독일이 콜롬비아에 지면서 실낱같은 희망이 생겼다"며 "남들은 '안 봐도 되는 경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독일을 어떻게 이겨'라고 하는데, 작지만 일단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열심히 준비하겠다. 출전 시간이 주어진다면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콜린 벨 감독과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로 결의를 다졌다고 했다.
천가람은 "오늘 훈련 전 감독님과 짧게 면담했는데 하신 말씀을 듣고 울컥하기도 했다"며 "눈물을 참으려고 많이 애썼다. 절대 포기하지 말자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희망을 잃지 말자고 하셨다. 그걸 쫓아가겠다"며 "사람들이 보기에는 '저걸 쫓는다고?'라고 생각하겠지만, 남은 3일간 '정말 미쳐보자'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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