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열 “최민수와 호흡 긴장돼 죽는 줄, 사람 안 만나고 대본만 봐”(넘버스)[EN: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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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인피니트 멤버 겸 배우 이성열이 '넘버스'를 통해 최민수에게 많은 조언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성열은 MBC 금토드라마 '넘버스 : 빌딩숲의 감시자들'(연출 김칠봉, 극본 정안 오혜석, 이하 넘버스)에서 심형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성열은 과거를 넘어서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심형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성열은 7월 31일 오전 진행된 뉴스엔과 인터뷰에서 대선배 최민수와 호흡하며 느낀 소회를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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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글 김명미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그룹 인피니트 멤버 겸 배우 이성열이 '넘버스'를 통해 최민수에게 많은 조언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성열은 MBC 금토드라마 '넘버스 : 빌딩숲의 감시자들'(연출 김칠봉, 극본 정안 오혜석, 이하 넘버스)에서 심형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극 중 심형우는 태일회계법인 딜 파트 디렉터 한제균(최민수 분)의 심복으로, 해당 법인의 경비였던 아버지를 보며 한제균 1호 장학생으로 자란 인물이다. 이성열은 과거를 넘어서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심형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성열은 7월 31일 오전 진행된 뉴스엔과 인터뷰에서 대선배 최민수와 호흡하며 느낀 소회를 털어놨다. 이하 이성열과 일문일답.
-대부분의 장면이 최민수 씨와 붙는 신이었는데 많이 긴장됐을 것 같다.
▲너무 긴장돼서 죽는 줄 알았다. 처음에는 선배님께 편하게 말 한 번 붙이기도 무서웠다. 남자로서 존경하는 선배님이다. 한 여자만 사랑하고, 남자답고, 의리를 중시하는 모습들이 너무 닮고 싶은 선배님이었다. 그런 선배님을 직접 뵈니까 너무 떨렸다.
제가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선배님께서도 제 그런 모습을 아셨나 보다. 사실 제가 먼저 말 붙이고 애교도 부리고 현장을 밝게 만들어야 되는데, 선배님께서 오히려 밝게 분위기를 유도해주시더라. 제가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90도로 인사하면 '너 인사 90도로 하지 마. (손가락을 관자놀이에 가져다 대며) 너는 그냥 이렇게 까딱만 해'라고 말해주시더라.
또 현장에서는 연기 지적을 많이 해주셨다. 제가 하나의 연기에만 갇혀 있지 않도록 다르게 해보라고 주문을 많이 해주셨다. 원래는 한두 가지만 준비를 해갔는데, 나중에는 선배님 맞춤 연기로 다섯 가지를 준비했다. 혹시 다른 디렉션이 나왔는데 현장에서 얼까 봐 항상 대본을 가지고 다니면서 여러 가지 상황을 준비했다.
-가장 인상 깊은 조언은 뭐였나.
▲한 번 이런 적이 있다. '이것만큼은 네가 분석을 잘못한 것 같다'고 하시면서 '시간 5분 줄 테니 분석을 하라'고 하시더라. 거짓말 안 하고 5분이 한 시간 같았다.(웃음) 2회의 한 장면이었는데, 최민수 선배님이 '우리는 지금 남의 적의 기지에 찾아온 거다. 우리의 얕은 수를 보이지 말아라. 우리는 정장이 갑옷이고, 네가 내뱉는 말은 총알이다. 네가 어려운 말을 전달하면서 총알로 상대를 쑤셔야 된다'고 조언해주셨다. 5분간 분석하면서 그 말을 계속 리마인드했다. 분석 후 다시 대사를 쳤더니 선배님께서 박수와 함께 엄지를 세워주셨다. '이거야'라고 하시더라. 앞으로 남은 신들이 정말 무서웠다.(웃음) 그때 초창기였는데 '죽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향후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매 신 엄청나게 준비를 했다.
-연극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와 '넘버스' 촬영이 겹쳐서 더 힘들었을 것 같다.
▲연극도 첫 도전이었는데, 제가 대사 한 번 틀리면 저 때문에 그 많은 인원들의 호흡이 깨진다는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대사를 하루에 혼자 런쓰루 도는 것처럼 5번씩 반복했다. 공연 전에도 아침에 일어나면 대사 한 번 쭉 돌았다. 죽기 살기로 매달렸다. 감정 연기도 장난이 아니었는데, 그렇게 감정이 왔다 갔다 하는 신들을 찍다가 '넘버스' 현장에 가면 형우가 돼야 했고, 또 최민수 선배님 앞에서는 죽을 맛이고.(웃음) 그때는 사람들도 멀리하고 집에서 대본만 달달달 외웠다. 지인들이 '얼굴 한 번 보자'고 연락이 오지 않나. 그런 연락을 받는 것도 두려워서 혼자만의 시간에 집중했다.
-작품 속 슈트 핏에 대한 호평이 많았다.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
▲형우 캐릭터를 위해 벌크업을 많이 했다. 원래 근육이 있는 편인데, 조금 더 덩치를 키웠다. 사실 형우가 날카롭고 예민하고 빠릿빠릿한 캐릭터인데 얼굴에 살이 찌면 둔해 보일까 봐 걱정이 됐다. 몸은 키우고 얼굴은 빼는 과정이 힘들었다. 그때는 탄수화물이라는 것을 아예 끊고 살았다. 지금 탄수화물 안 먹은 지 8개월째다. 이제는 아이돌 생활을 해야 되지 않나. 멤버들끼리 연습을 하는데 제 몸을 보더니 '이 몸은 아이돌 하기에는 뭔가..'라면서 '냉장고가 움직이는 것 같다'고 하더라. 아이돌은 여리여리하고 날카로워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많이 빼려고 노력 중이다.
-군 제대 후 벌크업 된 몸으로 화제를 모았다. 특별히 몸을 키운 이유가 있었나.
▲제가 30살이 되고, 전역을 하고 나서 20대 때의 삶을 많이 생각했다. 내가 뭘 제대로 했지? 나는 왜 여태까지 제대로 한 게 하나도 없지? 고민을 많이 했다. 조금 더 열심히 살았다면 지금 더 나은 삶을 살았을 텐데. 물론 분명히 열심히 살았겠지만, 주어진 것만 한 게 후회스럽더라. 스케줄 소화하면서 하루에 3시간 밖에 못 자고 활동했지만 '왜 그 3시간을 잠만 잤을까? 다른 부족한 점을 노력했다면 다른 삶을 살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늘 후회만 하다가 30살이 되면서 '똑같은 삶을 살지 말자. 한 번쯤은 너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라고 다짐했다. 뭘 해야 될까 고민하다가 당장 몸이라도 만들어보자고 결심했다. 체력이 있어야 뭘 할 수 있는 거니까 누가 봐도 '우와' 소리 나게 몸을 만들어야겠다고 혼자 다짐을 했다. 죽기 살기로 운동을 했는데,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지만 결국 되더라. 그 덕분에 자신감이 생겼고 '어떤 것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20대 시절에 대한 후회는 멤버들을 보면서 생겨난 것인가.
▲그때 저는 너무 많은 생각을 하면서 살았다. 우리 멤버들만 놓고 생각을 한 건 아니었다. 저는 군대에 갇혀 있는데 전역해서 활동하는 분들을 보면서 '우리는 왜 빨리 못 뭉치지. 빨리 뭉쳤으면 좋겠는데' '이게 다 내가 열심히 안 해서 그런 건가' 비관적으로 생각했다. 이제는 20대 때 놓치고 살았던 부분을 많이 채우려고 한다. 예전에는 연습을 해도 '이것만 외우면 되지' 생각했는데, 이제는 어떻게 해야 사람들에게 더 괜찮은 모습으로 비칠지 고민한다. 성숙해진 것 같다.(웃음) 30살이 되고 군대 안에서 많은 생각을 한 것이 제 인생을 한 발자국 물러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뉴스엔 김명미 mms2@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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