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시세] "마라탕 먹고 탕후루 고?"… 중국음식에 열광하는 학생들

방민주 기자 2023. 7. 3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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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

[편집자주][편집자주]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각이 남다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머니S는 Z세대 기자들이 직접 발로 뛰며 그들의 시각으로 취재한 기사로 꾸미는 코너 '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Z시세)을 마련했습니다.

중국 대표 간식 탕후루가 한국에서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딸기 탕후루로 가격은 3000원이다. /사진=방민주 기자

"마라탕 먹고 후식으로 탕후루."

최근 10대가 가장 선호하는 '단짠단짠' 외식 루틴이다. 얼큰한 마라탕으로 입안을 얼얼하게 만든 다음 달콤한 설탕 코팅의 탕후루로 입가심하는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에서 ASMR 콘텐츠로 등장한 탕후루는 10대들의 하굣길 필수 간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프랜차이즈화된 가게가 속속 등장했고 온라인 상에서는 마라탕으로 시작해 탕후루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누리꾼들의 후기도 많아졌다.

탕후루는 식품 관련 통계에서 10대가 가장 좋아하는 식품 1위에 올랐고 차갑게 먹는 아이스 탕후루가 3위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마라탕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늘 인기 순위 상위권을 차지한다. 두 음식 모두 중국에서 유래된 것으로 중독성이 매우 강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국인들이 중국음식을 사랑하는 이유가 뭘까.



바삭한 설탕 코팅… 한 입 베어 무니 과즙 '팡팡'


10대 청소년들은 인기 과일 탕후루를 먹기 위해 오픈런도 마다하지 않는다. 사진은 서울시 강서구 일대 탕후루 가게(왼쪽)와 탕후루 가게 내부. /사진=방민주 기자
중국 먹거리 열풍은 길거리 곳곳에 침투했다. 중국의 과일사탕 '탕후루'를 파는 가게는 전국 곳곳에 지점을 내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과일에 설탕 시럽을 바르고 굳혀서 먹는 탕후루는 바삭하면서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개인마다 호불호가 갈리지만 탕후루를 들고 길거리를 지나가는 동네 아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초등학생 사이에서는 인기 폭발이다. 딸기, 샤인 머스켓, 블루베리, 파인애플 등 종류도 다양한데 매장에 늦게 가면 인기 과일은 품절일 정도다.

탕후루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우선 탕후루는 유튜브 ASMR 콘텐츠로 유명해졌다. 형형색색에 소리까지 바삭하게 나 인기가 급상승했다.

탕후루 가게에서 만난 대학생 이모씨(여·22)는 "설탕 코팅이 바삭하게 씹히는 게 좋아서 종종 먹는다"며 "예전에 중국 상하이로 여행 갔을 때 한번 먹어봤는데 요즘 우리 동네에도 탕후루 가게가 생겨서 그 맛을 다시 느끼려고 찾는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전모군(남-11세)은 "학원 가기 전에 친구들이랑 나눠 먹으려고 왔다"며 "방학 전에는 줄 서서 먹곤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적당히 달고 씹는 맛이 있어서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탕후루는 과일 겉을 설탕으로 얇게 코팅해 '식감'과 '단맛' 두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강한 중독성을 장착했고 그 중독성이 10대들의 사랑을 받는 비결로 보인다.



마라탕에서 시작한 열풍… 마라의 '한식화'


마라탕은 여자들의 소울푸드로 자리잡았고 이를 겨냥해 한국식 마라탕도 등장했다. 사진은 기자가 먹은 마라탕(왼쪽), 술 안주로 유명해진 마라전골. /사진=방민주 기자
마라탕은 반짝 유행을 넘어 어느덧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중국 음식인 마라탕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적절히 퓨전화된 것(K-마라탕)이 신의 한 수였다. 중국 당면, 건두부, 푸주, 뉴진면, 배추, 숙주, 면, 연근 등 내가 원하는 재료를 한데 모아 먹을 수 있는 점도 특별하게 다가왔다.

마라탕의 인기는 식을 기미가 안 보인다. 여전히 유튜브 먹방 콘텐츠에서 조회수 보증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마라탕 먹방은 유튜버들의 필수 코스다.

특히 한국식 마라탕을 선보여 인기를 끈 곳이 있는데 주력 메뉴는 '마라 전골'이다. 중국식의 마라탕을 한국식 전골에 접목해 얼큰하면서도 마라 특유의 얼얼한 맛을 놓치지 않아 술안주로 유명세를 탔다.

해당 식당의 마라 전골을 먹어본 조모씨(여·25)는 마라탕인데 마라탕이 아닌 맛이라고 평가했다. 즉 중국 전통 마라탕 맛보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국밥 맛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는 분석이다. 조씨는 "같이 먹은 친구가 마라탕을 싫어하는데 되게 맛있게 먹더라"라며 "마라탕 베이스지만 한국인 입맛에 아주 잘 맞는 한식"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자극적인 마라의 유혹은…


요식업계는 각종 한국 음식에 마라를 접목해 색다른 맛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각종 마라를 접목한 음식 홍보물. /사진=해당 업계 공식 페이스북 캡처.
마라 열풍이 식지 않자 식품업계도 발 빠르게 마라 맛을 첨가한 제품을 내놓았다. 특히 음식 이름 앞에 '마라'가 붙기만 하면 불티나게 팔리는 흥행보증수표 역할도 톡톡히 한다. 마라 김밥, 마라 비빔면, 마라 족발, 마라 떡볶이 등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마라 떡볶이는 없어서 못 파는 메뉴로 인기가 가장 뜨겁다.

최근 엽기떡볶이에서 신제품으로 출시한 마라 떡볶이는 예상치 못한 주문 세례에 잠시 판매를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마라 요리는 매운맛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마음을 단단히 사로잡아 하나의 음식 카테고리로 자리매김했다.

직장인 신모씨는(여·25)는 "최근 마라 떡볶이를 먹어봤는데 떡볶이에서 마라샹궈 맛이 나더라"라며 "마라 마니아로서 너무 맛있었고 정말 자극적이었다"고 만족해 했다. 그는 "다음에는 오리지널 맵기를 선택해 먹어볼 것"이라며 재구매 의사를 확실히 드러냈다.

마라 떡볶이를 구매하려다 실패했다는 강모씨(여·24)는 "품절될 줄 몰랐다"며 "너무 허탈하다"고 웃어보였다. 그는 "먹방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알게 됐다"며 "최대한 빨리 먹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방민주 기자 minju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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