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판매 `홍콩H지수 ELS` 40억 손실… 내년 만기 13조 괜찮나

신하연 2023. 7. 3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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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서 약 40억원대 원금손실이 발생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 한 곳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기초 ELS 상품에서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이번에 원금 손실이 발생한 이유는 상품이 판매된 2021년 이후 홍콩H지수가 약세를 지속한 탓이다.

5대 은행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연계 ELF·ELT의 만기 도래 규모는 올해 하반기 81억원(7월 손실분 제외)에서 내년 상반기 9조371억원, 하반기엔 4조5406억원으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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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 연합뉴스.

은행권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서 약 40억원대 원금손실이 발생했다. 내년 만기 도래하는 관련 상품 규모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만 13조원이 넘어 손실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홍콩 증시가 최고점을 기록하던 2021년 1~3월 이후 발행된 ELS의 경우 내년 만기 도래 시에도 원금 손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 한 곳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기초 ELS 상품에서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이달 만기 도래 규모는 약 103억원으로 이가운데 손실 예상 금액은 약 40억3000만원이며, 손실률이 40% 수준이다.

ELS는 정해진 조건에 따라 수익 또는 손실이 발생하는 금융상품이다. 통상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상환 기회를 주며, 기초자산의 주가가 원금손실 기준점인 '녹인 배리어'(Knock-in Barrier)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은행들은 해당 ELS를 사모·공모를 통해 펀드(ELF)와 신탁(ELT) 형태로 판매했다.

이번에 원금 손실이 발생한 이유는 상품이 판매된 2021년 이후 홍콩H지수가 약세를 지속한 탓이다. 홍콩H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가운데 50개 종목을 추려서 산출하는 지수로, 변동성이 높은 편이다. 지난 2021년 2월 1만2000선을 넘어섰으나 같은해 하반기 8000대까지 떨어진 뒤 현재 6000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문제는 내년이다.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는 지난 2021년 집중적으로 발행됐는데, 이번 손실 상품은 2년 6개월 만기 상품이었고 ELS의 통상 만기는 3년이기 때문이다.

5대 은행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연계 ELF·ELT의 만기 도래 규모는 올해 하반기 81억원(7월 손실분 제외)에서 내년 상반기 9조371억원, 하반기엔 4조5406억원으로 늘어난다. 내년 만기 도래 규모만 13조5777억원에 달한다.

통상 손실발생구간(녹인·knock-in) 기준선은 최초 기준가격의 50~55%, 조기상환 기준선은 60~70% 선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부 상품은 녹인 배리어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있다. 전균 삼성증권 ETP리서치팀장은 "내년 만기 도래 시점까지 홍콩H지수가 의미 있는 반등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홍콩H지수 연계 ELS 중 일부는 손실 상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지수가 1만대 후반에서 최고 1만2000대까지 상승했던 2021년 1~3월 발행분을 제외하고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8000~9000포인트에서 발행된 ELS가 원금 손실을 내려면 홍콩H지수가 5000포인트 이하로 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1년 하반기 1만 포인트 이하에서 발행된 ELS는 조기 상환 만기 손실 가능성이 굉장히 낮다"면서 "홍콩 증시 변동성에 따라 조기상환이 늦을 수는 있지만, 지수가 반등하지 않더라도 만기 원금 손실 확정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홍콩 증시가 올 하반기에는 경기 회복을 반영하며 지수 하단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홍콩 증시가 경기와 정책의 순환적인 회복을 반영하며 지수 하단을 점차 높이고, 대외적인 악재에 점차 둔감해 질 것"이라면서 "가계 소비와 기업 재고 사이클 회복세에 따라 중국 경기 추세가 2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 완만한 반등을 재개할 것과 하반기 미국 달러 강세 기조가 정점을 통과하면서 홍콩 증시의 유동성 민감도가 점차 축소될 것"을 근거로 들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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