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L·1kg 등장…유통업계, 고물가 시대 '빅사이즈' 대세

사진=BGF리테일 제공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유통업계가 '빅사이즈' 제품을 연달아 출시하고 있다. '곱빼기', '사이즈 업'을 넘어 크기나 규모가 거대한 것을 의미하는 '점보(jumbo)', '메가(mega)' 수준의 초대용량 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1kg짜리 특대용량 안주 '꾸이 포대'를 업계 단독으로 출시한다. 가로, 세로 폭의 합이 약 1.1m에 달해, 상품을 들어 올렸을 때 품에 한아름 가득 안게 되는 거대한 사이즈를 자랑한다.

꾸이 포대 가격은 2만5900원이다. 기존에 CU에서 판매 중인 30g짜리 소용량 어포 상품에 비해 중량 당 가격이 3배 저렴하다. 출시를 기념해 8월말까지 1400원 할인된 2만4500원으로 판매한다.

270g 짜리 '대표 오징어튀김' 2종(오리지널·와사비)과 400g짜리 대용량 스낵 '엘도라다 감자칩'도 출시한다. 기존 제품들의 평균 중량이 60g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각각 4배, 6배 이상 많은 용량이다. 대표 오징어튀김의 경우 여러 번 걸쳐 나눠 먹을 수 있도록 지퍼백 형태로 상품을 만들었다.

회사 관계자는 대용량 제품 출시에 대해 "안주 수요가 여름철 급증함에 따라 고객 알뜰 소비를 돕기 위해 중량을 높인 안주 상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CU 안주 상품들의 월별 판매 비중을 살펴보면, 여름(6~8월) 31.2%, 가을(9~11월) 26.3%, 봄(3~5월) 22.6%, 겨울(12~2월) 19.9% 순으로 하절기에 집중된 판매 경향을 보였다.

사진=GS리테일 제공

업계 라이벌인 GS25도 지난 5월, 초대형 컵라면 '점보 도시락'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가로와 세로 사이즈가 27.8cm, 33.5cm에 달하는 크기다. 전체 중량은 729g으로 기존 '팔도 도시락(86g)' 대비 8.5배 많다.

출시 후 3일 만에 준비된 초도 물량 5만여개가 소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에 회사 측은 점보 도시락을 한정 판매에서 상시 운영 상품으로 전환했다.

GS25는 이후 넷플릭스와 협업을 통해 대용량 팝콘 제품인 '넷플릭스 콤보 팝콘'도 출시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일반 봉지 팝콘 용량(70~80g) 대비 5배 큰 400g짜리 제품이다. 넷플릭스 시리즈를 끝까지 몰아보는 '정주행' 트렌드에 맞춰 출시됐다.

PB(자체제작) 커피 브랜드인 '카페25'를 통해서는 780ml 대용량 '아이스아메리카노 점보'를 판매하고 있다. 크기는 기존 아이스 아메리카노 미디움(380ml)과 비교하면 2배 크다. 반면 가격은 2400원으로 기존 대비 100ml 당 30% 가량 저렴하게 책정했다.

사진=스타벅스코리아 제공

스타벅스코리아는 1L에 육박하는 '트렌타(30oz, 887ml)' 사이즈를 9월30일까지 한정 판매한다. 해당 사이즈는 그동안 북미 지역에서만 판매해 왔으며,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한국이 유일하게 운영하게 됐다. 회사는 고객 반응과 의견을 토대로 트렌타를 코어사이즈(매장에서 항시 만날 수 있는 사이즈)로 도입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빅사이즈 열풍은 기존 상품 영역을 벗어나 기발하고 이색적인 방식으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하나의 트렌드"라며 "콘텐츠적으로 재밌게 다가가는 동시에, 고물가 시대 '가성비' 높은 상품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