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사랑하게 됐습니다”...미국인 부부가 한국에 전달한 ‘선물’
이한나 기자(azure@mk.co.kr) 2023. 7. 31. 11:27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발표
평화봉사단 출신 민티어 부부
조선시대 책판과 근현대 서화
70년대 사진 등 총 1516점 기증
부산사진 1300여점 모아서
8월 4일부터 부산박물관 전시
평화봉사단 출신 민티어 부부
조선시대 책판과 근현대 서화
70년대 사진 등 총 1516점 기증
부산사진 1300여점 모아서
8월 4일부터 부산박물관 전시
한국인의 인정에 반하고 한국 문화유산을 사랑해 조선시대 희귀한 책판과 수묵화 등을 모으고 경제개발이 한창인 한국 풍경을 기록에 남겼던 미국인 부부가 평생 모은 수집품을 한국인들 품에 돌려줬다.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과거 평화봉사단으로 한국을 방문했던 미국인 부부 개리 민티어(77)와 매리 앤 민티어(77)가 수집하고 기록한 근현대 서화 및 전적, 사진 자료 등 총 1516점을 기증받았다고 31일 밝혔다.
민티어 부부는 한국에 평화봉사단(Peace Corps) 일원으로 파견돼 1969년부터 1975년까지 서울과 부산에 거주하며 영어 강사로 활동했다. 6년여간 머물며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근현대 서화와 전적 등을 수집했고, 1970년대 부산의 생생한 모습 등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해외 우리 문화재 소장기관과 지속적인 조사·연구 사업을 추진하는 재단은 민티어 부부의 한국 문화재 소장 정보를 파악하고 지속적인 교류로 신뢰를 쌓았다. 이에 부부는 그동안 소중하게 간직해 온 소장품을 판매하지 않고 한국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면서 재단에 기증 의사를 밝혀왔다.
민티어 부부가 수집한 서화류와 전적류 총 105건 150점이 우선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됐다. 대표적 작품으로 조선 후기 화가 사호(沙湖) 송수면(宋修勉, 1847-1916)의 수작인 매죽도가 있고, 근대기 우리 회화사의 다양성을 살필 수 있는 자료는 물론 조선 중기 학자 고산(孤山) 이유장(李惟樟, 1625-1701)이 편집한 춘추집주(春秋輯註) 목판(권2) 등 희소가치가 높은 것도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이번 기증 대상 유물을 소독하고 등록하는 작업을 거쳐서 내년 4월 도서관의 날 행사 때 일부 공개할 계획이다.
아울러 부부는 자신들의 소중한 기억이 담긴 1366점의 사진자료를 추가로 부산박물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오는 8월 4일부터 9월 3일까지 부산박물관에서 개최하는 ‘1970년 부산, 평범한 일상 특별한 시선’전에서 선보인다. 1981년 부산 도시철도 1호선 건설로 철거된 부산 서면 부산탑과 보수동 산동네 모습 사진(1970)도 있다.
이번 기증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국립중앙도서관, 부산박물관 등 3개 기관이 전문성을 살려 협업해 이뤄낸 성과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관계자는 “50년 전 한국에 처음 와서 한국 사람들의 정을 듬뿍 느끼고 가슴 깊이 한국을 사랑하게 된 미국인 부부가 당시 생활 면면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수집한 자료들을 소장자와 국내외 기관 협력을 통해 환수한 사례”라면서 “이번 기증 자료가 향후 지역 연구 및 우리 현대사 연구에 중요한 기반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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