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월드컵 현장] 월드컵 데뷔 천가람, “아픈 기억으로 남은 소중한 순간...후회 남기지 않겠다”
“정말 원하던 순간이었고 1분 1초가 소중했던 데뷔전이었는데, 패해서 아픈 기억으로 남았어요. 이 아픔을 잊지 않겠습니다.”
여자 축구 대표팀 천가람(21·화천KSPO)은 31일 한국 베이스캠프인 호주 시드니 캠벨타운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마친 후 조곤조곤 데뷔전을 치른 소감을 밝혔다.
천가람은 2002년생의 어린 선수. 2023 여자 실업축구 W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를 차지했다. U-14(14세 이하), U-17, U-20 대표팀을 두루 거쳤고 30일 모로코와 벌인 2023 FIFA(국제축구연맹)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후반 43분 교체 투입,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한국(세계 17위)은 지난 25일 콜롬비아(25위)에 0대2로 패한데 이어 30일 모로코(72위)에 0대1로 패, H조 최하위로 처졌다. 한국이 16강에 나서려면 다음달 3일 3차전에서 독일을 5골 차 이상으로 이기고, 콜롬비아가 모로코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 현실적으로 어렵다.
천가람은 “어리지만 한국을 위해 열심히 싸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호주에 왔다”며 “정말 열심히 대비했는데, 우리가 준비한 것들이 잘 나오지 않는 게 내 눈에도 보여 속상했다”고 했다. 이어 “짧지만 출전 시간을 받은 것에 감사하다”면서 “누군가는 ‘우리가 이제 어떻게 이겨’라며 경기를 보지 않을 수도 있지만, 희망은 작지만 있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날 훈련 전 콜린 벨(62) 대표팀 감독 주관 단체 미팅을 가졌다. 벨 감독이 선수들에게 “희망을 잃지 말자” “결과가 어떻든 난 너희들을 사랑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대표팀 선수들은 회복에 초점을 두고 달리기, 족구, 스트레칭 등을 이어갔다. 천가람은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하겠다. 후회를 남기고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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