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맘대로 안 된다"는 개딸들, 끝없는 "수박 내쳐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의 만찬 회동 이후에도 지지자들 사이의 계파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회동 이후 '단합'의 메시지를 내놓았지만,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을 이르는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들은 오히려 "수박을 내치라"며 갈등을 키웠다. '수박'이란 개딸들이 비명(비이재명)계를 두고 '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는 의미로 쓰는 은어다.
이낙연 전 대표의 최측근인 신경민 전 의원은 31일 두 사람의 회동에 대해 "기대를 크게 하지는 않았다"며 "예상했던 대로 진행이 됐다"고 평가했다. 두 사람이 회동 직후 '시각차가 드러났다'는 해석에 수긍한 것이다.
◆시각차 드러낸 명낙회동…이재명은 '단합', 이낙연은 '혁신' 강조
지난 28일 만찬 회동 이후 이 대표는 "총선 승리에는 당의 단합이 중요하다"고 한 반면, 이 전 대표는 "혁신을 통해 국민 신뢰를 다시 얻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대표의 강성지지층이 비명계 의원들을 비난하는 것을 지적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 신 전 의원은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급하면 만나자고 이재명 대표 쪽에서 연락이 온다"며 "지난번에도 이런 만남들이 있었다. 미국 가기 전에도 있었고, 그 전에 선거 때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낙연 전 대표는) 귀국 이후 일정을 통해 민주당이 국민 곁에 가기 위해서는 도덕성을 회복해야 하고, 당내 민주화도 매우 중요하다고 줄곧 얘기를 했다"며 "회동 이후 당에서 낸 보도자료는 단합에 방점이 찍혀 있지만, 혁신을 통한 단합이어야지 단합만 강조하는 것 가지고는 안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신 전 의원은 "당 안에서 서로 생각이 조금 다르다고 험한 얘기들을 하면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하는 것이 과연 맞느냐"며 "사실 방점은 혁신을 통한 단합이라고 얘기할 수 있고, 그 내용은 당내 민주화 그리고 언어 순화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개딸들이 주로 사용하는 '수박'이라는 용어에 대해 "1980년에 광주에 내려간 계엄군들이 그 당시에 부상자나 특히 사망자들을 가리키는, 현대사에서 굉장히 가슴 아픈 단어"라며 "이런 단어를 다른 계파의 사람들한테 쓰는 몰정치적인, 몰역사적인 단어 구사에 대해 개탄한다. 용어가 너무 저질스럽고, 역사를 잊은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이낙연 '분열의 언어' 지적에도…계속되는 개딸들 '수박' 타령
이재명 대표 역시 강성 지지층의 과격한 언어 사용에 대해 문제 의식은 가지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분열의 언어를 즉시 중단시켜야 한다"는 이 전 대표의 지적에 "그것을 중단시키기 위해서 상당히 노력하는데도 마음대로 잘 안 된다"며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들은 '명낙회동' 이후에도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적개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개딸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커뮤니티 '블루웨이브'에는 이 대표를 성토하는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가 차라리 민주당을 떠나는 게 낫다는 게 주요 주장이다.
이재명 대표 지지자로 추정되는 유저들은 명낙회동 이후 "이낙연은 다시 한번 민주당을, 우리 당원들을 배신했다", "과감히 수박들을 쳐내라", "총선 승리해서 뭐 하느냐. 이낙연과 수박들은 또다시 국회의원이 되어도 지금과 똑같이 발목을 잡고 개혁을 방해할 거다"는 등의 글을 썼다.
또 다른 유저도 "이낙연님은 왜 여기서 고생하느냐. 본인 지지도도 국민의힘에서 높고, 전 비서도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고, 본인 지지도도 국힘에서 대변해주는데 굳이 왜 민주당에서 이렇게 고생하느냐. 국민의힘으로 가라"고 했다.
신경민 전 의원은 이 같은 개딸들의 '수박' 타령에 대해 "이 정도 되면 시범 케이스로 누군가를 좀 혼냈어야 한다"며 "(이재명 대표가) 혼내는 거 잘하잖아요. 근데 이 대목에서만은 점잖게 얘기한다"고 했다. 이어 "점잖게 얘기를 하는 것은 그냥 봐주겠다는 얘기 아닌가 싶다"며 "당대표가 이렇게 하면 안 된다. 당대표가 이런 분열의 언어, 험한 언어를 쓰는 사람들은 굉장히 엄중하게 다루고 혼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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