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눈물' 그럼에도 그녀들의 축구는 계속된다[女월드컵 훈련현장]

전영지 2023. 7. 3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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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전 2연패 이튿날인 31일 오전, 다시 돌아온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의 호주 캠벨타운 베이스캠프엔 정적이 감돌았다.

전날 호주 애들레이드 하인드마시스타디움에서 펼쳐진 국제축구연맹(FIFA)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2차전에서 아프리카 복병 모로코(FIFA 72위)에 0대1로 패했다.

전날 밤 11시15분경 애들레이드에서 시드니 팀 호텔에 도착한 선수들은 이튿날 오전 다시 일어섰다.

벨 감독은 오전 10시15분부터 훈련장 라커룸에서 20분 넘게 선수단 미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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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훈련 하는 대표팀<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시드니(호주)=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모로코전 2연패 이튿날인 31일 오전, 다시 돌아온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의 호주 캠벨타운 베이스캠프엔 정적이 감돌았다.

전날 호주 애들레이드 하인드마시스타디움에서 펼쳐진 국제축구연맹(FIFA)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H조 2차전에서 아프리카 복병 모로코(FIFA 72위)에 0대1로 패했다. 콜롬비아전에 이은 2연패, 간절했던 16강은 사실상 멀어졌다. 전날 독일이 콜롬비아에 극장골을 내주며 1대2로 패하는 이변이 있었다. 콜롬비아가 최종전에서 모로코를 잡고, 한국이 독일에 5골 차로 승리하면 극적인 16강행이 가능하다는 기적의 '경우의 수'가 등장했지만 쉽지 않다. '1승1패' 조2위의 독일은 한국전 승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 사활을 걸고 나설 전망이다.

감출 수 없는 아쉬움<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벨 감독 역시 모로코전 패배 직후 기자회견에서 "감독 커리어 최악의 상황"이라면서 "어떻게 우리 스스로 다시 털고 일어날지, 나도 이런 상황은 처음이다. 중요한 상황에서 이렇게 져본 적이 처음이다. 다들 한껏 풀이 죽어 있을 때 어떻게 털고 일어날지 마지막 경기는 어떻게 할지…"라며 고민을 토로한 바 있다. "FIFA 내에서 가장 훌륭한 팀(독일)을 상대로 어떻게 맞설까 고민하겠다"고 했다. 16강 탈락이 유력하지만 아직 한 경기가 남았고, 축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전력차가 확실한 강호를 상대로 어떤 경기로 어떻게 마무리할지 역시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미래를 위해서는 중요한 일이다. 희망이 없을 때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이 해야할 일을 '그냥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전날 밤 11시15분경 애들레이드에서 시드니 팀 호텔에 도착한 선수들은 이튿날 오전 다시 일어섰다. 여느 때와 똑같이 회복훈련을 진행했다.

벨 감독은 오전 10시15분부터 훈련장 라커룸에서 20분 넘게 선수단 미팅을 진행했다. 훈련시작 시간을 넘긴 오전 10시35분경 벨 감독을 필두로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모로코전 훈련 중 왼발목 인대가 파열된 막내 골키퍼 류지수는 이날 귀국길에 올랐다. 모로코전 직전 워밍업 중 종아리에 찌릿하는 통증을 느껴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된 베테랑 센터백 임선주는 정밀검진을 위해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다. 21명의 스쿼드는 자유롭게 개별 훈련을 진행했다. 전날 모로코전 경기중 상대 수비수에게 종아리를 걷어차인 지소연이 다리를 절뚝이는 모습이었지만 큰 부상은 아니라고 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기로, 1%의 희망이라도 있다면 그 희망을 놓지 않기로 결의했다. 훈련 후 인터뷰에서 '막내 공격수' 천가람은 "감독님과 미팅하는 데 울컥했다. 눈물을 참으려고 애썼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절대 포기하지 말자, 결과가 어떻든 감독님은 우리를 사랑한다'고 말씀하셨다. 우리에게 희망이 남아 있으니 희망을 잃지 말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는 남은 사흘간 그 희망을 좇을 것이다. 아주아주 작은 희망이고, 다른 사람들은 '저걸 좇는다고?'하겠지만 우리는 4년간 그걸 좇아왔고 남은 사흘간 그걸 위해 미쳐볼 것"이라는 강인한 각오를 전했다. 마지막 한 경기,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희망과 미래를 보여주는 경기를 다짐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마지막까지 최선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전날 베스트11으로 나선 대부분 선수들이 족구를 하며 몸을 풀었고, 김정미, 조소현은 조깅에 몰입했다. 30분 가까이 트랙을 끊임없이 돌았다. 볼 트래핑, 미니게임, 스트레칭을 자유롭게 하며 몸도 풀고, 기분도 푸는 분위기였다. 벨 감독 역시 선수들과 함께 달리고, 함께 스트레칭을 했다.

전날 후반 교체로 나선 천가람, 케이시 페어, 전은하와 이영주, 강채림, 배예린 등 경기를 뛰지 않은 공격수들은 벨 감독의 지휘하에 미니게임, 공격 전술, 슈팅 훈련을 진행했다. 전날 경기르 뛴 선수들은 햇살 아래 폼롤러로 스트레칭을 하며 후배, 동료들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스프린트 훈련으로 오전 일정을 마무리했다. 독일전을 앞두고 백업 공격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훈련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이제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한 경기만을 남겨뒀다. 3일 오후 7시(한국시각) 브리즈번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FIFA 2위' 독일과의 최종전에서 유종의 미를 다짐하고 있다.
시드니(호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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