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들깨 팔아 올게요" 길거리 노인 등쳐 농산물 훔친 전과 19범

원다라 2023. 7. 3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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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농산물을 파는 노인들에게 도와주겠다고 접근한 뒤 농산물을 훔쳐 달아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지난해 9월부터 전국을 다니며 길거리에서 고춧가루·들깨·두릅 등 농산물을 훔친 남성 A씨를 최근 검거했다.

경찰청이 7월 27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할머니 잠깐만 기다리세요! 제가 대신 이 물건들 팔아 올게요'라는 제목 영상에서 A씨는 들깨를 팔려고 나온 한 할머니에게 들깨가 든 손수레를 대신 끌어주겠다며 접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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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유튜브 통해 범행 영상 공개
퇴직 공무원 행세하며 음식점 '먹튀'도
7월 27일 경찰청 유튜브에 올라온 '할머니 잠깐만 기다리세요! 제가 대신 이 물건들 팔아 올게요' 라는 제목의 영상. 영상에서 할머니의 손수레를 대신 끌던 남성(원 안)은 할머니가 팔려고 했던 9만 원 상당의 들깨를 들고 달아났다. 유튜브 캡처

길거리에서 농산물을 파는 노인들에게 도와주겠다고 접근한 뒤 농산물을 훔쳐 달아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지난해 9월부터 전국을 다니며 길거리에서 고춧가루·들깨·두릅 등 농산물을 훔친 남성 A씨를 최근 검거했다. 경찰청이 7월 27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할머니 잠깐만 기다리세요! 제가 대신 이 물건들 팔아 올게요'라는 제목 영상에서 A씨는 들깨를 팔려고 나온 한 할머니에게 들깨가 든 손수레를 대신 끌어주겠다며 접근했다. 이후 A씨는 할머니에게 "처제에게 들깨를 팔아주겠다"며 달아났다. 손수레에는 9만 원어치의 들깨가 실려 있었다.

A씨의 말을 믿은 할머니는 골목에 앉아 하염없이 기다렸다. 할머니는 30분이 지나도 A씨가 돌아오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A씨의 동선을 파악하고, 잠복근무 끝에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절도 등 전과 19범이었다. 지난해 10월 경기 수원에서는 고춧가루를 판매하는 노인을 상대로 125만 원 상당의 고춧가루를 동생에게 팔아주겠다고 한 뒤 훔쳤다. 지난 4월에도 두릅을 판매하는 노인을 상대로 돈을 빌려주면 두릅값과 함께 갚겠다며 현금 10만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

A씨는 또 이들을 상대로 부군수였다가 퇴직한 공무원이라고 사칭해 돈을 빌리거나, 식당에서 단체예약을 한 뒤 음식만 받아 달아나는 등 약 634만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일정한 거주지 없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수사망을 피해 범행을 이어왔다"며 "주로 고령의 노인들을 상대로 약 10개월간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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