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통일 상징 위에 세워진 한반도 분단의 상징
[앵커]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지난주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행사가 잇따랐습니다.
독일도 1990년 통일 전엔 높은 장벽과 철조망이 동과 서를 갈랐는데요.
독일 통일의 상징이 된 장벽이 있던 그 자리에 이젠 한반도 분단의 상징이 세워졌습니다.
베를린 김귀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주도인 포츠담의 한 공원.
철조망 모형 앞에서 우리 춤사위가 펼쳐집니다.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한국과 독일 등의 작가 18명이 기획한 평화 전시회입니다.
휴전선 철조망을 재현한 작품이 이 공원에 자리한 건 이유가 있습니다.
이 작품이 설치된 장소는 이곳과 베를린 시내 마우어 파크.
정확히 베를린 장벽이 서 있던 자리입니다.
독일 통일의 상징 위에 세워진 한반도 분단의 상징입니다.
철조망을 넘는 동독 군인 그림 밑의 철조망.
독일 어린이들은 이미 작품의 의미를 알고 있습니다.
[차주만/작가/전시 기획자 : "베를린 장벽은 34년 전에 해체됐습니다. 우리 한반도에서도 베를린 장벽이 해체된 것처럼 한반도 휴전선이 해체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장소에서 전시하게 됐습니다."]
[악셀 클라우스마이어/'마우어 파크(장벽 공원) 재단' 이사장 : "이 역사적인 장소에서 (작품을 통해) 한국의 분단을 생각해볼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비무장지대 인근의 폐쇄된 초소의 창문, 독일 작가는 한반도가 하나가 되길 기원하며 남쪽과 북쪽을 향한 창문에 보이는 그대로의 풍경을 한국 산수화 기법으로 그렸습니다.
심장을 닮은 쪼개진 김치는 지금은 나눠져 있지만 하나의 정체성을 가진 남과 북을 뜻합니다.
[정선경/한독문화예술교류협회 대표/전시 기획자 : "한국의 분단 상황과 독일의 통일을 경험한 예술가들이 그들의 경험과 시각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정전 70년을 맞아 열린 이번 전시회는 보이지 않는 마음의 철조망까지 넘어서라고 남과 북 모두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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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수 기자 (seowoo1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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