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직격 야구] 작지만 강한 박민지, 하먼, 그리고 물금고 야구선수
최근 3년간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의 대세는 박민지(25)다. 그는 2021~2022년 연속으로 6승을 올린 데 이어 올해도 2승을 거둬 다승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데뷔 7시즌만에 18승을 따내 역대 최다승인 20승의 구옥희(1956~2013), 신지애(35)의 대기록을 곧 넘어설 기세다.
31일 현재 KLPGA 투어에서만 통산 55억 4700만원을 벌어들여 이 부문 최다인 장하나의 57억6503만원을 연내 돌파할 가능성도 높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전설'이다.
160cm의 작은 키와 얼핏 가냘퍼 보이는 체구에서 어떻게 장타를 뿜어내고 우승을 밥먹듯이 할까. 집중력이 타고 났다지만 그의 플레이는 볼수록 신기하다.
지난 24일 영국 위럴의 로열 리버풀 골프장에서 끝난 제151회 디오픈 챔피언십. 키 170cm도 안되는 단신의 왼손잡이 브라이언 하먼(36․미국)이 욘 람(스페인), 로리 매킬로이(영국) 등 쟁쟁한 골퍼들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세계 랭킹 26위로 우승 확률이 0.8%이었던 그를 대회전 주목한 전문가는 한명도 없었다. 하먼의 이번 대회 평균 비거리는 283야드(약 258.8m)로 세계 정상급 골퍼들의 85~90% 수준에 불과했다.
그런데 하먼이 어떻게 2위와 6타차의 압도적인 우세로 세계 최고 권위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컵을 번쩍 들어 올렸을까. 하먼은 '키가 작다'는 말을 오히려 동력으로 삼았다고 한다.
하먼은 "남의 평가는 듣지 않는다. 그들이 그런 말을 하면 그게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더 열심히 했다. 시간가는줄 모르고 연습을 할때가 자주 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한다는 의미다. 좋아하는 걸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늘 감사한다"고 말했다.
박민지와 브라이언 하먼의 공통점은 키가 작다는 것과 어릴적 시작한 운동 종목을 일찍 바꾼 것이다. 박민지의 어머니 김옥화 씨는 1984년 LA 올림픽 여자 핸드볼 은메달리스트다. 일본 실업팀에서도 이름을 날렸다. 어머니는 딸에게 자신의 핸드볼 DNA를 물려주기 위해 초등학교 3년 때 핸드볼을 가르쳤다.
어머니는 어린 박민지에게 심하다 싶을 만큼 강도높은 체력훈련을 시켰는데 딸이 너무 힘들어하자 초등 5년 때 골프로 종목을 바꿨다. '신의 한수'였다.
하먼은 어릴적 야구를 했다. 뛰어난 1번 타자에 유격수였다. 그러나 어느날 몸이 아파 야구하러 가지 못하고 우연히 타이거 우즈의 경기 중계를 보며 골프의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박민지는 신상 명세표에 키가 160cm로 표시돼 있다. 어느 종목의 선수든 누구나 키를 실제보다 조금 부풀리므로 신장은 157~159cm일 가능성이 많다.
하먼 역시 공식 프로필엔 170cm로 등록했지만 스스로 밝힌 것처럼 "컨디션이 좋고 굽이 있는 신발을 신은 날 잰 키"라고 했으니 골퍼로서는 매우 작은 167cm 안팎으로 봐도 무방하다.
키나 체구가 작은 선수가 성공한 스포츠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그중 지난 27일 끝난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창단 첫 전국대회 결승행의 엄청난 돌풍을 일으킨 경남 양산 물금고 선수들을 빠뜨릴 수 없다.
2015년 창단된 물금고 야구부는 지역 약체팀으로 어떤 전문가도 예상못한 '기적의 결승전'을 이끌어내 '언더독 반란'의 대명사가 됐다. 마산고와의 16강전에서는 1-11의 열세를 뒤엎고 14대12의 대역전승을 따냈다. 우승 후보 충암고와의 8강전에서는 서스펜디드의 악재속에 11대9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경기상고와의 준결승전에서는 2-3으로 뒤진 7회초 타선을 폭발시키며 6득점으로 전세를 뒤집는 등 13대5 역전승을 일궈냈다.
그런데, 물금고 선수들은 하나같이 왜소해 보였다. 가까이서 보면 다르겠지만 현장 '직관'이나 TV 중계를 보면 주전들은 중3 정도의 체구를 지녔다. 포수 김우성(180cm, 83kg)을 제외하면 4강전을 이끈 투수 조동휘와 주장 공민서(12안타로 최다안타상 수상) 등 주력 선수들은 잘해야 170cm로 보였다. 물론 팸플릿에는 170~175cm으로 등록돼 있는데 앞서 이야기한 박민지와 브라이언 하먼처럼 키를 '뻥튀기'했음이 분명했다.
그러면 물금고 선수들은 왜 대부분 작을까. 이는 물금고만의 비애가 있다. 약팀인 만큼 경남도내 우수 중학 선수들은 부산-경남지역 야구 명문고인 경남고, 부산고, 마산고에 먼저 지원한다. 오도가도 못하는 중간급 선수들을 선발하다보니 체격이 큰 대형 유망주들을 뽑을 수 없었던 것.
모교인 마산고에서 10년간 수석코치를 지내며 지도자 수업을 탄탄히 받은 강승영 감독은 "부산이나 창원의 우수 고교에 가지 못했던 선수들이 우리 팀에서 주전의 기회를 잡자 자기 능력을 마음껏 발휘해 대이변을 만들 수 있었다"며 "키작은 열세를 딛고 체력 훈련을 많이 시켜 프로에서도 통하는 선수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작지만 강하고 부유한 나라인 '강소국(强小國)' 대한민국, 이스라엘, 대만, 싱가포르, 스위스는 그 눈부신 성장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스포츠에서도 작지만 강하고 놀라운 성적을 내는 박민지, 브라이언 하먼, 물금고 선수들이 있어 그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본지 객원기자
스포츠한국 권정식 jskwo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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