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 말라 죽고 주택 수영장엔 곰…미국 “폭염 실존적 위협”
[앵커]
오늘도 벌써부터 참 덥습니다.
미국에서도 이른바 '열돔' 현상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는데요.
어느정도냐면요, 숲에 살아야 할 곰이 더위를 피해 내려와 주택가 수영장을 차지하는가 하면, 열대 식물인 선인장이 말라죽는 이례적 현상까지 속출하고 있습니다.
워싱턴 이정민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버뱅크의 한 주택 안 수영장, 산에서 내려온 야생 곰이 수영을 하고 있습니다.
35도 가까운 더위를 피하겠다고 주택가로 내려와 수영장을 차지한 곰 때문에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한바탕 수영 후 더위를 식힌 곰은 집 뒤 나무로 올라가 물기까지 말린 후 산으로 되돌아갔습니다.
미국 남서부 애리조나의 명물로 꼽히는 선인장 '사구아'는 말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더위와 건조함에 익숙한 선인장도 한 달 가까이 최고 기온 43도를 웃돈 폭염을 버티지 못한 겁니다.
[킴벌리 매큐/애리조나 피닉스 사막식물원 책임자 : "말 그대로 더는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태이고, 질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말 동안 미국 상당 지역의 체감 온도가 38도를 웃돌면서, 1억 7천만 명이 폭염 경보나 주의보의 영향권에 들어갔습니다.
미국 남서부 지역을 뜨거운 공기로 뒤덮었던 이른바 '열돔' 현상이 거의 모든 지역으로 확대된 결괍니다.
보스턴 시는 폭염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시카고, 뉴욕, 필라델피아 등 대도시들은 공공 도서관과 지역 사회 시설에 냉방 센터를 열었습니다.
[로베르토 시리아코/뉴욕 브롱스 트레몬트 구세군 : "올해, 특히 지난주부터 매우 더워졌습니다. 사람들에게 매우 위험하고 누군가는 죽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민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이 장소를 개방하는 겁니다."]
지난주 연방 정부 차원의 폭염 위험 경보 조치를 발령한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 변화는 이제 실존적 위협이라고 짚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지난 27일 : "우리가 기후 위기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조차도 폭염이 지금 미국인에게 미치고 있는 영향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특히 냉방이 어려운 저소득층의 폭염 피해가 더 심할 것으로 기후 전문가들은 우려합니다.
전문가들은 세계 전역의 폭염이 다음 달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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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기자 (ma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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