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29세 좌완이 3G ERA 1.15라니…KIA 도박 대성공 조짐 “섭섭했어”도 이해해~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첫 3경기 평균자책점이 1.15다. KIA가 자존심을 버리고 다시 데려온 대체 외국인투수 토마스 파노니(29)가 무난한 연착륙을 넘어 ‘대박’ 조짐이다.
파노니는 30일 광주 롯데전서 6⅔이닝 5피안타 4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KBO리그 재입성 후 첫 퀄리티스타트와 첫 승을 동시에 달성했다. 앞선 두 경기 내용도 훌륭했지만, 이날 투구는 더욱 좋았다. 최근 롯데 타선이 하락세라고 해도 파노니의 변신이 더욱 돋보인다.
파노니는 2022시즌 대체 외국인투수로 KIA에 입단해 후반기에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작년 후반기 13경기서 78⅓이닝을 던지며 3승3패 평균자책점 2.41이었다. 그러나 KIA는 시즌 후 파노니와 결별을 택했다. 구위형 외국인투수를 영입해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렇게 뽑은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는 실패로 돌아갔다. 사실 일찌감치 ‘불합격’ 판정이 내려진 메디나와 달리 앤더슨의 교체는 도박성이 다분했다. 압도적이지 않았을 뿐 나쁜 내용과 결과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KIA는 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에 의존하는 앤더슨의 단순한 피치 디자인이 시간이 흐를수록 한계를 보일 것으로 판단하고 과감하게 교체했다.
그렇게 파노니와 마리오 산체스를 영입했다. KIA는 대만에 몸 담던 산체스와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40인 엔트리까지 포함된 파노니 영입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파노니의 경우 KIA와 협상 도중에 밀워키의 콜업을 받았다. 밀워키도 예전과 달라진 파노니를 테스트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파노니는 불안정한 메이저리거의 삶 대신 안정적인 대우를 받을 수 있는 KIA를 택했다. 12일 광주 삼성전 직후 이례적으로 “재계약을 해주지 않아 섭섭했다”라고 했다. 물론 미소를 띄며 한 얘기였지만, 솔직한 발언이기도 했다.
섭섭한 건 개인적인 감정이었고, 계약은 계약,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다. 파노니는 작년과 달리 다리를 들고 내리는 동작을 자유자재로 조절한다. 세트포지션으로 다리를 들지 않고 투구할 때 안정감이 있다는 김종국 감독의 평가도 있었다. 다리를 들고 던지면 예전보다 스피드가 좀 더 나오기도 한다. 작년에는 투구할 때 약간 템포를 늦춘 채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지만, 올해는 가볍게 던지면서 더 좋은 내용을 선보인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패스트볼 평균구속 143.2km다. 작년 142.7km서 0.5km 올랐다. 커브 비중을 조금 낮추고 슬라이더를 더 구사한다. 슬라이더에는 컷패스트볼까지 포함됐다. 체인지업 구사율은 높지 않다. 3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1.15. 피안타율 0.230에 15⅔이닝 동안 사사구는 단 4개. 계산이 되는 투구다. 표본이 더 쌓여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지만, 쉽게 무너질 투수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어쩌면 파노니는 돌아오지 못했을 수도 있다. KIA로선 한번 결별을 택한 투수를 자존심을 버리고 다시 데려왔다. 더구나 전임 단장이 최초 영입한 투수였다. 그러나 중요한 건 실리다. KIA의 5강 진입과 대권 도전이다. 결과적으로 KIA의 두 외국인투수 동반 교체라는 도박은 성공하는 모양새다. 시기가 이르지 않았냐는 생각도 들었지만, 후반기 순위다툼의 치열함을 감안하면 그렇지도 않다. 심재학 단장의 과감한 결단이 KIA를 살리기 일보 직전이다.
[파노니.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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