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디락스'경제 기대에 美증시 호조…"지나친 낙관" 우려도
S&P500, 8~9월에 약세 경향…"숨고르기는 장기적으로 건전한 신호"
긴축정책 마무리 전망…증시 상승 기대로 콜옵션 쏠림현상
S&P500, 8~9월에 약세 경향…"숨고르기는 장기적으로 건전한 신호"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미국에서 경제 회복세와 함께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이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기대로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월가 일각에서는 증시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상승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반등 가능성, 8월과 9월 증시가 역사적으로 약세 경향을 보여온 계절적 요인 등으로 지나친 낙관론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주에만 1% 상승하는 등 올해 들어 19% 가까이 상승했다.
특히 이 지수는 지난 6월1일 이후 미국 정부가 부채한도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피하고, 소비자물가는 하락하는 데다 경제 성장률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10% 포인트나 올랐다.
옵션시장에서도 인공지능(AI) 호황 등에 힘입은 증시 상승세에 대한 기대로 콜옵션으로의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10일간 미국 시장에서 콜 거래량이 풋 거래량을 800만 계약 이상 앞질렀으며, 이는 2021년 12월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콜옵션은 특정 날짜(만기)까지 특정 가격(행사가격)에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반대로 풋옵션은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파생상품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상승세의 배경으로 우선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에도 소비자물가가 하락하는 이른바 '골디락스'(이상적인 경제상황) 상태에 대한 기대를 꼽았다.
특히 지난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더 이상 경기침체를 예측하지 않고 있으며, 큰 일자리 손실 없이 인플레이션 목표치 2%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하면서 이 같은 기대는 더욱 힘을 얻고 있다.
투자자들은 또 지난해부터 시장을 뒤흔들었던 연준의 긴축 통화정책이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지난 28일 선물시장은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현재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지 않을 확률을 73%나 되는 것으로 봤다. 이는 한 달 전의 24%에서 크게 상승한 것이다.
AI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로 기술주 랠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 같은 견해를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지수가 올해 들어 현재까지 44% 가까이 올랐으며, S&P500지수의 정보기술 업종은 46% 정도 상승했다.
지난주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과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실적발표도 대형주의 높은 밸류에이션의 정당성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최근 상승세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일부 투자자들은 S & P500 지수 내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상승을 우려해 기술주에서 다른 업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기술주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연초 19.6배에서 현재 28.2배로 높아졌다.
이와 함께 골드만삭스 등의 기술적 분석에 따르면 개별주식과 관련된 옵션 거래량을 추적하는 풋과 콜 옵션 비율이 현재 최저수준으로, 이 경우는 역사적으로 향후 3개월간 주식시장이 보합세로 이어졌다.
이에 더해 지난 30년간 8월과 9월 S&P500지수는 각각 0.2%와 0.4% 하락세를 보여왔다는 점도 증시 약세 징후로 지적됐다.
다음주 발표될 7월 고용지표도 향후 경제를 가늠해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비교적 견조한 고용지표가 올해 증시 강세의 요인이었지만 경제가 너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라마 캐피털의 보브 칼먼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재의 5.50% 이상으로 인상하고 예상보다 오랫동안 유지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런 결과가 위험자산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골디락스에 도달과 심각한 침체 도래 가능성이 50대50 정도"라고 덧붙였다.
슈왑센터의 랜디 프레드릭 트레이딩·파생상품 담당 디렉터는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향후 한두 달 내 S&P500지수가 5% 이상 하락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증시가 지난해 약세장 이후 회복의 초기 단계에 있다"면서 "지나친 낙관론에 대한 우려는 항상 있어왔지만 숨 고르기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에 건전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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