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판매 글 댓글에 ‘용팔이’... 1심 모욕죄 2심은 무죄 이유는

1심 “모욕적 표현” 벌금 50만원 선고
2심 “폭리 의도 비판... 욕설도 없어”

인터넷 쇼핑몰 제품 판매 글에 전자기기 판매업자를 비하하는 ‘용팔이’라는 단어를 쓴 20대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1-2형사부(재판장 박원근 부장판사)는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 대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공소 사실을 보면 A씨는 2021년 2월 인터넷 쇼핑몰 판매 글 ‘묻고 답하기’에 ‘이 자가... 용팔이의 정점...!!’이라고 썼다가 모욕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용팔이라는 표현은 전자기기 판매업자를 비하하는 용어이다.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모욕적 표현에 해당한다”며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판단이 달랐다. 재판부는 용팔이라는 단어가 경멸적 표현에 해당하지만 즉시 판매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품을 통상적인 판매가보다 높게 내놓아 폭리를 취하려는 의도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객관적 타당성이 있는 사정에 기초한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또 용팔이라는 단어 외에 욕설이나 비방이 없어 지나치게 악의적이라고 할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제품 판매자 글에는 ‘40만원??? ㅋㅋㅋ 그냥 품절을 해놓으시지’, ‘40이래. 양심 좀 챙기죠 하나만 걸려라 이건가?’, ‘15만원짜리보다 부품이 10개 정도 더 달려 있나요??’ 등 댓글이 달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글을 쓴 곳은 소비자들이 판매자에게 상품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장이다. 상품에 대한 것이라면 그 표현의 자유는 비교적 폭넓게 보장되어야 한다”고 무죄 판결 이유에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