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태양광으로 전기차 충전한다

이종림 과학전문기자 2023. 7. 3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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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태양광발전 시스템으로 전기차 충전하는 ‘차지 온 솔라’ 기능 지원
테슬라가 태양광으로 전기차를 충전하는 ‘차지 온 솔라’ 서비스를 시작했다. [테슬라 제공]
테슬라가 태양광발전으로 차량 배터리 일부를 충전하는 '차지 온 솔라(Charge on Solar)' 기능을 도입했다. 태양광은 친환경적으로 전기차의 실용성을 높이는 에너지로서 각광받고 있다. 1955년 제너럴모터스(GM)가 첫 태양광 자동차를 공개한 이후 미국 앱테라 모터스, 네덜란드 라이트이어 등 스타트업이 태양전지판을 내장한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기존 자동차업체 일부가 태양광발전 옵션을 제공하는 가운데 테슬라가 관련 기능을 선보임에 따라 과연 머지않은 시기에 태양광 자동차가 등장할지 관심이 쏠린다.

태양광으로 전기차 충전

애플리케이션으로 실행하는 테슬라의 ‘차지 온 솔라’ 기능. [테슬라 제공]
테슬라는 태양광 충전 기능을 5월 '드라이브 온 선샤인(Drive on Sunshine)'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선보였다가 이번에 '차지 온 솔라'로 이름을 바꿔 북미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차지 온 솔라'는 태양광발전 시스템과 에너지를 저장하는 파워월 충전기를 사용하는 가정에서 테슬라 차량을 충전하는 기능이다. 태양광발전 시스템에서 초과로 생성된 잉여 에너지를 테슬라 차량 충전에 사용할 수 있다. 이 기능을 이용하려면 ESS(에너지저장장치)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테슬라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해야 한다. 테슬라 앱에서 태양광발전 시스템 부하를 고려해 충전 한도를 설정하고, 원하는 범위로 늘리면서 충전 속도를 조절하면 된다. 태양이 비치는 낮 동안 차량을 전원에 연결해놓으면 태양에너지로 최대 9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차지 온 솔라'는 테슬라 차량 소유자에게는 무료지만, 테슬라 차량과 파워월 태양광발전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꽤 비싼 기능이다. 파워월은 대당 1000만 원 이상 구입비용이 드는 고가 장비다. 아직까지 일반 태양광발전 시스템이 아닌 테슬라 장비에 국한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테슬라는 왜 자동차에 직접 태양전지판을 장착하지 않고, 가정용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통해 충전하게 하는 것일까.

태양광 자동차란 태양광으로 충전되는 내장형 태양전지를 사용해 차량에 전체 또는 부분 전력을 공급하는 전기차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태양광 전지와 에너지를 조절하고 저장하는 충전식 배터리가 장착돼 있다. 광전지(PV)로 불리는 태양광 전지는 햇빛(광자)이 PV셀에 닿으면 전자가 흘러 전류를 생성한다. PV셀은 실리콘과 인듐, 갈륨과 질소 합금 같은 반도체 재료로 만든다. 태양광 패널로 불리는 태양전지판은 햇빛을 전기로 변환하는 태양전지 수백 개로 구성돼 있다. 기존 전기차 가운데 태양전지판이 옵션으로 장착된 차량들이 있다. 1999년 출시된 아우디 A8은 선루프를 태양전지판으로 교체해 출시됐다. 2010~2016년 판매된 닛산 전기차 리프는 차량의 리어 스포일러에 소형 옵션 태양전지판이 내장됐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 끌어올 필요 없이 차량의 12V 배터리를 계속 충전하도록 설계됐다.

도요타는 2003~2009년 제작한 2세대 프리우스 하이브리드에 유사한 솔루션을 채택했다. 공조 시스템을 실행하기에 충분한 12V 배터리에 충전된 전력을 일부 제공한다. 2015~2022년 판매된 4세대 프리우스부터 지붕에 태양전지판을 장착했다. 현대자동차 또한 아이오닉5와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솔라루프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태양광을 통해 생성된 전기는 전기차의 배터리팩을 충전하거나 전력 요구 사항을 보충해주기에 일반 전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태양광만으로는 전력 공급 효과가 미미해 소비자의 만족도가 낮은 편이다. 태양전지판이 비용 대비 충분한 전기를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의미 있는 양의 전기를 생산하려면 훨씬 큰 표면적이 필요하다. 테슬라가 가정용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통한 충전 방식을 선택한 이유다.

태양광 자동차 개발에 뛰어든 신생 업체들

네덜란드 라이트이어는 최근 저가형 태양광 전기차 모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라이트이어 제공]
그동안 전기차의 단점으로 번거로운 충전과 짧은 주행거리가 꼽혔다. 하지만 태양광을 통해 전력을 보충하고 차량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면 태양광 자동차가 전기차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또한 기후변화에 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태양광 전기차가 유망한 솔루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1955년 콜벳에 기반한 세계 최초 태양열 자동차 프로토타입인 선모바일이 GM 오토쇼에 처음 등장했다. 길이 38㎝에 불과한 이 자동차는 태양전지 8개로 전류를 생성하고 작은 모터를 구동한다. 그리고 1962년 인터내셔널 렉티피어 컴퍼니는 베이커 전기차에 태양전지판을 추가해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최초 태양광 자동차를 공개했다. 이후 주류 자동차업체가 아닌,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앱테라 모터스, 네덜란드 자동차 제조업체 라이트이어 같은 젊은 신생 회사들이 유럽이나 미국 시장을 겨냥해 실질적인 상업용 태양광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 앱테라 모터스가 개발한 독특한 디자인의 태양광 전기차. [앱테라 제공]
라이트이어가 개발한 전기차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720㎞ 를 가고, 태양전지판이 하루 최대 70㎞ 추가 거리를 지원한다. 올해 초 이 회사는 800㎞ 주행거리를 확보한 최신 모델 라이트이어 2를 발표했다. 가격은 약 4만 유로(약 5640만 원)로 예상된다. 앱테라 모터스는 디자인이 독특한 2인승 3륜 형태의 차량을 개발했다. 제조사에 따르면 차체를 최대한 경량화해 100kWh 배터리 팩을 한 번 충전하면 최대 1600㎞를 주행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자동차의 가격은 2만6000~4만8000달러(약 3300만~6120만 원)다. 가장 유망했던 독일 스타트업 소노모터스는 최근 태양광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태양광 전기차 상용화가 아직까지 상업적으로 현실적이지만은 않은 실정이다. 다른 개발업체들도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 전기차를 개발하면서 직면하는 가장 큰 문제는 태양에너지의 효율성과 가용성이다. 태양전지판은 충분한 햇빛이 필요하다. 날씨, 계절, 위치, 시간에 따라 햇빛이 충분하지 않을 때를 대비해 여분의 에너지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백업 전력을 제공하는 데 쓰일 배터리가 있어야 한다. 전지판과 배터리 등 무게가 추가될수록 자동차의 전반적인 성능과 효율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가장 큰 단점은 비용과 그에 따른 높은 가격대다. 태앙광을 통해 연료 및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태양전지는 상대적으로 비싸서 기존 전기차와 경쟁이 쉽지 않다. 일례로 라이트이어는 처음 개발한 라이트이어 0 모델 가격을 3억 원대로 책정했다가 단종했으며, 이후 저가형 모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비용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지만 높은 가격이 여전히 주요 장애물로 남아 있다.

태양전지판 최고 효율 22%

희망적인 소식은 태양전지 가격도 서서히 떨어지는 추세라는 점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IRENA)에 따르면 생산된 와트당 태양전지 비용이 2010년 2.15달러에서 2022년에는 0.27달러로 내려갔다. 또 관련 엔지니어들은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태양광발전 효율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까지 태양전지판의 최고 효율은 22%에 불과하다. 태양광발전에 자동차 표면적을 최대한 활용하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향후 더 높은 용량의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댄 카멘 미국 UC버클리대 에너지공학 교수는 NBC를 통해 "차량 창문을 통해 태양에너지를 수집하는 태양 유리 같은 기술이 개발된다면 태양광만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모을 수 있을 것"이라며 "태양전지판을 차체에 탑재하는 기술은 매우 쉬워서 초기 판매를 보장할 수 있다면 태양광 전기차 산업도 시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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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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