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리더는 말의 품격을 지켜야 한다

정양범 매경비즈 기자(jung.oungbum@mkinternet.com) 2023. 7. 3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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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회사의 사외이사

A회사가 사외이사제도를 도입했다. 회사는 사외이사를 한 달에 한 번 모시고, 중점 이슈에 대한 점검, 논의 또는 의견을 묻는다. 대부분 이 자리에는 조직과 직무를 책임지는 임원이 참석한다. 증인석과 같이 뚝 떨어진 자리에 해당 이슈의 임원이 앉으면 사외이사들의 질문이 시작된다. 궁금한 것을 질문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회사의 업의 본질과 사업 환경과 무관한 질책을 시작한다. “왜 중동 주재원이 그 나라 언어를 한 마디도 못하느냐?” “왜 대학 교수의 강사료가 천차만별이냐?” “직원들의 영어 역량이 매우 떨어지는데 어학 교육이나 지원이 거의 없는 이유가 뭐냐?” 처음 만나는 사람이 자신의 소개도 없이 참석한 임원을 마치 징계를 내리겠다는 것처럼 추궁하며 대부분 반말이다.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임원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직장은 매 순간 성장과 성과를 생각해야 한다. 아무 성과없이 9시 이전에 출근해 6시 넘도록 자리에 앉아있었다고 일했고, 급여 받는 곳이 아니다. 가치를 창출하는 성과를 내는 활동을 해야만 한다. 참석 임원, 회의를 준비하고 정리하는 담당자, 사외 이사에 대한 보수, 회의실 사용료 등을 고려하면 엄청난 비용이 발생하는 자리이다. 1시간 넘게 진행된 모임에서 아무런 결론이 없고 사외이사의 반말과 말도 안되는 언행에 기분이 상한 임원의 불만만 양산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전문성도 없고 인성도 갖추지 못한 사외이사는 해촉하거나, 좋은 의도로 도입했지만, 회사 성장과 이익에 부합하지 못하는 사외이사제도를 폐지해야 하지 않겠는가?

인정과 존경받지 못하는 임원이나 팀장

A회사를 컨설팅하면서 임원과 팀장에게 존경받는 임원이나 팀장 VS 실망스런 임원과 팀장을 방향제시, 의사결정, 소통, 업무 분장, 전문성, 정도 경영 측면에서 작성해 달라고 했다.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다. 존경받는 임원이나 팀장은 철학과 원칙이 있고, 철저한 자기관리를 바탕으로 전문성이 높고 길고 멀리 보며 방향과 의사결정을 한다. 무엇보다 조직과 구성원 육성에 힘을 쏟는다.

이들의 공통점이며 뛰어난 강점은 소통 역량이다. 말에 품격이 느껴진다.

반면, 인정과 존경을 받지 못하는 팀장과 임원은 한 성질 한다. 반 말이 입에 붙었고, 상대에 대한 비난과 질책은 일상이 되었다. 구성원들이 기분 나빠 하는 일은 상사가 자신 앞에서 없는 직원을 자꾸 비교하며 내리 깎을 때이다.

직원에 대한 뒷담화도 서슴치 않는다. 가장 화가 나는 것은 반말이다. 앞에 앉아있는 직원도 귀가하면 한 아이의 부모이다. 직책이 높고 나이가 많다고 처음부터 반말이고, 때로는 인격을 무시하는 심한 말을 한다. 그 자리에서 저에게 반말하지 말고, 인격을 무시하는 말을 하지 말라는 요청을 하기 어렵다. 꾹 참고 앉아 있느라 상사가 무슨 말을 하는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너 지금 무슨 생각하고 있어? 내 말이 말 같지 않아?” 하며 상사가 호통을 친다. 무슨 말을 하겠는가?

리더는 말을 할 때 지켜야 할 품격이 있다.

리더의 대부분 일은 말이다. 이 말에 의해 조직과 구성원은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조직과 구성원의 심금을 울리는 말을 하는 리더가 있는가 하면 울분을 터트리게 하는 리더도 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직원에게 요청하면서 반말로 강압적으로 하라고 하면 하는 직원은 무슨 기분이겠는가? 자신이 남과 비교하여 한참 떨어진다는 상사의 말을 다른 직원에게 들었을 때 상사를 존경하겠는가? 외모와 학력을 비하하며, 그러니까 일이 이 모양이지 라는 비난의 말을 들으면 제 정신을 잃게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리더가 해서는 안되는 말이 있다.

리더라면 상사 앞에서 ‘안 한다, 못한다’란 말을 하면 곤란하다. 아무리 회사에 피해를 주는 심각한 일의 지시라 해도 합당한 사유를 간략하게 정리해 ‘재고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옳다.

리더라면 지금 대화하는 상대에 집중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뒷담화, 비교 갈등)를 하면 안 된다. 아무리 리더와 구성원인 팀원이 친하다 한들 팀원과 팀원이 훨씬 친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 상처 주는 말이다. 리더도 모르는 사이 팀원이나 주변 사람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리더는 항상 겸손한 자세로 자신의 말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한다. 가능한 말 수를 줄이고, 할 말의 틀과 내용을 생각한 후 조금은 느리다는 생각이 들도록 천천히 말하는 것이 좋다.

말을 하는 리더는 품위가 있어야 한다. 구성원들이 무서워하는 것은 리더의 말과 실행이다. 리더는 자신이 한 말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홍석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대표/전)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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