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홀 향한 공매도 폭격, 연초 대비 19배 ↑…‘주가 사수’ 포스코 개미와 한판 승부 [투자360]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올 들어 지주사 포스코 그룹 2차전지 소재주 ‘3대장(포스코홀딩스·포스코퓨처엠·포스코인터내셔널)’ 지분을 대폭 털어낸 외국인 투자자가 이들 종목들에 대해 '공매도 융단 폭격'에 나서며 이윤을 거두기 위한 총공세에 나서는 모양새다. 하지만, 일명 ‘에코프로 대첩’으로 불리는 ‘공매도와 전쟁’을 통해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포스코 개미(소액 개인투자자)’들은 일방적으로 당하는 대신 초강력 매수세로 똘똘 뭉치며 적극적인 주가 방어전(戰)에 나서고 있다.
실제 공매도 세력과 개미 간에 포스코 그룹주 주가를 둘러 싼 ‘일진일퇴’ 공방전이 벌어지면서 올 상반기 ‘에코프로 그룹주’에서 펼쳐졌던 전장이 포스코 그룹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포스코 개미’들의 영향력이 점점 더 강해질수록 ‘공매도 폭격’의 강도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이다.
31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상의 공매도 정보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코스피 종목 중 공매도 잔고금액 1·2위 종목은 포스코홀딩스(1조1665억원), 포스코퓨처엠(1조33억원)이다. 같은 날 국내 증시 시총 1위 삼성전자의 공매도 잔고금액(5532억원)과 비교했을 때 무려 2.11배, 1.81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대한 공매도 잔고금액 역시 3364억원에 달했다. 코스피 전체 8위에 해당한다.
각 종목별로 봤을 때도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인터내셔널 모두 공매도 잔고금액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여기서도 눈여겨봐야 할 점은 공매도 잔고금액의 증가 속도다.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대한 공매도 잔고금액은 연초(3억원) 대비 현재 시점(3364억원)까지 무려 1121.2배나 늘었다. 사실상 ‘제로(0)’ 상태에 가까웠던 공매도 시도가 폭증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포스코홀딩스에 대한 공매도 잔고금액도 연초 대비 무려 19.4배(601억→1조1665억원)나 늘었고, 포스코퓨처엠도 5.45배(1839억→1조33억원) 증가했다.
공매도 잔고금액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상환하지 않은 물량이 많아져 공매도 세력의 베팅이 계속된다는 것을 뜻한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포스코홀딩스,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포스코 그룹주에 대해 지분율을 급속도로 줄여나갔다는 점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포스코 그룹주의 주가 상승세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과도한 상태라고 본 것”이라며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가 급증한 것은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홀딩스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27일 30.3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역시 외국인 지분율이 연초(8.71%) 대비 40.40%(3.78%포인트)나 떨어진 4.93%로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두 종목의 주가 상승률은 각각 123.87%, 253.98%에 달한다.
급증하는 공매도에 포스코 개미들 역시 순매수세로 대응하며 양측의 힘겨루기는 갈수록 팽팽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에코프로 그룹주’ 처럼 개인 투자자들의 결집이 ‘주가 방어’란 결과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지난 24일 포스코홀딩스에 대한 공매도 거래량은 83만4072주로 1988년 상장 이래 최대 수량을 기록했다. 공매도 거래대금(5229억원) 역시 전체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1.35%에 달할 정도였다. 하지만,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의 총공세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6.52%나 올랐다. 이날만 8809억원 규모의 순매도로 맞받아친 개인 투자자들의 승리로 평가되는 지점이다.
공매도 거래량이 각각 42만3799주(2770억원), 47만146주(3275억원)에 달했던 25~26일은 주가가 각각 4.26%, 5.71%씩 떨어지기도 했지만, 개인 투자자가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단 평가가 나온다.
비슷한 양상은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공매도 거래량이 각각 108만3880주(788억원), 104만8657주(910억원)에 이르렀던 25~26일 주가는 무려 12.73%, 14.38% 씩이나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틀간 각각 702억원, 955억원 규모로 순매수에 나섰던 개인들이 주가 상승세를 이끈 셈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포스코 그룹 내 2차전지주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초강력 매수세로 인해 외국인 지분율이 빠른 속도로 낮아졌다”며 “개인 투자자의 움직임이 전체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커지는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다만, 포스코 그룹주에 대한 ‘빚투(빚내서 투자)’ 개미들이 늘고 있다는 점은 리스크다. 헤럴드경제가 코스콤을 통해 6개 포스코 그룹 상장주(포스코홀딩스·포스코퓨처엠·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엠텍· 포스코DX·포스코스틸리온)의 신용융자잔고를 집계한 결과 지난 20일 1조876억원으로 사상 처음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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