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만나면 강점은 소멸, 약점은 부각···‘LG전 숙제 풀기’가 두산의 미래다
프로야구 두산은 2018년 LG를 만나면 미안할 정도로 많이 이겼다. 시즌 최종전에서야 시즌 첫 패를 기록하며 상대 전적 15승1패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쳤다. 그해 두산이 정규시즌 승률 0.646로 초강세를 보인 데는 LG전 승률이 상당 부분 작용한 결과이기도 했다. 두산은 그해 한화와 SK, KIA, 넥센 등 4팀과는 8승8패로 동률을 이뤘다.
2023시즌 두 팀 입장은 그때와는 반대가 됐다. 두산은 지난 주말 LG와 3연전을 모두 놓치며 상대전적에서도 2승8패로 절대 열세로 몰렸다.
이번만큼은, 백중세가 예상되던 시리즈였다. LG는 시즌 전체 레이스에서는 우세했지만, 7월 들어 두산이 11연승을 달리며 빠르게 전력도 정비하던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두산은 긴 연승을 했지만, 올스타 브레이크와 장마 휴식기를 거치며 거둔 기록이었다. 체력적으로 연승 후유증이 나타날 이유도 많지 않았다. 롯데전에서 연승이 끊기면서 2경기를 연이어 패한 것도 일시적 흐름으로 보였다.
그러나 두산은 LG와 3연전에서 라울 알칸타라가 선발 등판한 지난 28일 경기와 브랜든 와델이 선발로 나선 30일 경기에서 완패했다. 김동주가 선발 마운드에 오른 29일 경기에선 6-4로 경기를 뒤집고도 수비에서 자멸하며 경기를 내줬다.
승부처마다 ‘디테일’의 차이가 나타났다. 두산이 과거 ‘야구 잘한다’는 평을 습관적으로 들었을 때는 주전 야수들이 충실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평균치 이상의 시야 속에서 움직이며 상황마다 센스도 가미하는 장면이 일상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30일 잠실 경기에서도 1회 작은 부분에서 두산은 틈을 내줬다. 1회초 1사 1루, LG 1루주자 문성주가 2루 도루를 하는 상황에서 베이스 위를 향하는 정강이 높이의 송구를, 유격수 박계범이 글러브에 넣지 못했다. 완전한 아웃 타이밍에서 주자를 살려준 대가는 선제 2실점. 스윕패 위기로 몰린 두산이 시작부터 다급해진 이유였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전체 야수진의 디테일 부족에 대한 질문에 “디테일 없이는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없다”고 말했다. 팀 내에서 강조하는 방향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전체 야수진의 디테일 보강은, 사령탑의 지침만으로 실현되는 일은 아니다.
두산은 올시즌 LG만 만나면 강점을 잃고 약점만 더 부각되는 야구를 하고 있다. 두산은 LG와 만남에서 적어도 선발 싸움에서 심리적 우위를 가져갈 만했다. 두산은 이번 시리즈에 앞서 선발 평균자책 3.63(2위)로 4.08(6위)의 LG에 우위를 보이면서 최근 흐름도 좋았다.
그러나 올시즌 LG와 10차례 경기에서 두산 선발진의 평균자책은 7.89까지 치솟았다. 올시즌 LG를 상대한 9개 구단 선발 평균자책 중 가장 나빴다. 두산은 또 올해 LG전에서 실책을 14개나 기록했다. 팀별 상대 경기수 차이는 있지만, 이 역시 올해 LG와 상대한 9개 구단 기록 중 가장 나빴다. 두산과 마찬가지로 LG와 10경기를 한 KT의 LG전 실책은 5개였다.
그저 상대성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처럼 극단적인 결과가 나온 데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과거 LG가 두산전에서 느끼던 압박감 같은 심리적 요인일 수 있다. 또 볼배합을 비롯한 데이터적인 부문에서 잘 보이지 않는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 한편으론 두산 주요투수들의 습관이 읽혔을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이쯤이면 진단 결과는 나왔을 때다.
그에 따른 향후 처방은, 두산 코칭스태프 그리고 주요 선수들의 몫이다. 문제 해결 능력에 따라 두산에 내재된 힘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두 팀은 올시즌 6경기를 더 남겨놓고 있다. 어쩌면 두 팀의 올시즌 운명도 이곳에서 갈릴 수도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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