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비행에 KFC치킨 한 조각”…英 최대 항공사 비난 직면

지난 23일(현지시간) 중남미 터크스 케이커스 제도 프로비덴시알레스 공항에서 출발해 런던 히드로 공항으로 향하던 BA252편 승무원들이 승객들에게 KFC 치킨을 나눠주고 있다. [핫 스팟 유튜브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영국 최대 항공사 브리티시 에어웨이스(BA)가 12시간 30분을 비행하는 여객기 기내식으로 KFC 프라이드 치킨을 제공했다가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BA가 KFC 프라이드 치킨을 제공한 건 준비된 기내식이 냉각되지 않아 버려야했기 때문이다.

31일 영국 더 선,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간) 중남미 터크스 케이커스 제도 프로비덴시알레스 공항에서 출발해 런던 히드로 공항으로 향하던 BA252편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들은 비즈니스석, 이코노미석 관계없이 모두 같은 기내식을 받았다. 바로 KFC 치킨이었다.

당시 승무원들은 터크스 케이커스 제도에서 승객 수에 맞게 기내식을 실었지만 음식은 제대로 냉각되지 않았다. 더운 날씨에 음식이 상했을 수도 있다고 판단한 승무원들은 기내식을 전량 폐기 처분하기로 했다.

영국 최대 항공사 브리티시 에어웨이스. [게티이미지뱅크]

그러나 출발에서 도착까지 12시간 이상 걸리는 비행에서 식사 제공은 필수였다.

결국 BA 252편 승무원들은 경유지인 바하마 나소 공

에서 급히 현지 KFC를 수소문해 기내식을 대체할 프라이드 치킨을 구매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BA 승무원들이 KFC 통 박스를 들고 다니며 치킨 조각들을 나눠준다.

한 승객이 SNS에 올린 기내식으로 제공된 KFC 사진. [트위터 갈무리]

문제는 그 양이 모든 승객들을 만족시키진 못했다. 한 승객은 트위터에 "BA가 운이 좋은 승객에게 치킨 한 조각을 줬다"고 썼다. 또 다른 승객은 "선생님, 조금만 더 주세요"라고 적었다. 인스타그램에는 채식주의자 승객들이 닭 다리가 할랄 음식인 지 묻는 글들이 올라오는 등 일부 승객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BA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완전한 기내식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승객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BA는 런던에 도착한 후 사후 보상 차원에서 별도의 음식 교환권을 승객들에게 제공했다.

통상 BA는 장거리 비행 시 스낵류와 별도로 전식, 본식, 디저트로 제공된 기내식을 2차례 제공한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