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절묘한 조화, 토요타 하이랜더
2023. 7. 31. 09:11
-글로벌 전략 7인승 준대형 SUV
-높은 활용도 및 섬세한 감각 인상적
-경차 수준의 뛰어난 효율은 덤
한국토요타자동차가 7인승 SUV 하이랜더를 국내에 출시했다. 아웃도어 레저활동 인구 증가와 인기가 높은 패밀리 SUV 수요에 맞춰 한국 땅을 밟았는데 그만큼 시장의 관심이 상당하다. 차의 주 활동 무대가 일본이 아닌 북미를 포함한 글로벌이라는 점도 인상적이다. 그만큼 다양한 소비자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꾸준히 개선을 거쳐 모두의 만족을 이끌어 낸다. 탄탄한 내공으로 무장한 하이랜더의 매력을 살펴보기 위해 직접 시승에 나섰다.
▲디자인&상품성
하이랜더 앞 모습은 신선하다. 평소 알고 있던 토요타의 느낌과는 많이 다르다. 사다리꼴 모양의 그릴과 중앙을 흐르는 얇은 장식, 날렵하게 눈꼬리를 찢은 헤드램프 등이 대표적이다. 북미 시장을 겨냥해 만든 전략이 디자인에서도 묻어난다. 반면 범퍼는 듬직하다. 두툼하게 주변을 감싸서 SUV 성격을 드러낸다.
옆은 단번에 봐도 커다란 덩치가 시선을 사로 잡는다. 실제로 길이는 4,965㎜에 달하고 너비와 높이는 각각 1,660㎜, 1,755㎜다. 휠베이스도 2,850㎜에 이르기 때문에 매우 큰 차임을 알 수 있다. 면적이 넓은 도어와 유리창 그리고 커다란 휠하우스, 20인치 휠까지 조화를 이뤄 덩어리감을 키운다. 뒤는 얇게 처리한 테일램프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가로 형태로 배치해 도심형 고급 SUV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이를 제외하면 전체적인 뒷모습은 무난하다. 적당한 위치에 붙은 레터링과 범퍼 디자인도 크게 호불호가 없다.
실내는 매우 입체적이다. 수평과 수직을 강조하기 보다는 다양한 형태와 곡선이 어우러져 보는 맛을 더한다. 비대칭 구조의 12.3인치 센터페시아 모니터와 아래를 채우는 커다란 공조 장치, 송풍구 모양에서 남성미를 더한 SUV 느낌을 자아낸다. 바로 아래쪽에는 휴대폰 무선충전 패드와 각종 수납함을 마련해 실용성도 키웠다.
변속 레버는 부츠 타입으로 마련했다. 전자식이 주를 이루는 라이벌과는 다소 다른 방향이다. 세련미는 떨어지지만 직관성은 더 낫다. 주변에는 주행 모드를 비롯해 운전에 도움을 주는 버튼들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디지털 요소의 진화도 인상적이다. 토요타 커넥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간결하게 구성해 처음 조작하는 사람도 쉽게 다룰 수 있다. 토요타 커넥트는 LG유플러스의 U+드라이브를 기반으로 통신형 내비게이션 및 팟캐스트, 모바일TV와 별도의 서비스 가입을 통해 음악 스트리밍 및 U+스마트홈 등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네이버 클로바와 연동되는 AI 음성인식 시스템은 내비게이션 목적지 설정, 실내 온도 변경 등 다양한 기능을 탑승자의 목소리로 조작할 수 있다. LTE 서비스는 통신 가입일로부터 3년간 무료로 사용 가능하다.
내비게이션은 아틀란과 협업 했다. 긴 시간 국내 지도 만들기 노하우를 갖춘 이 시스템은 기대 이상으로 보기 편하다. 각종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며 길을 잃어도 재빨리 대안 경로를 찾아준다. 국내 실정과 맞지 않게 소프트웨어 무게만 차지하는 다른 수입차 순정 내비게이션 보다 훨씬 좋은 구성이다. 물론 기호에 맞게 무선 카플레이를 이용해 모바일 내비를 활성화 해도 된다.
이외 풀 디지털 계기판은 커다란 화면으로 보는 맛을 더하고 운전 즐거움을 높인다. 2열은 독립형 캡틴 시트를 적용했다. 중앙에는 전용 공조 장치를 비롯해 충전포트, 컵홀더 등 필요한 기능을 알차게 넣었다.
좌석 배치는 미니밴 수준으로 다양한 구성이다.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을 폭넓게 제공하며 활용도를 키운다. 3열은 계단식으로 마련했다. 하지만 공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다. 아이들을 태우고 단거리 이동을 할 때 적합해 보인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훨씬 실용적인 구성이다.
아쉬움은 트렁크로 달랠 수 있다. 시트를 모두 펼쳐도 꽤 넓은 적재 공간이 나온다. 여기에 3열과 2열을 차례로 접으면 광활한 면적이 펼쳐진다. 기본 453ℓ를 제공하고 풀 폴딩 시 1,380ℓ까지 확장성을 갖췄다. 어지간한 큰 짐은 모두 넣을 수 있고 풀 플랫까지 갖춰 차박과 아웃도어 레저 활동도 문제없다.
안전 품목으로는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와 8개 에어백을 준비했다. 여기에 11개의 JBL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 간단한 발동작만으로 트렁크를 여닫을 수 있는 킥 센서형 파워 백도어 등이 기본으로 장착돼 있다. 플래티넘 그레이드는 파노라마 선루프,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360도 파노라믹뷰 모니터, 디지털 리어뷰 미러 등 일부 편의기능이 추가로 들어간다.
▲성능
동력계는 4기통 2.5ℓ 자연흡기 엔진과 전기모터, 배터리 조합으로 움직인다. 구체적으로는 직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며 총 출력 246마력과 복합기준 13.8㎞/ℓ의 고효율을 달성했다. 동급 대비 뛰어난 연료효율로 친환경차 세제혜택 및 공영주차장 할인, 혼잡통행료 면제 등의 저공해자동차 2종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변속기는 무단이며 파트타임 4륜구동이 기본이다.
초기 가속페달 반응은 부드럽다. 소리 없이 차분하게 속도를 올리며 그 과정이 만족스럽다. 하이브리드 SUV 특징을 고스란히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자극은 덜하지만 꾸준히 속도를 올려 언제든지 원하는 흐름에 차를 올려놓을 수 있다. 발진 가속 시 소음과 진동도 거의 들리지 않아서 쾌적한 이동이 가능하다.
정숙성 부분도 놀랍다. 하이랜더는 TNGA-K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강성 차체, 하부의 진동 감소대책 및 최적의 서스펜션 조율을 통해 편안한 승차감을 전한다. 특히, 대시보드와 센터콘솔 주변 흡, 차음 설계로 실내유입 소음을 줄였다. 또 윈드쉴드 및 앞 도어에 적용한 어쿠스틱 글라스와 사이드 미러 디자인, 보닛 후드 형상 개선 등을 통해 주행 중 발생하는 풍절음을 최소화했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고 속도를 올리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불필요한 소리가 심하게 들리지 않는다. 무단변속기 특성 상 스로틀을 활짝 열면 거친 소리가 나야 되는데 이를 잡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이와 함께 가속 시 차체의 움직임을 잡아주는 피치 보디 컨트롤을 채택해 탑승자 모두에게 편안하고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덕분에 쾌적하고 기분 좋은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노면 상황에 따라 프론트 및 리어 휠 구동력 배분을 100:0에서 20:80까지 정밀하게 제어하는 하이브리드 전용 E-포(Four) 시스템은 운전자에게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지원한다. 정확히 어느 순간에 작동하는 지 파악하는 건 쉽지 않지만 적어도 롤을 줄이고 최대한 안전한 거동을 유지하는 건 확인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은 무난하다. 적당한 무게감을 가지고 정직하게 방향을 튼다. 서스펜션은 승차감에 초점을 뒀다. 적극적인 주행에는 한계를 보인다. 차의 성격을 감안하면 단점으로 보이지 않는다. 반대로 기대 이상의 장점은 제동력에서 나온다. 앞 차와의 거리를 계산하고 브레이크를 잡는 회생제동 능력은 수준급이다. 갑자기 차가 들어오거나 나가는 상황에서도 자연스러운 반응을 유도한다. 그래서 장거리 고속도로 주행을 이어나갈 때는 브레이크 페달을 사용할 일이 거의 없을 정도다. 결과는 높은 효율로 나타난다. 약 100㎞를 달린 뒤 확인해보니 복합 기준 환경부 인증보다 훨씬 높은 ℓ당 15~17㎞ 수준을 보여줬다. 거대한 덩치, 묵직한 무게와 다르게 효율은 경차 수준인 셈이다. 심지어 기름 한 방울 사용하지 않고 이동 가능한 EV 모드까지 있어 경제적으로는 최적의 모습을 보여준다.
▲총평
하이랜더는 토요타가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모두 품고 있다. 일본차가 주는 품질 경쟁력과 섬세함을 바탕으로 북미 시장을 겨냥한 큼직한 차체와 폭 넓은 활용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친환경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요즘 흐름과 정확히 맞아떨어지며 매력을 키운다. 절묘한 조화로 무장한 토요타의 새 SUV가 국내에서 어떤 호응을 이끌어낼지 궁금하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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