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윌란의 케인' 조규성, 리그 2경기 연속 골 폭발! → 선택 또다시 증명했다
[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덴마크 수페르리가를 접수하고 있다.
미트윌란은 30일(한국시간) 덴마크 에르닝 MCH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덴마크 수페르리가 2라운드에서 실케보르를 2-0으로 이겼다. 지난 22일 리그 개막전이었던 흐비도우레전 1-0 승리 후 2연승으로 선두를 달렸다.
그 중심에는 조규성이 있었다. 조규성은 이날 팀의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였다. 전반 14분 구스타브 이삭센에게 패스를 건넸고, 이삭센은 상대 박스 안에서 파울을 이끌어냈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이삭센은 이를 실축하며 선제골 기회를 놓쳤다. 공교롭게도 흐비도우레전 포함 리그 2경기 연속 페널티킥 실축이었다.
전반 22분에는 이례적인 폭우로 경기가 중단됐다. 선수들은 약 30분간 라커룸에서 머물렀다. 이후 다시 경기가 진행됐고, 전반 추가시간은 무려 23분이었다.
추가시간 4분에는 드디어 선제골이 나왔다. 주인공은 아담 살시르였다. 상대 박스 중앙 부근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프리킥을 시도했다. 볼은 상대 골키퍼가 손 쓸 수 없는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어서 6분 뒤, 조규성의 추가 골이 터졌다. 상대 박스에서 볼을 이어받아 슈팅을 시도했다. 볼은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벌써 리그 2호 골이다. 흐비도우레전 선제 결승 골에 이어 리그에서만 2경기 연속 골을 터트렸다. 미트윌란 홈 팬들을 열광했고, 조규성은 헤어밴드를 벗고 돌리는 특유의 셀레브레이션으로 화답했다.
조규성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단순히 최전방에서 머무르지 않고, 아래로 내려와 자주 볼을 받아주는 모습을 보였다. 팀의 빌드 업에 도움을 주는 모습이었다. 마치 ‘롤모델’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을 연상시키는 플레이였다.
이후 조규성은 후반 29분 교체로 물러나며 이날 74분을 소화했다. 미트윌란은 살시르와 조규성의 득점을 묶어 2-0으로 이겼다.
조규성은 경기 후 호평을 받았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조규성에서 평점 8.0을 부여했다. 양 팀 통틀어 최고 평점이었다.
놀라운 적응력이다. 조규성은 지난 11일 K리그1 전북 현대를 떠나 미트윌란에 입단했다. 정말 많은 이적설이 오갔다. 지난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이 터닝 포인트였다. 당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대회에 출전한 조규성은 조별 리그 첫 경기였던 우루과이전에서 잘생긴 외모로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일약 스타덤에 오른 뒤, 두 번째 경기였던 가나전에서 헤더 멀티 골을 터트렸다. 비록 2-3으로 패했지만,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각인시켜 준 경기였다. 대한민국은 조규성의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22년 만에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이후 유럽의 클럽들은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조규성을 노렸다. 잉글랜드 왓포드, 독일 마인츠 등 국내에서 나름 이름이 알려진 팀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겨울에는 전북 잔류를 선택했다.
시즌 초반엔 부상과 부진이 겹쳤지만, 이후 지난 시즌 K리그1 득점왕다운 면모를 보였다. 총 14경기에 출전해 7골을 넣었다.
여름 이적시장에 돌입하자마자, 다시 이적설에 휩싸였다. 최종 선택지는 덴마크의 미트윌란이었다. 당시 국내 팬들은 이 선택에 의문을 제기했다. 국내에서 잘 알려진 클럽이 아닐뿐더러, 잉글랜드와 독일 무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준이 낮은 리그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규성의 선택은 옳았다. 덴마크 리그는 유럽 5대 리그에 비해 비교적 일찍 시즌을 시작한다. 조규성은 합류한 지 고작 11일 만에 시즌에 돌입했다. 그런데 놀라운 적응력을 보였다. 개막전이자 미트윌란 데뷔전이었던 흐비도우레전에서 선제 결승 골을 터트렸다. 홈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후에는 덴마크 수페르리가 1라운드 베스트 일레븐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어서 유럽축구연맹 유로파컨퍼런스리그(UECL) 무대도 밟으며 유럽 클럽대항전에 데뷔했다. 지난 27일에 열렸던 UECL 예선 프로그레스 니더코른전에 선발 출전했다. 조규성은 이날 득점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선제골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반 37분에 팀의 코너킥을 얻어냈고, 미트윌란은 이 기회를 선제골로 연결했다.
그리고 30일 리그 2경기 연속 골로 팀이 선두에 오르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이미 미트윌란 팬들은 조규성에 열광하고 있다. 이날 득점 후에는 “규성 조”를 열창하기도 했으며, 미트윌란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조규성의 사진을 자주 올렸다. 합류한 지 약 20일 만에 미트윌란의 대표 선수로 자리 잡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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