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벌랜더' 원투펀치 꿈꾸는 메츠? 슈어저 트레이드 후폭풍, 선수들이 동요한다

노재형 2023. 7. 31.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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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29일(한국시각)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1회 첫 타석에서 시즌 39호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메츠가 지난 주말 트레이드 시장을 두 차례 크게 흔들었다.

28일(이하 한국시각) 마무리 데이비드 로버트슨을 마이애미 말린스로 보내더니 30일에는 에이스 맥스 슈어저를 텍사스 레인저스로 트레이드했다.

텍사스는 팀내 유망주 3위인 내야수 루이스앙헬 아쿠냐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의 동생이다. 그렇다면 메츠는 이제 리빌딩으로 구단 방향을 틀었다고 봐야 하는 것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올시즌 개막일 페이롤 3억5354만달러로 역사상 처음으로 3억달러를 돌파한 메츠가 하루 아침에 리빌딩을 한다는 건 기업체가 3~4년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사업을 시행 1년도 안돼 포기하는 것과 같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빌리 에플러 메츠 단장은 31일 워싱턴 내셔널스에 6대11로 패한 뒤 현지 매체들에 "리빌딩은 절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판매 모드가 아니다. 선수들에게도 이해시켰다"고 밝혔다. ESPN에 따르면 메츠 선수들은 전날 경기 후 다음 트레이드 대상자가 누구인지를 놓고 동요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에플러 단장이 이날 선수단 대표로 브랜든 니모와 프란시스코 린도어를 불러 35분간 면담을 갖기도 했다.

그렇다면 메츠는 2년 전 3년 1억3000만달러, 평균 연봉 4333만달러의 거액을 들여 모셔온 슈어저를 왜 '헐값'에 팔았을까. 페이롤 조정이라고 봐도 될까.

MLB.com은 이날 슈어저를 트레이드한 메츠의 향후 행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나리오는 이렇다. 슈어저의 고연봉을 감당해 오던 메츠 구단은 2250만달러 정도를 덜어냄으로써 스티브 코헨 구단주가 이번 오프시즌 FA 자격을 얻는 오타니 쇼헤이와 계약하는데 매우 요긴하게 쓰여질 수 있다'고 전했다.

뉴욕 메츠가 에이스 맥스 슈어저를 텍사스 레인저스로 트레이드했다. 오타니 쇼헤이 영입을 위한 사전 작업이란 해석이 나왔다. AP연합뉴스

이날 메츠는 텍사스에 슈어저와 함께 현금 3500만달러도 함께 보내주기로 했다. 슈어저는 올해 남은 시즌 2개월과 내년 연봉을 합쳐 약 5800만달러를 받아야 한다. 이 가운데 약 3500만달러를 메츠가 부담하고 텍사스가 나머지 23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메츠 입장에서는 2300만달러를 아끼게 된 것인데, 이를 혹시 내년부터 식구가 될 오타니 연봉에 보탤 수 있다는 뜻이다.

올해 3000만달러를 받는 오타니의 내년 연봉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고 2300만달러를 가지고 감당이 된다는 것인가. '슈어저를 팔아 오타니 몸값을 댄다'는 해석은 어떻게 보면 비약(飛躍)이다.

올스타 브레이크 직후 트레이드 소문이 무성했던 오타니는 올시즌을 에인절스에서 마무리하기로 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오타니를 데리고 있겠다는 게 에인절스 구단의 발표 내용이다. 30일 현재 에인절스는 54승51패로 AL 와일드카드 3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5게임차 뒤진 6위다. 팬그래프스는 에인절스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을 12.7%로 계측했다. 사실상 불가능이다.

그럼에도 다수의 유망주 확보 기회를 포기하고 오타니와 함께 플레이오프에 도전하겠다는 것은 재계약 의지의 또다른 표현이다.

저스틴 벌랜더는 이적 첫 해인 올시즌 어깨 부상으로 5월이 돼서야 합류했지만, 이후 1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24로 비교적 잘 던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에인절스가 오타니 트레이드 백지화를 발표한 날 ESPN은 '최근 1년 동안 구단 매각과 오타니 트레이드, 두 가지 현안을 추진하려다 방향을 바꾼 아트 모레노 구단주는 오프시즌이 오면 오타니 재계약에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모레노가 이번에 오타니를 다른 팀으로 이적시켰다면 FA 시장에서 다시 데려올 기회가 박탈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메츠 구단이 슈어저를 내보낸 것은 페이롤 조정보다는 전력 보강 차원에서 오타니 영입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봐야 한다. 내년 시즌 저스틴 벌랜더와 오타니로 새롭게 원투 펀치를 꾸려 '윈 나우(win-now)' 모드를 다시 가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연봉을 받는 벌랜더를 내보낼 수도 있는데 왜 슈어저?'라고 한다면 올해 입단한 벌랜더를 내보낼 수는 없는 상황적 측면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올시즌 성적도 슈어저(9승4패, 4.01)보다 벌랜더(5승5패, 3.24)가 좀더 안정적이다.

오타니의 FA 계약 규모는 최소 5억달러를 넘어섰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어떤 구단들이 달려드느냐에 따라 7억달러 이상 치솟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돈 많은 구단들이 총출동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력한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애틀 매리너스 등 서부지역 구단들과 뉴욕 양키스와 메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보스턴 레드삭스도 언급되고 있다.

이 구단들이 요즘 트레이드 시장에서 움직일 때마다 오타니와의 연관성이 부각되는 시점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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