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아동 지키는 행정력 절실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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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행사에서 30대 중반의 한 여성을 만났다.
"의원님, 밤에 애들 아플 때 병원 갈 수 있도록 한다는, 조례를 발의한다고 하셨잖아요. 어떻게 됐나요?." 자녀를 키우고 있을 이 어머니의 간절함이 느껴졌다.
아이들을 위한 적재적소의 필요한 예산이 투입될 때, 비로소 성공한 아동친화도시가 될 수 있다.
세종시의 소중한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아동을 제대로 지키는 행정력이 절실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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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행사에서 30대 중반의 한 여성을 만났다. 명함을 건네자 반색하며 물었다.
"의원님, 밤에 애들 아플 때 병원 갈 수 있도록 한다는, 조례를 발의한다고 하셨잖아요. 어떻게 됐나요?." 자녀를 키우고 있을 이 어머니의 간절함이 느껴졌다.
'세종시 공공심야어린이병원 지원 조례' 관련 언론 기사를 봤다는 그 어머니에게 지난해 조례는 통과됐지만 아직 예산 반영이 안 돼 아쉽게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살과 5살 두 아이를 키운다는 이 어머니는 세종에 이사와 가장 힘든 점이 심야에 갈만한 소아청소년 진료 병원이 없는 거라고 했다. 아이들이 저녁에 열이 난다 싶으면 대전으로 뛰어간단다. 야간에 운영하는 어린이병원이 다수가 있기 때문이다.
세종은 총 23곳의 소아청소년과 중에서 밤 10시까지 운영하는 곳은 단 한 곳 뿐이다. 5세 미만의 영유아는 고열이나 급성질환으로 발병이 잦기 때문에 야간에 마음 놓고 갈 수 있는 소아전문병원이 필요하다. 아이를 키워본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얘기다.
다행히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웰키즈병원이 지정돼 오는 8월 1일부터 야간진료에 들어간다. 세종시 '1호' 달빛어린이병원이다. 평일에는 오후 11시까지, 토·일요일 및 공휴일은 밤 9시까지 운영되면서 부모들은 한시름 덜게 됐다. 평균 진료비도 약 1만3000원으로 응급실을 이용했을 경우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저출산으로 진료 수요 감소는 물론 타 전공과 비교해 낮은 수가 등으로 소아 의료 위기가 만연해진 요즘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세종은 출산율 1위인 '젊은 도시'답게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아동인구(0-17세)가 늘고 있다. 아동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23%에 육박하지만, 의료환경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정책 입안자나 결정권자들이 달빛어린이병원 달랑 한 곳 지정했다고 해서 심야 의료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전국적으로도 심야 소아청소년과 진료 거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게 현실에서 더욱 그렇다. 올해 전국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16%로 최악의 성적을 냈다. 205명 모집에 33명이 지원했다. 이들 33명 중 몇 명이나 전문의가 될지 더 미지수인 상황이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선 필수의료의 소생이 더욱 간절할 수밖에 없는 사태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이번 달빛어린이병원 '1호' 지정을 시작으로, 더 나아가 생활권별로 공공심야어린이병원이 운영되도록 의료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의료수가를 지원해주는 달빛어린이병원과 달리 공공심야어린이병원은 지자체가 선정된 병원에 심야 시간·공휴일 진료 및 운영에 따른 경비보조사업비를 지원한다. 의료인 인건비 등을 지원하다 보니 더 많은 소아병원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국에서 '공공심야 어린이병원 지원 조례'를 제정한 지방자치단체는 세종시를 비롯해 총 9곳이지만, 광주시만 현재 시범 운영 중이다. 조례가 유명무실해지지 않도록, 세종시는 아동을 위한 공공의료체계를 보다 견고하게 구축하고, 야간 의료 공백을 촘촘히 채워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영화 '곡성' 에 나온 대사처럼,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지켜주는 것이 어른들의 책무지) "뭣이 중한디?."
출산율을 높이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우리 곁에 있는 아이들을 제대로 지켜주는 정책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더 급선무다. 아이들을 위한 적재적소의 필요한 예산이 투입될 때, 비로소 성공한 아동친화도시가 될 수 있다.
세종시의 소중한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아동을 제대로 지키는 행정력이 절실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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