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인위적 개발지에 대한 적극적 관리 필요
올해 유난히 산사태 등 수해 피해가 극심하다.
산사태 중앙사고수습본부에 의하면 이번 호우로 인해 현재까지 전국에서는 136.66㏊(1108건)의 산사태가 발생해 잠정적으로 17명의 인명 피해(사망 11명, 매몰 등 2명, 구조·부상 4명)가 발생된 것으로 보고됐다. 지구 온난화가 진행됨에 따라 기온이 높아지고 있어 집중호우가 해를 거듭할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피해는 더 극심해질 것으로 보여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데 전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집중호우는 일반적으로 한 시간에 30㎜ 이상이나 하루에 80㎜ 이상의 비가 내릴 때, 또는 연강수량의 10%에 상당하는 비가 하루에 내리는 정도를 말한다. 올해 우리나라의 집중호우는 특히 충청과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누적 강우량이 600㎜을 넘긴 것으로 확인되는 등 연강수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집중호우로 인하여 전국적으로 많은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산사태',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할 수는 있다는 말이 있다. 2011년 우면산 산사태와 2020년 역대 최장기간 장마로 인한 피해를 겪으면서 우리나라 산사태 정책의 변화와 재해예방 의지를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다. 산림청은 산사태가 발생할 경우 인명이나 재산 피해가 우려되는 곳을 산사태취약지역으로 지정·관리하고 있다. 산사태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사방댐 등의 사방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유사 시 경계·피난 체계를 수립하여 재해에 대비한다. 그 결과 산사태취약지역으로 지정되어 관리된 곳은 상대적으로 산사태 발생으로 인한 피해가 적었다. 다만, 단기간 유례없이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는 극한 호우가 빈번해지면서 기존 산사태취약지역의 범위를 넘어 관리해야 할 위험지역이 광범위하게 많아지고 있다. 더욱이 산림과 연접하여 도시 등 인구밀집 지역이 형성되어 있어 산사태가 인명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여전히 높다.
따라서 효과적으로 산사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예·경보 체계를 구축하고 산사태취약지역의 관리 강화가 중요하다. 이를 통해 현재의 상태를 반영하여 실시간 또는 예측 가능한 산사태정보시스템의 정확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산사태 발생 위험이 높은 지역을 대상으로 효율적인 산사태취약지역 관리는 물론 실효성 있는 경계·피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산사태취약지역 지정·관리와 관련하여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인위적 개발지에 대한 적극적 관리다. 자연산지와 달리 급경사지, 도로, 농지, 택지조성 등 인위적 개발지의 경우 현재 소관 부처별로 개별 관리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연산지에 비해 재해 발생 빈도가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실정이다. 따라서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산사태취약지역 관리에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전국에는 현재까지 약 2만 8000여 개소의 산사태취약지역이 지정되어 있으며, 정부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관리할 계획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까지는 지목상 산림을 중심으로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어 인위적 개발지는 산사태취약지역에서는 대부분 제외되어 관리되고 있지만 재해와 관련해서는 부처간 업무소관을 뛰어넘는 통합관리가 매우 긴요하다.
우리나라는 위기가 있을 때마다 슬기롭게 극복하고 문제를 해결해 왔다. 산사태와 사면붕괴 등으로 인한 재해를 효율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인위적 개발지와 같은 산사태 또는 사면붕괴로 인한 사각지대를 없애고 재해방비를 튼튼히 해야 하는 것이다. 산림청은 산사태와 같은 자연재난 뿐만 아니라 사면붕괴 등 산사태와 유사한 사회적재난에도 많은 경험과 능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국가적 재난을 계기로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한층 발전된 재난위기 대응체계가 마련되기를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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