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히게 미친 일본車”…한국 첫 출시 ‘싼타페급’ 아빠차 끝판왕 타보니 [카슐랭]
미국서 인기 높은 ‘준대형 SUV’
내구성 우수하고 연비는 경차급
싼타페·팰리세이드 중간에 해당
한국인에게는 낯선 차다. 미국에서는 유명하다. 지난 2000년 첫 출시된 뒤 ‘렉서스 RX급’ 성능을 갖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패밀리카로 인기다.
크고 공간이 넓은 ‘대물’을 선호하고 내구성과 편안함을 중시하는 미국인 성향에 맞춘 게 비결이다.
준대형급 7인승 하이브리드 SUV인 하이랜더는 출시 이후 처음으로 이달부터 4세대 모델이 한국에서도 판매에 돌입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시기로 접어들어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아 EV9 등 레저활동에 적합한 덩치 큰 차가 주목받는 것도 영향을 줬다.
주적은 미국에서도 경쟁한 포드 익스플로러, 쉐보레 트래버스, 혼다 파일럿이다.
국산차 중에서는 같은 급인 팰리세이드가 경쟁차종으로 꼽힌다. 출시가 임박한 중형 SUV인 신형 싼타페와도 경쟁할 가능성이 있다.
신형 싼타페는 7인승도 판매되는 기존 모델보다 크기를 키운 팰리세이드급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서다.
하이랜더는 리미티드와 플래티넘으로 판매된다. 가격(부가가치세 포함, 개별소비세 5% 기준)은 각각 6660만원과 7470만원이다. 경쟁차종인 익스플로러는 6865만원부터 판매된다.
후속 모델 출시를 앞둔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3567만~4317만원, 팰리세이드는 3896만~5106만원이다. 풀옵션 가격은 각각 5207만원, 6752만원이다.
하이랜더는 영국 스코틀랜드 고지대 지방(Highland)에 거주하는 주민을 뜻한다. 하이랜드는 거친 땅이어서 수렵이나 목축을 주로 한다.
이곳에 사는 남성들은 전통의상인 치마형태 킬트를 즐겨 입고 클레이모어(양손 검)를 휘두르며 용맹하게 싸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토요타 하이랜더도 차급에 어울리게 ‘각진 매력’을 추구하는 경쟁차종과 비교하면 날렵하면서도 공격적인 디자인을 추구했다.
외관은 ‘강렬하고 여유로운’(Powerful Suave)을 콘셉트로 삼았다. 토요타 SUV 패밀리룩으로 폭이 넓고 크롬 테두리를 적용한 다각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공격적이다. 그릴 상단에는 비행기 날개를 단 것 같은 토요타 엠블럼이 부착됐다.
칼날처럼 날카롭게 보닛 안쪽으로 파고든 LED 헤드램프와 엠블럼 날개 끝이 좌우로 정렬했다.
측면은 각진 매력을 발산하는 경쟁차종과 달리 ‘전고후저’ 스타일로 날렵하고 역동적인 매력을 추구했다.
오프로더 성향을 보여주는 커다란 블랙 휠 아치와 2열 도어 중간 부위에서 솟아오르는 캐릭터 라인도 역동성을 강화해준다.
후면에서는 클레이모어를 닮은 커다란 리어램프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트렁크 안쪽까지 깊숙이 찌르고 들어갔다.
리어램프에는 에어로 핀이 돌출된 형태로 부착됐다. 토요타가 주행안전성과 공기역학 성능 향상을 위해 자주 쓰는 부품이다. 모터스포츠 포뮬러 원(1)에서 유래했다.
하단에는 사다리꼴 리어범퍼가 넓게 자리잡았다. 차체 색상과 구별되는 크롬 색상으로 색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공조장치 다이얼부터 크다. 버튼도 요즘 트렌드에 비하면 큰 편이다. 직관적인 조작을 선호하는 미국차의 특징이다.
12.3인치 터치형 센터 디스플레이는 두꺼운 베젤로 감싸 우람해 보인다. 미국 소비자들의 성향을 감안해 볼드한 느낌을 강조했지만 투박한 느낌이 든다.
디스플레이 밑에는 입구가 넓은 무선 스마트폰 충전 공간이 들어있다. 공간도 넉넉해 스마트폰을 넣고 빼기 쉽다.
기어 스틱도 덩치값을 한다. 그 아래에는 드라이브 모드 조작 스위치를 배치했다. 기어 스틱 옆에는 두 개의 컵홀더가 마련됐다.
트레일,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EV 모드 등을 조작할 수 있는 버튼도 센터 콘솔에 배치했다. 한눈에 쉽게 찾아 조작할 수 있다.
2명이 탑승하는 2열은 넉넉하다. 독립식 캡틴 시트를 적용해 쇼퍼 드리븐카(운전기사가 따로 있는 차)로도 쓸 수 있다. 다만 매뉴얼 방식이어서 고급스럽지는 않다.
3명이 탈 수 있는 3열은 성인이 앉기에는 좁다. 3열 시트 각도는 5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등받이를 세우면 아이들만 탈 수 있는 수준이다. 대신 최대한 기울이면 평균 체형의 성인이 보기보다는 좀 더 편하게 탈 수 있다.
2·3열 시트를 계단식으로 배치하고 3열 유리창을 크게 만들어 좁은 공간에서 오는 답답함을 상쇄시켰다.
공간은 차박(차+숙박)이나 아웃도어 활동에 최적화됐다. 2·3열 시트를 평평하게 펼 수 있는 플랫 폴딩 기능을 채택해서다.
토요타커넥트는 LG유플러스 ‘U+Drive’를 기반으로 통신형 내비게이션 및 팟캐스트, 모바일TV와 별도 서비스 가입을 통해 음악스트리밍 및 U+스마트홈 등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LG U+ Drive LTE 서비스는 통신 가입일로부터 3년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 ‘클로바’와 연동되는 인공지능(AI) 음성인식시스템을 통해서는 내비게이션 목적지 설정, 실내 온도 변경 등을 목소리로 조작할 수 있다.
11개의 JBL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 간단한 발동작만으로 트렁크를 여닫을 수 있는 킥 센서형 파워 백도어와 안드로이드오토 및 무선 애플카플레이 등도 기본 사양이다.
예방 안전사양 ‘토요타 세이프티센스’(TSS)와 8개의 에어백으로 탑재했다.
플래티넘 그레이드는 파노라마 선루프,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360도 파노라믹뷰 모니터, 디지털 리어뷰 미러 등도 적용했다.
하이랜더 전용 액세서리도 있다. 루프에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루프랙 크로스바, 탑승 편의성을 높여주는 사이드 스텝, 트렁크 공간을 깨끗하게 유지해주는 카고라이너 등이다.
싼타페 1.6 하이브리드는 230마력, 13.1~15.3km/ℓ, 팰리세이드 3.8 가솔린 모델은 295마력, 8.5~9.3km/ℓ다.
하이랜더는 동급 모델 대비 뛰어난 연료효율로 친환경차 세제혜택 및 공영주차장 할인, 혼잡통행료 면제 등의 저공해자동차 2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장x전폭x전고는 4965x1930x1755mm다. 익스플로러(5050x2005,x1775mm)보다 작다. 싼타페(4800x1910x1710mm)보다는 크고 팰리세이드(4995x1975x1750mm)보다는 작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850mm다. 익스플로러(3025mm)와 팰리세이드(2900mm)보다는 짧고 싼타페(2765mm)보다는 길다.
스티어링휠은 덩치에 비해서는 가벼운 편이다. 무게 잡지 않아 큰 차를 몰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덜어준다. 오르간 타입 페달은 차체를 매끄럽고 세밀하게 조작할 수 있게 도와준다.
통풍 시트는 폭염 주의보 속에서 빛났다. 커다란 공조장치 다이얼은 디자인 측면에서는 감점 대상이지만 조작 측면에서는 플러스가 된다.
드라이브 모드는 스포츠, 노말, 에코로 구성됐다. 에코로 세팅한 뒤 페달을 밟자 덩치에 비해 조용하게 움직인다. 회전반경이 짧아 좁은 공간에서 나올 때 편하다. 과속방지턱도 깔끔하게 통과한다.
저·중속에서는 물론 시속 100km까지 세단에 버금가는 정숙성을 발휘한다. 각진 대형 SUV를 탈 때와 달리 바람소리도 노면소음도 잘 차단한다.
정숙한 하이브리드 SUV의 대명사인 렉서스 RX를 타는 듯하다. 편안하고 실용적인 SUV를 선호하는 미국인 성향에 맞췄기 때문이다.
토요타는 TNGA-K 플랫폼을 기반으로 차량 하부 진동을 줄이고 서스펜션 조율을 통해 편안한 승차감에 공들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시보드, 센터콘솔, A필러 등에 흡차음 설계를 적용해 실내 유입되는 소음을 줄였다. 차체와 떨어진 사이드미러, 앞 유리쪽으로 살짝 올라간 보닛도 풍절음 감소와 공기역학 성능 향상에 기여했다.
스포츠모드로 바꾸면 스티어링휠이 살짝 무거워진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가솔린엔진이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한다. 즉각적으로 반응하지는 않지만 답답하지 않을 수준으로 속도를 올린다. 가속페달을 계속 밟아도 지치지 않는다.
고속 구간에서 불안한 각진 SUV와 달리 안정감 있게 움직인다. 횡풍에 강하다. 급차선 변경 때도 좌우 흔들림이 적다. 바로 자세를 잡는다.
가속 때 차체 움직임을 바로 잡아주는 피치 보디 컨트롤, 노면 상황에 따라 프런트·리어휠 구동력 배분을 100대0에서 20대80까지 정밀 제어하는 이포(E-Four) 시스템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하면 운전 피로를 덜 수 있다. 차선 중앙유지 기능을 갖춰 좌우로 왔다갔다 하지 않고 선을 넘지 않은 채로 안정감 있게 달린다.
전체 시승 구간 중 5분의 4 정도를 에코·노멀 모드로 달렸을 때 나온 연비는 16km/ℓ 이상이었다. 나머지 5분의 1 정도를 스포츠 모드로 달린 뒤 나온 연비는 13.8km/ℓ다.
덩치에 비해 기름을 덜 먹고 공인 연비보다 실제 연비가 더 낫다. 경차인 기아 모닝 수준(15.1km/ℓ) 수준이다.
미국에서 고장이 거의 없고 편안해 오래탈 수 있는 ‘스트레스 없는 패밀리카’로 인기다. 가성비 높은 렉서스 SUV로 여겨질 정도다. ‘미(美)친’ 일본 SUV 대표주자다.
기막힌 타이밍에 국내 출시된 하이랜더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가격과 크기가 비슷한 익스플로러·파일럿과 경쟁한다.
남성적 매력을 강조한 경쟁차종과 달리 자상한 아빠차 성향으로 소비자를 공략한다.
국산차 중에서는 팰리세이드는 물론 싼타페와도 간접 경쟁한다. 기존 싼타페는 경쟁상대가 아니었지만 신형 싼타페가 준대형급으로 크기를 키웠기 때문이다.
업계 예상대로 신형 싼타페가 풀옵션 하이브리드 모델 기준으로 6000만원 안팎에 나오면 하이랜더와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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