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축 전폭지원,국왕폐하께 감사" 한국 울린 모로코엔 프로리그 1-2부가 있다[女월드컵 현장]
[애들레이드(호주)=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모로코 국왕 폐하께 1승을 바치고 싶다. 지원해주신 축구협회장님께도 감사드린다."
30일 국제축구연맹(FIFA)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서 아랍권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은 모로코가 대한민국을 1대0으로 꺾고 역사적인 첫 승을 올리던 날, 환희의 도가니 속에 레날 페드로스 모로코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국왕 폐하를 향해 가장 먼저 감사를 전했다.
프랑스 출신의 외국인 사령탑이 첫 승 직후 모로코 국왕(모하메드 6세)을 가장 먼저 언급하는 모습은 이례적이었다. "오늘 우리가 첫 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모든 팀과 스태프들이 하나 돼 노력했기 때문이다. 모로코 국왕님께 이 1승을 바치고 싶다. 국왕님 덕분에 첫 승을 거둘 수 있었다. 지원해주신 푸지 레크자 모로코 축구협회장께도 감사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지난해 카타르월드컵 남자축구 4강에 이은 여자축구의 월드컵 첫승, 모로코 남녀 축구의 약진은 우연이 아니다. 모로코왕립축구연맹(FRMF)은 모하메드 6세 국왕의 전폭적 지지 속에 2009년 여자축구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고, 2020년 푸지 레크야 회장이 여자축구 발전을 위한 4개년 계획을 수립하면서 눈부시게 발전했다. 여자 프로축구 1-2부 리그가 출범했고, 이를 통해 전구단의 모든 선수와 코칭스태프에 대한 최소한의 연봉을 보장하게끔 했다. 수도 라바트 인근에 모하메드 6세 축구단지를 건립해, 4개의 5성급 호텔, 8개의 FIFA 승인 경기장 및 의료센터를 구비했다. 풀뿌리 여자축구를 위한 지원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아틀라스의 암사자'라는 별명을 지닌 여자축구 대표팀에 대한 투자와 혁신도 감행했다. 프랑스 여자축구 명가 올랭피크 리옹에서 2017~2019년 재임 당시 두 번이나 여자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프랑스 출신 사령탑 레날 페드로스 감독을 영입해 A대표팀의 수준을 끌어올렸다. 페드로스 감독은 모로코 여자축구에 유럽 선진 축구의 훈련 기준과 전술을 도입하는 한편 선수들의 자신감도 함께 끌어올렸다. 1990년생 주장이자 정신적 지주 기즐란 셰바크와 잉글랜드 레딩 태생 로셀라 야야네(토트넘), 야스민 음라베트(스페인), 엘로디 나카크(프랑스) 등 해외파들이 중심을 잡았다. 작년 모로코에서 펼쳐진 여자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나이지리아와의 4강전엔 무려 4만5000명이 넘는 여자축구 팬들이 운집했다. 모로코는 11회 우승에 빛나는 '아프리카 1강' 나이지리아를 승부차기(1대1 무) 끝에 꺾고 결승에 올랐고, 결승에서 남아공에 1대2로 석패하며 준우승했다. 이후 여자축구 열기는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고 마침내 월드컵 무대에서 첫 승 역사까지 썼다.
지난 4년간 눈부시게 발전한 모로코의 국가적 지원에 대해 질문하자 페드로스 감독은 "모로코 국가 차원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다. 모로코 국왕 폐하와 협회장님이 적극 지원해주고 있다. 훌륭한 트레이닝센터도 만들어주셨고, 여자축구 발전 측면에서 프로리그도 적극 지원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로코 내에서 여자축구 대표선수들이 더 많이 양성될 수 있도록 U-17, U- 20 유소녀 축구선수들을 장기적으로 보고 양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독으로서 이러한 모로코 여자축구 역사의 일부로 함께하는 것이 무한한 영광이다. 회장님과 자주 미팅하면서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것을 더 키울지 이야기를 나누고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좋다. 그런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함께 일하는 것으로만으로도 너무나 좋다"고 했다. "국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열심히, 일을 많이 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월드컵 무대에서 우리는 막중한 책임을 느꼈고, 부담감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독일에게 대패한 같은 선발 라인업으로 한국을 잡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한 질문에 "독일전 후 한국전을 앞두고 전술을 짤 때 우리가 독일전에서 뭘 잘못했는지 보고 고치려 했고, 라인을 개선했다. 독일전과 같은 라인업이었지만 같은 플레이를 하지 않고 새로운 걸 시도했다. 23명의 선수를 골고루 로테이션했다"고 설명했다. 독일에게 0대6으로 패배한 후 바닥까지 떨어진 분위기를 끌어올려 한국전 1대0 승리라는 반전 드라마를 쓴 데 대해 페드로스 감독은 "우리는 경기 후 48시간동안은 힘들었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팀과 붙었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했다. 마인드셋과 멘탈을 바꿔야 했다. 이 현실을 이해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우리가 1차전을 졌으니 힘들 것'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48시간 후 한국전은 잘 치러보자'고 했고, 다들 '한번 해보자' 생각했다.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정말 멋진 마인드셋으로 경기를 잘 치렀다. 지면 사기가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우리 선수들은 잘 회복했다"고 돌아봤다.
평균나이 24세인 모로코가 28.9세 최고령의 한국을 공략한 포인트를 묻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평균나이는 따지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독일과 할 때 잘 안됐던 점을 위주로 한국과 할 때 우리의 어떤 점을 강점 삼아야 하는지만 봤다"고 답했다. "우리는 아프리카 여자네이션스컵 준우승 이후 많은 발전을 이뤘다. 감독 입장에선 선발로 가용한 선수들이 늘어난 것만도 큰 발전이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전을 앞두고 우리의 특징, 우리의 장점을 바꾸지 않았다. 한국과 독일은 차이가 많은 팀이지만 그럼에도 전략은 바꾸지 않았다. 활동적으로 공격적으로 하되 수비도 강하게 했다. 독일전 패배를 통해 배운 우리의 교훈은 우리의 강점을 살리자는 것이었다"며 승리의 요인을 재차 설명했다. 대패 속에도 냉정함을 잃지 않고, 패배의 원인을 면밀히 분석해 개선하고,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 것이 통했다.
한국을 이길 수 있었던 '마법의 공식'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페드로스 감독은 "노력과 마인드셋"이라고 답했다. "첫째는 노력이다. 열심히 했다. 첫 경기 후 다운된 모습을 오래 유지하지 않았다. 우리는 나라를 제대로 대표하고 싶었고, 모로코 대표로서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재능 있는 선수들이 있어서 그라운드 위에서 잘 보여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둘째는 마인드셋이다. 원팀으로 하나로 뭉쳤고 포기하지 않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고 했다. "우리는 아프리카 여자축구의 힘을 보여줬다.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고, 오늘 이 승리를 통해 모로코 여자축구의 새 생명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자부심을 표했다.
애들레이드(호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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