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잇슈]청약 시장 회복에도…한쪽에선 '새 아파트' 불안감

채신화 2023. 7. 3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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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인상·경기 침체에 공급 지연
고분양가·하자논란에 청약 망설이나
하반기 분양 쏟아지는데…흥행할까

침체했던 청약 시장이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되살아나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새 아파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도 읽히고 있다.

주택사업자들의 경우 공사비 인상과 주택 매수 심리 저하 등으로 공급을 미루는 추세가 여전하다. 수요자들은 고분양가, 하자 논란 등에 청약을 망설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올 하반기 전국에서 16만 가구의 대규모 분양이 예정돼 있어 청약 결과에 주목된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공급하기 겁나…인허가·분양 '뚝'

최근 주택 공급의 선행 지표들에 '빨간불'이 속속 켜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누적 기준 전국 주택인허가 실적은 18만9213만 가구로 전년 동기(25만9759가구) 대비 27.2% 줄었다. 

수도권은 7만2297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24.8%, 지방도 11만6916가구로 같은 기간 28.5% 각각 감소했다. 

1~6월 누적 전국 주택 착공 실적은 9만2490가구로 전년 동기(18만8449가구) 대비 50.99% 줄었다. 아파트는 6만9361가구, 아파트 외 주택은 2만3129가구로 같은 기간 각각 50.4%, 52.5% 감소했다. 

통상 주택은 인허가 이후 3~5년, 착공 2~3년 뒤 공급된다. 이에 빠르면 2년 뒤부터 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분양 물량도 급감했다. 1~6월 누적 전국 공동주택 분양은 6만6447가구로 전년 동기(11만6619가구) 대비 43.0%나 쪼그라들었다. 

분양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역시 공급을 미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국에서 분양했거나 분양 예정인 민영아파트(민간분양+민간임대) 총 27만8958가구 중 14만6382가구(52.5%)가 시평 10위 건설사 물량이다.

이들의 분양 실적은 지난해 12월(22일 조사 기준) 계획했던 5만4687가구 대비 71% 감소한 1만5949가구에 그쳤다.

고금리, 원자잿값 상승, 미분양 우려 등에 따라 주택사업자들이 주택 공급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공사를 진행 중인 사업장 중에서도 공사비 인상 문제로 시공사와 정비사업 조합 간 갈등이 커지면서 공급이 미뤄지는 사례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 

10대 건설사 민영아파트 분양 실적 변화./그래픽=비즈워치

청약해? 말아?…"중요한 건 가격" 

수요자들의 경우 최근 고분양가, 하자 논란 등으로 불안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임대 제외)의 3.3㎡(1평)당 평균 분양가는 이달 11일 기준 1755만원으로 2014년(938만원)과 비교해 10년 새 1.87배 올랐다.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2016년(1049만원) 1000만원을 돌파한 이후 2018년 1290만원, 2020년 1395만원, 2022년 1523만원 등 매년 상승했다. 

자잿값과 인건비 등 분양가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항목이 오른 영향이다. 국토교통부도 이러한 공사 원가 상승을 감안해 지난 3월 기본형 건축비를 194만3000원으로 지난해 9월(190만4000원) 보다 2.05% 올렸다.

최근 잇달아 나타난 신축 아파트 부실 시공, 하자 논란 등도 청약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신축 공사 중 건물이 무너져 사상자를 낸 광주 화정 아이파크, 완공을 반년 앞두고 지하주차장 상부가 무너진 인천 검단 아파트를 비롯해 새 아파트 누수, 물난리 등이 끊임없이 드러나고 있다.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이런 문제점을 들며 신축 아파트와 구축 아파트 중 더 선호하는 아파트를 고르는 설문조사를 벌일 정도로 불안감이 커졌다. 

이같은 상황에 올 하반기 대규모 분양을 앞두고 있어 청약 결과에 주목된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전국에서 아파트 16만8132가구(임대 제외·사전청약 포함)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일반분양 물량은 11만6775가구로 상반기(4만4360가구)보다 2.6배 많은 수준이다.

집값 상승 전환, 향후 공급 위축 우려 등에 따라 청약 수요가 높은 가운데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집값이 상승 전환하면서 급매를 놓쳤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강남3구 등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를 비롯해 가격 경쟁력만 있다면 청약은 상당히 흥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동안 이어진 주택 경기 불황으로 인허가, 착공 등이 많이 감소한 데다 내년부터 중소건설사가 본격 도산할 것으로 전망돼 공급 위축 우려도 청약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대구, 부산 등 이미 미분양이 많은 지역은 청약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역간 양극화가 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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