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베트남 최초 'K-산단' 선봬…韓 기업 시장 진출 초석 다진다
사업 성공 자신…인력 풍부하고 최저임금 140달러 수준
[편집자주] 국내경기의 침체와 글로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해외건설수주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우리경제에 큰 공헌을 했던 건설업계의 중요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정부도 이런 해외건설시장 개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원팀코리아'를 통한 세일즈 외교에 주력하고 있다. <뉴스1>에선 아시아, 유럽, 중동 등에서 다변화, 고수익 전략을 끌어 나가는 해외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새로운 방향성을 짚어보고자 한다.
(베트남(흥옌성)=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지난 19일 찾은 베트남 흥옌성 클린산업단지 조성 현장.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서 이곳까지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현장으로 난 도로는 아직 포장이 돼 있질 않아, 차량이 움직일 때 마다 쉴 새 없이 좌우로 위아래로 흔들렸다. 이로 인해 타이어가 터지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주차장 한켠에 세워진 시공사의 업무 차량은 타이어에 바람이 빠진 채 내려앉아 있었다.
전날 태풍 '탈림'이 베트남을 훑은 영향으로 동남아시아의 악명 높은 살인적인 더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도 기온이 30도는 훌쩍 넘은 무더위였으나, 현장직원들은 "날이 좋을 때 방문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현장을 둘러보는 와중 현장 입구 부근에서 뽀얀 먼지구름이 피어올랐다. 덤프트럭 수십대가 대기줄을 길게 늘어서면서다. 공사에 쓰일 모래를 실어 나르기 위한 차량들로, 매일 24톤 규모의 덤프트럭이 500대 씩 오간다. 트럭들은 싣고 온 모래를 한가득 부어내고는 현장을 빠져나갔다. 이곳 현장에서는 매일 1만㎥에 해당하는 지반을 다지고 있다.
◇최초의 K-산단…현재 세차례 분양, 내년까지 에정
베트남 흥옌성 클린산업단지 조성 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 중인 베트남 최초의 한국형 산업단지로 총 143만1000㎡(43만평) 규모다.
시행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KBI건설, 신한은행과 베트남 부동산개발기업인 TDH ECOLAND가 공동 투자해 설립한 합작법인 VTK가 맡았으며, 계룡건설이 시공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착공에 들어갔으며 현재 공사 진행 상태(공정률)는 38.45%로, 2024년 9월 준공 예정이다.
토지 분양은 착공 이전인 2021년 12월 우선 공급을 시작으로, 지난해 9월 1차 일반 공급, 지난 20일에 2차 일반공급 등 현재까지 세 차례 진행됐다. 남은 구역은 내년 7월까지 순차적으로 분양이 이뤄질 예정이다.
한종덕 VTK흥옌산업단지투자개발회사(이하 VTK) 법인장은 "정부 투자기관이 주도로 개발한 첫번째 산업단지라는 것이 자랑스럽고 사명감을 느끼게 한다"며 "Vietnam Together Korea라는 회사이름에 걸맞게 한국기업의 베트남 진출 플랫폼으로서, 또 양국 경제협력의 성공모델로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가주도의 사업이었지만 과정이 원활하지만은 않았다. LH는 2017년부터 입지·조사를 시작해 동년 4월 베트남 흥옌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나 개발계획 승인이 늦어지면서 3년이 지난 후인 2020년 6월에서야 산업단지 개발계획 승인을 끝마쳤다. 베트남 총리실로부터 투자정책결정 인허가(2021년 7월)를 받는데만 꼬박 또 1년이 걸렸다.
대신 총리실의 승인 이후부터는 속도가 붙었다. 시행법인(VTK) 법인등록증 발급(흥옌성)을 시작으로 건설상세계획 결정(흥옌성), 클린산업단지 설립 결정(흥옌성), 환경영향평가 승인(자원환경부), 사업타당성 조사 및 기본설계 승인(건설부) 등 이 모든 과정이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명석 VTK 부장은 "사실 인허가 과정이 오래걸렸다. 베트남의 특징 중 하나"라며 "대신 총리실에서 승인을 취득한 뒤로는 속도가 붙어 빠르게 사업에 착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원자잿값이 급격히 오른 것도 골머리를 앓게 했다. 해당 사업지 인근에는 산이 없어 퇴적토사가 많은 홍강(紅江)의 준섵토를 가져다 쓴다. 색이 검다고해서 현지에선 '블랙샌드'라고 불리는 이 모래는 일반적인 모래보다 가격대가 높은 편인데, 원자잿값 인상으로 가격대가 20~30% 가량 올랐다.
A 계룡건설 현장소장은 "여기 현장은 가격대가 높은 홍강의 준설토인 블랙샌드를 사용한다"며 "그런데 원자잿값 인상으로 블랙샌드의 가격이 많이 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H의 산단 성공 '이유있는 자신감'…거리 가깝고, 인력 풍부
LH는 산업단지의 성공을 자신했다. 자신감을 가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교통여건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노이바이 국제공항과 약 50㎞, 하이퐁항만과 약 75㎞의 거리로 1시간 내 거리에 있어 뛰어난 수출입 환경을 갖추고 있다.
또 하노이~하이퐁고속도로, 5A·38B·39A 국도 등과도 인접한다.
인력도 풍부하다. 흥옌성 인구는 117만명으로 이중 71만명이 노동가능 인구로 추산된다. 특히 대도시인 하노이와 거리가 30㎞로 그리 멀지 않아 출퇴근 수요까지 포함하면 가용 가능한 인력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월 최저임금도 126~180달러 수준으로 저렴한 편이다.
아울러 입주하는 기업들엔 2년간 법인세 면제, 4년간 법인세의 50% 감면 혜택도 제공된다.
우수한 품질도 장점이다. 더 저렴하게 공사할 수 있는 베트남 현지 건설사를 시공사로 쓰지 않고 비용을 더 들여 국내의 건설사에 시공을 맡겼다.
이명석 VTK 부장은 "시공사가 한국 업체가 아니라 베트남 현지 업체를 썼다고 하면 더 싸게 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비용을 더 투입해 한국의 건설사를 시공사로 쓰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진출 확대 계획…한국형 신도시 수출한다
LH는 이번 산단 조성을 계기로 베트남 진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LH는 베트남 북부 대표 5개 지방성(박닌성, 타이빈성, 타잉화성, 하이즈엉성, 흥옌성)과 '도시성장 동반자 프로그램'(Urban Growth Partnership Program·UGPP)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UGPP는 한국과 베트남이 신도시 조성, 산업단지 개발 경험과 기술, 노하우를 공유해 베트남의 새로운 도시모델을 세우는 G2G 기반 도시개발 협력 플랫폼이다.
이번 협약으로 LH와 베트남 5개의 지방성은 스마트 신도시, 산업단지 및 공공인프라 등 정책수립부터 도시 개발까지 포괄적으로 협력관계를 강화한다.
이보다 앞선 지난 2021년에는 베트남 건설부와 하노이시 중심가 동측에 공공주택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종덕 VTK 법인장은 "한국과 베트남의 새로운 도시개발 협력 모델이 될 UGPP를 통해 양국간 경제협력 강화, 한국기업의 해외진출 기반 마련 등 우리나라 경제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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