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부진·구조조정 지연… 한계기업 2022년 14.4% 달해

이강진 2023. 7. 31.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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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으로 이자 등 금융비용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이 3년 연속 이어진 '한계기업'이 지속해서 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018년 이후 국내 한계기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증가세를 이어왔다.

연구소는 "업황 부진, 급격한 트렌드 변화 등으로 국내 한계기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며 "코로나19 충격 완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 및 금리 하락 등으로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된 점도 최근 한계기업을 증가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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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硏 “부실화 우려” 지적
영업익으로 3년 연속 이자도 못내
한계기업 비중 4년새 4.6%P나 ↑
대기업·中企 가릴 것 없이 증가세
中企 차입금의존 53%… 평균 2배
최근 경기둔화·고금리 상황 직면
“한계기업 더 버티기 어려울 수도”
영업이익으로 이자 등 금융비용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이 3년 연속 이어진 ‘한계기업’이 지속해서 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018년 이후 국내 한계기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증가세를 이어왔다. 업황 부진과 더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이 지연된 점 등이 한계기업 증가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경기 둔화와 고금리 상황으로 인해 한계기업들이 더는 버티지 못하고 부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2023년 2분기 시중 자금흐름 동향과 주요 이슈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외부감사대상 비금융 법인 가운데 한계기업 비중은 14.4%로, 2018년(9.8%)보다 4.6%포인트 올랐다. 한계기업이란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상황이 3년 이상 지속된 기업을 뜻한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들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어느 정도의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인데, 이 비율이 100% 밑이라는 것은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국내 한계기업 비중은 2019년 11.3%, 2020년 12.7%, 2021년 13.5% 등 꾸준히 확대됐다. 연구소는 “업황 부진, 급격한 트렌드 변화 등으로 국내 한계기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며 “코로나19 충격 완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 및 금리 하락 등으로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된 점도 최근 한계기업을 증가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연구소 분석 결과 2018년 이후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한계기업 비중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경우 2018년 8.7% 수준이었던 한계기업 비중이 지난해 12.3%로 확대됐고, 중소기업 한계기업 비중도 같은 기간 10.1%에서 14.9%로 커졌다. 대기업 한계기업과 중소기업 한계기업의 지난해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44.3%, 52.6%로 전체 기업 차입금의존도 평균(26.9%)을 크게 웃돌았다.
연구소는 분석 대상 사업 가운데 음식·숙박업, 소매유통업 등을 ‘한계기업 주의산업’으로 꼽았다. 업황 및 산업 구조의 특징, 산업 내 동질성 등을 고려했을 때 부실화가 우려되는 산업군이라는 뜻이다. 섬유 및 플라스틱 제조 산업의 경우 현재는 한계기업 비중이 높지 않으나 수익성이 낮고 차입금의존도가 높아 향후 환경 변화에 민감한 산업군으로 분류됐다.

경기 둔화와 지난해 가파른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한계기업 증가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사태로 2020∼2021년 이뤄진 금융지원에 따라 일부 기업들은 낮은 가산금리를 적용받는 혜택을 받았는데, 향후 금융지원 종료 시 이들 기업의 잠재된 신용위험이 급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단기간 내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기업들이 고금리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데다, 금리가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한계기업의 부실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국내은행 건전성 위협 요인 및 향후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최근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이 점차 증가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높아졌다”며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 이들이 버티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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