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현대차·LG, '전경련 재가입' 이사회 넘어야…"설득 명분 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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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그룹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재가입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은 전경련 측의 재가입 요청에 따라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다.
4대 그룹은 2016년 전경련에서 탈퇴했지만, 한경연에는 회원사로 남아있어 통합 시 자연스럽게 재가입하게 된다.
삼성그룹은 일찌감치 전경련 재가입 여부를 준법감시위원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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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은 '이사회 의결 필요', 현실은 '부담'…"추가 쇄신안 필요" 주장도
(서울=뉴스1) 신건웅 한재준 박주평 기자 = 4대 그룹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재가입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재가입의 명분이 부족하다는 뒷말이 나오는 가운데 해당 사안을 이사회에서 의결해야 하는지를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은 전경련 측의 재가입 요청에 따라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다.
앞서 4대그룹은 지난 2016년 전경련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관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모두 탈퇴했다.
다시 재가입 논의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 2월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이 취임하면서부터다. 김 직무대행은 단체 명칭을 한국경제인연합회로 바꾸고, 산하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흡수·통합하는 방안의 혁신안을 발표했다. 앞으로 재계의 싱크탱크 기관으로서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4대 그룹은 2016년 전경련에서 탈퇴했지만, 한경연에는 회원사로 남아있어 통합 시 자연스럽게 재가입하게 된다. 전경련은 4대 그룹에 전경련 가입 요청서를 보내기도 했다.
전경련은 다음 달 22일 총회를 열어 신임 회장을 선출하고, 한국경제인연합회로의 출범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4대 그룹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전경련 재가입에 명분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재가입 여부와 관련한 내부 의사결정 절차를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삼성그룹은 일찌감치 전경련 재가입 여부를 준법감시위원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반면 현대자동차그룹과 LG그룹, SK그룹은 이사회 의결 여부는 내부 규정을 검토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각 기업의 이사회 규정을 살펴보면 전경련 재가입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할 가능성이 있다. SK㈜와 SK이노베이션, 삼성물산 등 기업의 이사회 규정에 따르면 회사가 10억원이 넘는 기부, 후원, 협찬 등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경우에는 이사회에 부의해 논의해야 한다. 대표이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중요한 사항도 이사회 논의 사항이다.
4대 그룹은 전경련 회원으로 있을 당시에도 수억~수십억원의 회비를 내왔다. 지난 2016년 전경련 회비 수입은 408억원으로 그중 70%를 4대그룹이 부담했다. 이를 고려하면 전경련 재가입 여부는 이사회의 동의를 받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재가입 여부를 이사회에서 판단할 경우 이사들이 모든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에 재가입할 경우 수십 억원의 회비를 내야 하는데 이를 회사 운영에 도움이 된다고 정량적으로, 논리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렵다"라며 "나중에 잘못되면 (이사들이) 배임으로 걸릴 수도 있다. 정무적인 판단을 이사들에게 맡기기가 곤란하고, 이사들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재계는 전경련이 구체적인 쇄신안을 통해 정경유착과 관련한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래야 4대 그룹도 내부 의사결정 절차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누가 보더라도 전경련에 재가입 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여론이 형성돼야 경영진이 결정을 내리든, 이사회에서 의결하든 동의를 받을 수 있다"며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 쇄신안이 우선해야 한다"고 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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