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지어놓고 분양 안 돼…서울 미분양 32% 껑충↑
6월 주택매매, 서울·대구 외 전 지역서 감소
전국에서 민간 미분양 주택이 계속 쌓이고 있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집이 다 지어졌는데도 분양이 안 된 악성 미분양이 전월보다 23% 늘었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했지만 집값 하락기 매수 심리가 떨어지면서 고분양가로 나온 집들이 외면받고 있다.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6월 주택통계’ 자료를 보면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6월 기준 9399호로 전월(8892호) 대비 5.7%(507호) 증가했다. 전월보다 23.3% 늘어난 수도권(1992호)은 인천 46.5%, 서울 31.9%, 경기 5.6% 순으로 전달 대비 상승세가 컸다.
인천의 경우는 연수구 ‘더퍼스트시티 송도’가 대표적 준공 후 미분양 사례다. 최근 이 아파트의 건설사는 무순위 청약을 거듭해도 미분양 물량을 해치우지 못하자 계약 시 현금 1억원을 지급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서울에서는 지난해 2월 첫 분양에 나선 대원의 강북 ‘칸타빌 수유 팰리스’가 아직 216가구 중 절반가량을 못 팔고 있고, 한화건설이 시공한 강북 ‘포레나 미아’, 신세계건설의 마포구 ‘빌리브 디 에이블’ 등도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지 못했다.
지방은 전달 대비 상승 폭은 1.8%에 그쳤지만 상황이 더 심각하다. 전체 준공 후 미분양 물량 중 78%(7407호)가 지방에 있다. 전남은 전월 대비 단 2호를 팔면서 1194호가 준공 후 미분양 물량으로 남았다. 지난 6월 울산은 준공 후 미분양 물량(193호)이 전월 대비 45.1% 늘었는데 이는 지난 6월 입주를 시작한 울산 동구 베스티안(115세대)의 낮은 분양 성적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선분양·후분양을 모두 포함한 6월 전국 아파트 미분양은 총 6만6388호로, 지난달(6만8865호) 대비 3.6%(2477호) 감소했다. 이는 건설사들이 침체된 분양 시장이 장기화할 것을 우려해 물량을 예년보다 절반 이상 줄이면서 생긴 착시효과로 풀이된다.
올 1월~6월 누계 기준 주택 인허가는 전년 동기 대비 27.2% 줄어든 18만9213호, 착공은 절반(50.9%)이 떨어진 9만2490호로 나타났다. 누계 기준 전국에서 분양된 공동주택도 전년 같은 기간(11만6619호) 대비 43% 감소한 6만6447호에 그쳤다. 인허가·착공·분양 지표들은 주택 공급의 선행지수라 할 수 있는데 두 자릿수 이상 줄어들면서 향후 2~3년 뒤에는 신규 주택 품귀 현상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주택 거래량 회복세는 지역별로 차이가 컸다. 6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지난달보다 4.7% 줄어든 5만2592건(신고일 기준)에 그쳤다. 서울(3.2%)과 대구(10%)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전월 대비 거래가 줄었다. 특히 세종(-17.6%), 충북(-16.7%), 인천(-13.5%), 부산(-10.3%) 순으로 전월 대비 거래량 감소 폭이 컸다.
서울의 경우는 4.7%가 늘어난 강남이 사실상 강북(1.6%)을 비롯한 서울 전 지역의 거래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서울도 예년 수준의 거래량을 회복했다고 보기 어렵다. 6월 거래 건은 동월 5년 평균치와 비교할 때 33.9%가량 감소한 것이다.
그나마 아파트가 빌라 등 다른 주택에 비해서는 거래량이 많았다. 아파트 거래량은 3만9622건으로 전월에 비해 2.8% 감소했으나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40.8% 증가했다. 아파트 외 주택은 총 1만2970건으로 전월 대비 10.1%, 전년 동월 대비 41.5% 감소했다.
6월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21만326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27만6950건) 대비 23% 감소했고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0.3% 증가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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