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맨시티-ATM, '날강두'가 망친 방한 역사 다시 세웠다[초점]
[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만행으로 한국 팬들에게 상처가 됐던 해외 유명 축구팀의 방한이 점차 긍정적인 이슈로 변해가고 있다. 지난해 토트넘 홋스퍼에 이어 올해 맨체스터 시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진심을 다해 한국 팬들을 대하며 '방한의 정석'으로 남았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30일 오후 8시4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 맨체스터 시티와 맞대결에서 2-1로 이겼다.
후반 21분 맨시티 박스 앞에서 앙헬 코레아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중앙으로 좁혀온 멤피스 데파이가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맨시티의 골망을 갈랐다. 이어 후반 29분 야닉 카라스코가 맨시티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맨시티 후벵 디아스가 후반 40분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로 만회골을 넣었지만 거기까지였다.
두 팀의 이번 방한은 프로다운 경기력과 팬들을 향한 진심어린 태도로 많은 호평을 받았다. 지난 2019년 호날두의 만행을 이후에 온 팀들이 조금씩 만회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19년 7월26일, 방한 일정을 위해 당시 소속팀인 이탈리아의 유벤투스와 함께 한국을 찾은 호날두는 세계적인 축구스타답게 많은 한국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입국 후 이어진 그의 행보는 아쉬움을 남겼다. 입국장에서 기다리던 팬들에게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버스에 오른 호날두는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예정돼있던 팬사인회마저 돌연 불참했다. 직접 사연을 적어 선정된 팬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호날두의 막무가내 행동은 '경기 전 컨디션 관리'라는 명목으로 포장됐지만 그는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다. 호날두는 유벤투스와 팀 K리그의 경기가 펼쳐지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도착한 뒤 자신을 향한 팬들의 함성에 손을 한 번 흔든 것이 전부였으며 벤치에 앉은 채 단 1분도 잔디를 밟지 않았다. 심지어 '최소한 45분은 출전해야 한다'는 조항이 계약서에 포함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호날두의 결장은 많은 한국 축구 팬들의 분노를 샀다.
이에 반해 2022년 토트넘의 한국 방문은 '방한의 정석'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에 가까운 행보를 보였다. 오픈 트레이닝은 토트넘 선수들의 열정과 팬들을 향한 사랑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선수들은 더운 날씨에도 예정 시간을 훨씬 넘기면서까지 훈련에 매진했다. 그럼에도 팬들이 부르는 소리에 손을 흔들며 화답하고 사인도 소홀히 하는 법이 없었다. 특히 손흥민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오픈 트레이닝 종료 후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에도 경기장 양 끝을 왕복하며 팬들에게 일일이 손 인사와 미소를 건넸다.
토트넘 선수들은 또한 지난해 7월13일 팀 K리그전, 16일 세비야전 모두 경기 후 운동장을 한 바퀴 돌면서 찾아준 팬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넸다. 경기 해설 중 이러한 모습을 본 배성재 캐스터는 "사실 관중들이 자리가 협소해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 선수들이 가까이 와주는 순간이 가장 즐거울 텐데 선수들이 그걸 해줬다"며 칭찬했다.
그리고 방한의 열기를 이어 받은 올해 맨시티와 AT 마드리드도 한국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AT 마드리드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부터 그리즈만을 필두로 팬들의 사인 요청에 화답했다. 맨시티에서는 30일 경기 후 관중석 사방을 돌며 팬들에게 인사한 케빈 더 브라위너와 광고판을 넘어 자신의 유니폼까지 팬에게 선물한 엘링 홀란의 모습이 압권이었다.
또한 맨시티와 AT 마드리드는 경기에 전력으로 임하며 만원 관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대대적인 신경전까지 펼치며 사실상 '미니 챔스'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치열하게 맞선 두 팀의 모습에 팬들은 열광했다.
토트넘, 맨시티, AT 마드리드 모두 경기와 팬 서비스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이며 방한의 모범 사례로 남았다. 파렴치한 호날두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한국 축구 팬들에게 행복을 안겨줬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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