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아이폰? 삼성의 반격…갤Z플립5로 '아재폰' 꼬리표 뗀다

김승한 기자 2023. 7. 31.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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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플립5 MZ 겨냥 작정했다"
커버 화면 확대 및 셀피 기능 강화
10~20대 아이폰 편중 현상 심해
플립5가 아이폰 견줄 유일한 대항마
아이브 장원영이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갤럭시언팩 행사에 참석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삼성전자가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를 집중 공략하기 위해 '갤럭시Z플립5'(플립5)를 전진 배치했다. 전략 스마트폰인 폴더블폰 중에서도 '옆으로 접는' 폴드 시리즈보다는 '위 아래로 접는' 플립 시리즈를 택했다.

폴더블폰 출시 초기에는 기술력을 총동원한 폴드 시리즈를 앞세웠지만, 이제는 제품 혁신은 물론 '언팩'에서의 공개 순서와 마케팅까지 화력을 완벽하게 플립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10~20대의 선호도가 높은 아이폰을 견제하고 '삼성폰=아재폰' 오명을 벗어나기 위한 돌파구로 풀이된다.
"플립5, MZ에 최적화된 제품"
"요즘 10대들 사이에서는 아이폰을 안 쓰면 '왕따'라고 한다" 지난 28일 갤럭시언팩 기자간담회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사장)은 취재진의 '매운맛' 질문과 마주했다.

실제로 삼성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선 애플과 1·2위를 다투지만, 젊은 세대 비중은 아이폰이 압도적으로 많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가운데 18~29세 연령대는 아이폰을 65%로 가장 많이 사용했다. 전년 대비 13%포인트(p)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률은 32%로 종전 44%보다 12%p 하락했다.

하지만 취재진의 질문에 노 사장은 "플립5는 젊은 층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제품"이라고 맞받았다. 실제로 갤럭시Z 플립 시리즈는 MZ 사이에서 존재감이 희미해진 갤럭시 진영의 분위기 반전을 위한 '유일한 희망'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갤럭시Z 시리즈에서 플립의 판매 비중은 폴드 시리즈를 압도한다. 3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갤럭시Z4 시리즈의 글로벌 판매 비중은 플립이 약 60%, 폴드가 약 40%로 집계됐다. 반면 Z5 시리즈의 현재 글로벌 사전예약 추이는 플립 65%, 폴드 35%다. 특히 국내에서는 플립 시리즈의 인기가 월등한 만큼, 7대 3 이상의 판매 비중을 기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폴드' 제친 '플립'…삼성 내부도 "놀랐다"
MZ 공략을 위해 삼성이 폴드 대신 플립을 최전방에 내세운 이유는 간단하다. 앞서 삼성은 2019년 폴더블폰 시장 진출 당시 주류 라인업으로 폴드를 내세웠다. 그러나 2021년 플립3가 '대박'이 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특히 젊은 세대 중심으로 입소문이 났다. 삼성 한 관계자는 "(당시 플립 흥행은) 삼성 내부에서도 '놀랍다'는 분위기였다"며 "이젠 플립을 중심으로 폴더블폰 전략이 짜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갤럭시Z5 시리즈 광고. /사진제공=삼성전자 유튜브

이에 삼성전자의 화력도 플립에 집중되고 있다. 우선 제품 혁신 측면의 경우, 지난 28일 언팩에서 공개된 플립5는 삼성이 MZ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흔적이 곳곳에 보였다.

플립5는 '커버 디스플레이'를 기존(1.9인치)보다 2배 가까이 늘려 사용성을 높였다. 굳이 스마트폰을 열지 않고도 유튜브나 카카오톡을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셀피' 경험도 강화했다. 기기를 열고 각도를 조절해 촬영을 하는 '플렉스캠', 사람과 찍히는 사람이 모두 화면을 확인할 수 있는 '듀얼 프리뷰' 등 기능을 담았다. 물론 폴드5도 두께를 2㎜, 무게는 10g 줄이는 등 신경을 썼다. 그러나 디자인이나 기능성 측면의 변화는 눈에 띄지 않았다.

마케팅의 우선순위도 달라졌다.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플립 제품이 처음 나온 2020년 언팩에서 노태문 사장은 '폴드→플립' 순서로 소개했고, 이는 2021년 갤럭시Z 언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플립3의 예상 밖 흥행 이후 지난해 갤럭시 Z4 시리즈부터는 플립이 먼저였다.

삼성의 '플립 퍼스트'는 광고에서도 드러난다. 현재 공개된 갤럭시Z5 시리즈의 영상광고에서는 플립이 먼저, 폴드는 그 다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플립 제품의 가능성을 확인한 삼성전자 경영진이 사실상 '리딩모델의 교체'를 결정했다"고 해석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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